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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6, 2015

낚싯배 전복 최소 10명 사망···‘작은 세월호 참사’ 지적..불빛도 비추지 않고 사고 해역을 지나갔다는 생존자 증언

제주 추자도에서 낚싯배가 전복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6일 현재까지 승선인원 수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신고 접수 10여시간 동안 단 1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불빛도 비추지 않고 사고 해역을 지나갔다는 생존자 증언이 나왔다. 처음 생존자를 구조한 것은 해경이 아닌 어민이었다. 사고가 난 배는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조업에 나섰고 희생자 가운데 상당수는 구명조끼조차 입지 않았다. 허술한 안전망과 부실대처, 안전불감증 등 ‘작은 세월호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일 오후 7시38분쯤 제주 추자도에서 전남 해남군 남성항으로 향하던 돌고래호(9.77t)의 통신이 두절됐다. 애초 오후 7시쯤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어선 위치 발신장치가 끊겼고, 오후 8시40분쯤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에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경비정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으나 선박과 실종자를 찾지 못했고 다음날인 6일 오전 6시25분쯤 추자도 남쪽에서 돌고래호가 전복된 상태로 이 해역을 지나던 어선에 발견됐다.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들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통신두절됐던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6일 오전 6시25분쯤 추자도 남쪽의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2㎞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해경 영상 갈무리 | 연합뉴스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승선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6일 오후 5시 현재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3명이 구조됐다. 돌고래호는 승선인원을 22명으로 신고했으나 사고 이후 확인 과정에서 명부에 적힌 승객 가운데 일부는 승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생존자 가운데 1명은 승선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돌고래호가 최초 출항한 남성항은 소규모 항으로 분류돼 민간인이 해경을 대신해 입출항 신고 접수를 하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해경 인력 부족으로 민간 대행소장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데, 낚싯배 승객 확인은 의무사항이 아니고 대행소장이 민간인이다 보니 머릿수를 확인하지 않고 신고서에 도장만 찍어주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에서 신고 접수 후 제주해양경비안전서까지 전달되는 데 20분 이상 소요됐다. 해경 관계자는 “기상상황이 나쁘지 않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신고 접수 후 경비정 26척을 동원해 사고 해역을 수색했다고 밝혔으나 부실수색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생존자 이모씨(49)는 “해경이 헤드라이트도 비추지 않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이씨는 돌고래호 난간을 붙잡고 사투를 벌이다 6일 새벽 어선에 발견돼 구조됐다.

사고 선박은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 해역에서 오랜 기간 바다낚싯배를 운항하고 있는 추자도의 허모씨는 “이번 주말 날씨는 출항할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는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낚시꾼들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희생자 가운데 상당수는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망자 10명 가운데 4명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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