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의 전직 핵심 관계자들 역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스의 결재라인이었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2007년 검찰과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거짓 진술이 있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작성했다. 김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에 관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스의 임원 자리에 있는 이동형 부사장과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실소유주 의혹'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 등이 공개한 이 부사장과 시형씨의 녹취록에는 상무 직급인 시형씨가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이 부사장을 제치고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정황이 담겨 있다.
다스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최근 다스 내부자 A씨로부터 관련 녹취 파일 수백개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2016년부터 A씨가 이시형씨·이동형씨 등과 가진 통화를 녹음한 파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5일 경북 경주시 다스 본사와 다스 관계사인 금강 사무실, 강경호 다스 사장 자택, 이 전 대통령의 소유인 영포빌딩 지하 2층, 삼일회계법인 등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 부인 권영미씨를 소환조사 했다.
권씨의 남편 고 김재정씨는 생전 다스의 지분 48.9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망한 이후 권씨는 상속세를 다스 지분으로 물납해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고 지분 23.6%로 자발적으로 2대 주주가 됐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이같은 상속 방식이 다스의 실소유주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집중 추궁했다.
'다스는 누구의 것인가'가 중요한 이유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수사 중인 고발사건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옵셔널캐피탈 대표 장모씨는 이 전 대통령 등이 2011년 2월 수감생활을 하고 있던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대표를 압박해 먼저 140억원을 반환받아 옵셔널캐피탈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했다고 고발했다.
장씨 측은 옵셔널캐피탈이 김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 측의 돈이 다스에 넘어간 것은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총영사 등이 공권력을 동원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으로 드러날 경우 대통령 직위를 이용해 공권력을 동원, 자신의 사기업에 투자금을 우선 회수하려 한 것이라 처벌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서울동부지검 다스수사팀이 수사하는 120억원 비자금 관련 고발 사건에서도 비자금이 실소유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되면 횡령과 배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의혹을 풀 또다른 핵심 관계자인 김 전 총영사에 대한 검찰 조사도 불가피하다. 이 전 대통령은 편법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다스 쪽 법률 대리인이었던 김재수씨를 LA 총영사로 임명했고 김 전 총사는 소송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 영주권자인 김 전 총사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식 입장을 표명하며 "나에게 책임을 물어라"라고 했다. 검찰은 '다스는 누구 것인가'를 향한 답을 찾기 위해 전례에 비춰 빠른 속도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는 날 같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제 질문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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