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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15

[보름달만 둥둥..시름 깊은 방위산업]③ 방산수출 안되는데 손만 내미는 軍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최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태국이 도입할 차기 훈련기로 선정됐다. 해외 방위사업 시장에서 처음 맞붙은 중국을 꺾으면서 물량공세를 앞세운 중국과의 무기수출 경쟁은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성사된 계약규모는 1,000억 원 남짓한 수준이다. 하지만 방산업계는 올해 수출은 흉년이라고 지적했다.
▲방산수출액 최근 5년간 최악의 수준= 현재 방산수출액은 9월말 19억달러다. 최근 5년간 방산수출액은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올해 방산수출액은 수출부진 탓에 5년전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산수출은 2011년 23억 8100만달러, 2012년에 23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어 2013년 34억 1600만달러로 3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36억 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국내 한 방산기업의 생산공장 현장
국내 한 방산기업의 생산공장 현장
국내 한 방산기업의 생산공장 현장
국내 한 방산기업의 생산공장 현장
문제는 하반기 수출유력 방산품목이 마땅히 없다라는 점이다. 폴란드 군비검증단이 지난 4월 창원지역의 한화테크윈, 현대로템, LIG넥스원 현지공장을 방문하고, 아랍에미리트(UAE) 방공사령관 등 8명도 방문해 국산 유도무기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21일에 출범한 합수단의 방산비리조사가 길어지면서 수출시장에서 국산무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방산수출을 위해 군수무관을 파견해 오다 2011년 군수무관제도를 폐지하면서 해외정보가 미흡하고 전문인력이 없어 판로개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 정보본부에서 해외에 파견한 국방무관이 방산수출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업은 죽겠는데 군행사는 도와달라= 육군이 주최하는 지상군 페스티벌이 다음달 2일부터 충남 계룡시에서 열린다.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로 150여종의 첨단무기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코너가 마련된다. 취지는 좋다. 하지만 비슷한 행사는 군내부에서 넘쳐난다. 내달 20일부터는 서울 성남공항에서 '서울 ADEX(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가 열린다.
이어 해군은 '국제해양방위산업전(Naval & Defence 2013)'을 문을 열고 육군협회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을 개최한다. 하지만 지난해 DX Korea에 참가한 업체는 11개국 68개업체에 불과했다. 목표치의 20%도 되지 않아 '알맹이 없는 전시회'라는 빈축을 샀다. 당시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방산기업에 공문을 보내 "전시회에 참가하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방산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참가비를 내며 참가했지만 후회만 해야 했다. 군기관에서 주최하는 전시회도 있다. 방위사업청은 '대한민국 방산 부품ㆍ장비 전시회(KDEC)'를,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은 '민군기술협력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렇게 군내부에서 방산전시회가 난무하자 국무총리실에서 나선 적도 있다. 국무총리실은 2008년 육군의 지상군 페스티벌과 서울ADEX를 통합하라고 지시했다. 각 군마다 방산전시회를 열다 보니 규모도 작고, 해외 방산기업들의 참여률도 저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원상복귀하기로 했다. 각 군마다, 각 기관마다 자신들의 이름을 앞세워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이제는 고민할 때다.
방산기업 한 관계자는 "방산기업이 무슨 봉도 아니고 방산비리의 주범으로 몰아세울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말하니 웃습다"며 "각군과 군기관이 주관하는 방산전시회를 개최할때마다 몸서리를 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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