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실세들의 공천 살생부 존재
- 이한구, 실세 주문 맞춰 묻지마 공천
- 당 대표와 지도부도 책임, 리더십 상실
- 비박연대 떠서 선거판 흔들 수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해진(새누리당 의원)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새누리당,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는 또 보류한 상태인데요. 하지만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을 거의 전원 탈락시켰고 친이계 수장인 이재오 의원도, 진영 의원도, 안상수 의원도 탈락입니다. 이러자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친박의 공천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무더기 탈락이라면 친박연대 이후 8년 만에 ‘비박연대’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죠. 직접 만나보죠.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에 원내수석부대표로 유 의원과 호흡을 맞췄던 유승민계 의원입니다. 이분 역시 이번에 컷오프가 됐습니다. 조해진 의원 연결을 해 보죠. 조 의원님 나와 계십니까?
◆ 조해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컷오프 발표가 나고 지금 하루가 지났는데 어떻게 마음이 좀 진정이 되셨어요?
◆ 조해진> 저는 어떤 면에서는 담담하기도 했는데, 어제 지역에 내려와서 우리 당직자들, 당원들 만나서는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역대 최악의 보복 집단 학살 공천이다, 이렇게까지 비판을 하셨더라고요.
◆ 조해진> 네. 역대 어느 공천 과정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런 마구잡이식, 무지막지한 후안무치한 그런 밀실공천이고 또 보복공천이고. 잘못된 공천을 통해서 우리 정당 수준, 또 선거 수준, 전체 수준이 제가 볼 때는 한 30년 뒤로 후퇴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30년은 후퇴한 것 같다. 그런데 공정한 기준을 놓고 컷오프를 한 건데 결과적으로 비박계가 많이 컷오프되고 친박계가 많이 살고, 결과론적으로 그런 건 아니겠습니까?
◆ 조해진> 당에는 지난 4년 동안 18, 19대 내내 엄격하고 아주 구체적인 공천 기준을 만들어놨습니다. 그걸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서 반영하고 공천룰까지도 새로 만들고, 어떤 사람이 자리에 있고 어떤 사람이 배제돼야 될 무자격자인가를 아주 세세하게 다 규정해 놨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적용하면 거의 오차가 없을 정도로 아주 세밀하게 다 만들어놨습니다. 문제는 살생부를 가지고 미리 살릴 사람, 죽일 사람을 다 정해 놓고 공관위는 들러리로 그걸 집행을 하다 보니까, 지난 4년 동안에 당의 중론을 모아서 만들어놓은 당헌당규, 공천룰 다 무시하고 깡그리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아놓고 공관위원장 한 사람이 살생부 명단에 따라서 이 사람한테는 이런 죄목을 붙여서, 저 사람한테는 저런 죄목을 붙여서 날리면 그게 끝인 막장공천이 되는 거죠. 자기 말하는 게 곧 새로운 법이 돼 버리는 그런 당이 어떻게 정당입니까? 대한민국 우리 새누리당 역사, 보수정당 역사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 김현정> 이런 일이 있었는가. 지금 살생부 얘기를 하셨어요. 그럼 이 살생부가 실제로 존재했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지금 결과 보면서?
◆ 조해진> 그건 실은 긴가민가했죠. 김 대표께서 또 그렇게 말씀하셨다가 나중에 정보지 수준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놓고 보면 그게 다 맞아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이 결론을 놓고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는 그게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결국은 공관위 막후에 일부 몇몇 권력 실세들이 죽일 사람, 살릴 사람 다 따로 작성해 놓고, 그걸 공관위원장에게 넘겨주고 공관위원장이 그거에 따라서 한 명, 한 명을 쳐낸 것밖에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정해놓고 거기에다가 죄명을 붙여서 쳐내는 식이었다, 지금 이런 말씀이에요.
◆ 조해진> 그런 셈이죠. 왜냐하면 즉 우리 당헌당규와 공천룰에 따르면 그 살생부대로 될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걸 그대로 하려고 하니까 당헌당규 다 무시하고 자기가 임의로 만들어서 죄목을 씌워서 살생부를 다 실행한 셈이, 집행한 셈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 문건의 배후는 청와대라는 말씀입니다? 청와대 입김, 청와대 압력?
◆ 조해진> 그건 저는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정권을 움직이는 권력 실세들이 그런 것을 만들었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이한구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수석이 회동했었다 해서 이것도 논란이 됐었는데
◆ 조해진> 그런 것들이 다 그런 의심을 받는 행동들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어제 친이계라고 할 수 있죠. 김두우 전 청와대 수석이 나와서 사실은 청와대 배후설을 강력하게 주장을 하셨습니다, 이 살생부도 그렇고 말입니다. 공감을 하시는 부분이 일정 부분 있으신 거예요?
◆ 조해진> 그런 걸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정권 위에서 몇이나 되겠습니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런 걸 만들었다고 봐야 되고, 그걸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충실하게 집행했다고 봐야 되는 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결과가 너무나 일치하기 때문에 그런 거죠.
◇ 김현정> 김두우 수석은 아바타라는 표현도 쓰던데, 아바타처럼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거예요? 모이시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조해진> 이한구 위원장이 한 걸 보면, 공천위 활동 시작부터 지금 끝까지 철저하게 그걸 오더대로 수행한 것밖에 더 됩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죄목을 씌울 수가 없으니까. 기존의 당헌당규와나 공천룰로는 죄목을 씌울 수 없으니까 자기가 임의로 만들고, 또 그걸로도 설명이 안 되니까 아예 ‘묻지마’ 공천. 기자들한테 아예 그랬지 않습니까? 공천 기준이 뭐냐. 이 사람은 왜 살리고 이 사람은 왜 날리느냐 그러니까 “나한테 묻지 마. 내가 한 행동을 알아서 평가해” 이렇게 해버렸지 않습니까. 말 그대로 자기 입으로 ‘묻지마 공천’을 해버린 거죠.
◇ 김현정> 말 그대로 ‘묻지마 공천’임을 자인했다, 이런 말씀. 지금 보복 집단 학살 공천이다라고 규정을 하셨고 살생부대로 정해 놓고 날렸다라는 거라면, 도대체 무엇에 대한 보복입니까? 누구에 대한 보복?
◆ 조해진> 당의 정체성 운운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결국은 권력의 눈 밖에 난 사람들, 고분고분하지 않은 사람들. 그동안에 바른 말 해온 사람들. 그 사람들만 다 날아간 것 아닙니까, 거의 대부분 다 나타난 거 보면.
◇ 김현정> 고분고분 않고 쓴 소리 해왔던, 당에 대해 거침없이 자기 의견 표명했던 사람들이 보면 결과적으로 떨어졌더라.
◆ 조해진> 건강한 당이 되고 건강한 정권이 되고 국정이 똑바로 가고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이야기, 민의를 대변하는 이야기, 대통령과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될 이야기, 우리 당 지도부가 꼭 들었어야 될 이야기를 누군가 용기 있게 한 사람들만 다 날아간 거 아닙니까, 지금.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김무성계로 분류됐던 분들 중에는 낙천된 분이 없어요. 쓴 소리 쭉 해왔던 김성태 의원도 이번에 공천되셨고 김학용 의원도 그렇고. 이런 분들은 되지 않았습니까?
◆ 조해진> 그 과정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 김현정> 김무성 대표와 이른바 진박계와의 어떤 딜이라고 할까요. 결합이 있었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던데.
◆ 조해진>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런 소위 딜이라는 것이 있어서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들은 날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살아남았다고 한다면, 그건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금이 가는 거죠. 그동안에 쭉 보면, 새누리당 공천이 이런 막장으로까지 오지 않도록 중간중간에 당 대표나 최고위원회가 제지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막판으로까지 안 오도록. 당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 않도록 당의 지도부가 역할을 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지만 그때마다 못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래서 이렇게 된 거고. 지도부가 자기 기능을 못하고 리더십이 이미 훼손되고 상실된 거죠.
◇ 김현정> 리더십의 상실.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막지 못했는가. 또 하나의 문제 제기. 알겠습니다. 이제 한 사람 남은 사람이 유승민 의원입니다. 유승민 의원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 내일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마는.
◆ 조해진> 제가 볼 때는 지금까지 공관위가 해온 결정을 보면 어떤 결정을 하든 아주 비겁한 결정을 할 거고, 아주 꼼수 결정을 할 것 같고. 그런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유승민 의원은 바른 판단을 하고 바른 결정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공관위가 어떤 결정을 하든 유승민 의원은 바른 결정을 할 거다,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사 유승민 의원 하나만 공천을 받더라도 유승민 의원은 아마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예요? 평소 그분의 소신이나 이런 걸 봤을 때.
◆ 조해진> 구체적인 거는 제가 말씀드릴 입장도 아니고. 또 본인이 고민하고 있으실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놓고 보면 알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의미심장한 부분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조해진 의원의 거취는 어떻게 결정하셨습니까?
◆ 조해진> 아직 결정을 안 했습니다. 어제 오후에 내려왔는데 당원들은 격앙돼 있고, 불의한 일에는 굴복하면 안 된다. 당을 위해서라도, 우리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서라도 잘못된 건 반드시 바로잡아야 된다, 이런 분들 뜻과 함께 가야죠.
◇ 김현정> 그분들이 원한다면 결국 그러면 무소속 출마를 할 수밖에 없다, 불의와는 타협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말씀이세요.
◆ 조해진> 구체적인 결정은 조만간에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결정이 되면 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8년 전의 친박연대처럼 어떤 강력한 무소속 연대가 나오는 건 아니냐. 이번에 비박계라고 분류되는 분들이 한꺼번에 이렇게 됐기 때문에 그런 관측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해진> 지금까지처럼 이렇게 공관위나 당의 지도부, 권력이 옳지 않은 일을 하고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당원들을 배신감 느끼게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 그것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그런데 친박연대는 어떤 하나로 뭉쳐지는 구심점이 있었지만 비박계는 구심점이 좀 약하지 않나요? 그래서 연대 가능할 건가? 이런 생각도 들던데요.
◆ 조해진> 어떤 일이든 정치적인 행동의 구심점은 민의입니다, 민심입니다. 국민의 뜻이 하나로 모아져 있으면 정치인들은 그것을 중심으로 뭉쳐서 그걸 대변하는 것이고. 국민의 뜻이 하나로 뭉쳐져 있지 않으면 어떤 일도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 김현정> 만약 그럼 무소속 연대가 꾸려져서 대구에서 그분들이 함께 스크럼을 짜서 활동한다면, 선거를 벌인다면, 이거는 굉장한 회오리가, 태풍이 될 수도 있겠네요.
◆ 조해진> 선거판을 한번 흔들겠죠.
◇ 김현정>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조해진>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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