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작년 ‘최저요금제 데이터양 확대’부터 이통사 요금경쟁 주도
ㆍSK텔레콤·KT도 맞불…저가요금제 부문까지 확대될지 주목
ㆍSK텔레콤·KT도 맞불…저가요금제 부문까지 확대될지 주목
‘3등’ LG유플러스가 데이터와 로밍 요금제에서 혁신을 거듭하며 이동통신 시장에서 요금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이에 놀란 1, 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도 가격인하 및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3사 과점상태인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3위 주도의 요금혁신으로 체질이 개선될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300MB로 묶여 있던 최저요금제 데이터양을 700MB로 늘리면서 약정이 끝난 이용자들이 재약정을 하지 않아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 KT는 지난 3월 이를 ‘업그레이드’해서 내놨다. 데이터양을 1GB로 늘린 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1위 업체 SK텔레콤은 지난 3월 포인트를 3000~9000점 지급하는 무약정 고객 포인트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약정이 끝난 뒤에도 스마트폰을 교체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선택 폭이 늘어난 것이다.
요금경쟁의 분기점은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에 내놓은 속도·용량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였다. 대역폭당 가입자 수가 23만명으로, SK텔레콤의 32만명에 비해 LTE 주파수 여유분이 있는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상한선을 걷어낸 것이다. 시장점유율 3등이라는 약점을 활용한 셈이다. LTE 주파수 대역폭 및 가입자는 각각 SK텔레콤이 70㎒에 2285만명, KT는 50㎒에 1452만명, LG유플러스는 50㎒에 1191만명 순이다.
요금이 낮아지니 소비자들은 환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가입자가 기존보다 9배 정도 늘었다”며 “장기적으로는 통신사 이동에 대한 의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도 이 같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가입자가 많고 주파수 여유가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밀집한 도심에서는 데이터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확충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아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속도·용량 제한 없는 로밍 요금제도 개편의 분기점이 될지도 주목된다. 유플러스가 내놓은 로밍 요금제는 주요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에 모바일 데이터와 테더링을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했다.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지만 반응이 좋으면 정규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무제한 테더링(노트북 등을 휴대폰에 연결하여 인터넷을 사용할 수 기능)을 이용하면 타사 가입자에게도 데이터를 나눠줄 수 있다. 즉 가족 중 한 명만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가족 수만큼 이용 가능하다는 게 이점이다.
그동안 3사는 로밍 요금이 비싸다는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로밍 요금은 해외 사업자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조율이 쉽지 않다”는 대답을 내놨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몇 달간 해외 통신 사업자들과의 협의 끝에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조율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했다. KT는 3월 로밍 요금을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부과하는 개편안을 내놨고 SK텔레콤도 3분 무료 통화 등을 내놓으며 경쟁업체 견제에 나섰다.
한편 이 같은 요금경쟁이 저가요금제 부문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통사들은 그간 이용자 차별이 심각한 저가요금제 영역에서는 별다른 개편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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