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정치 > 시사 음주운전 전력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에 최순실·우병우 개입?

▲ 지난 17일 오후 충북지방경찰청을 첫 방문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음주운전 전력으로 논란을 빚은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국정 농단의 주역 최순실 씨와 일명 ‘법꾸라지(법+미꾸라지)’로 불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관여된 정황이 터져 나왔다.

20일 <채널A>와 <중앙일보>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최 씨는 평소 자신의 에르메스 핸드백을 화장실 갈 때도 갖고 갔을 정도로 분신처럼 여겼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최 씨는 에르메스 핸드백을 들고 조카 장시호 씨 집에 들렀고, 최 씨가 핸드백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장 씨는 이모의 분신 같은 핸드백을 몰래 열어봤다.

당시 장 씨가 몰래 열어본 최 씨의 핸드백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자료’ 등이 담겨 있었고, 장 씨는 해당 자료를 휴대전화를 모두 촬영한 뒤 출력까지 해뒀다.

장 씨의 이 같은 행동에 최 씨의 측근 김모(여성)씨는 며칠 뒤 장 씨에게 “회장님(최순실)이 알면 어떡하느냐”고 물었지만, 장 씨는 “이게 미래에 나를 살릴거다”라며, 혹시 모를 일에 자신을 구해줄 증거자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한다.

장 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자료 파일에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포함해 정·관·금융계 고위직 10여명의 인사기록 카드 등 대외비 자료가 담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모(최씨)가 화장실에 갈 때도 가지고 갈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가방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해 열어봤다가 촬영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아울러 장 씨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이던 당시 민정수석실이 이 청장에 대한 인사추천을 한 차례 거부하자, 이모가 왜 청장이 안 되느냐고 화를 내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해당 파일은 장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 전반을 도맡아 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직원 A씨가 보관하고 있다가,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파일에는 최 씨기 직접 자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민정수석실로 보내라’, ‘추천 중’ 등이 적힌 포스트잇 메모도 함께 들어있었다.

특검팀은 포스트잇 필체 중 일부는 최 씨의 자필인 것으로 판단하고, 이철성 경창청장을 비롯해 10여명의 정관계 인사들의 인사에 최 씨와 우 전 수석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