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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19, 2018

[평양 정상회담] "문의 승리"·"감동적" 전문가들도 엄지척


"와.."
19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차려진 3차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모인 기자들에게서 탄성이 나왔다. 평양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일 함께 백두산을 오르겠다고 발표하고 나서다.
오전 남북 정상이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김 위원장이 직접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기자들을 놀라게 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프레스센터에 모인 전문가들과 외신 기자들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다만 추가 북미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중이 중요한 만큼 아직 100%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종의 승리와 같다.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미래 청사진을 그린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고 한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남북관계가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기쁨을 표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사항 발표 1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폐쇄하는 데도 합의했다"며 "남북이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 개최를 신청하기로 했다. 흥미진진하다"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와 김정은은 100% 만난다. 추가 북미 정상회담은 절대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회담 결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간선거 직전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대법관 지명자 스캔들 문제, 지지율 하락 등 트럼프가 안고 있는 미국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카지아니스 국장의 분석이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팀 셔록도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군사적, 경제적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비핵과 과정이 잘 설명된 것 등 합의사항에 대해 감동받았고, 이런 것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에게 점검을 허용한 것은 예전과 다른 큰 양보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팀 셔록은 문 대통령이 발언 마지막 부분에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핵시설을 폐기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여전히 미국 측의 제재완화나 북미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등 추가적인 제스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려면 개최 전 북미간 추가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2주 전 폼페이오의 방문을 취소한 것만 봐도 트럼프는 아직 (북미관계)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보다는 신중한 태도다.


외신기자들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 봤을까.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일본 북해도신문 서울지국장 코사카히로시는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남북관계는 1보 진전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비핵화 문제가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원했던 핵신고 리스트에 대해 이번 발표에서는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북미회담 개최 여부는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대만 방송국 CTS의 사라 썬 기자는 "남북이 모두 성의를 보여 줬다. 회담을 하고 바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좋은 역할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세 명이 같이 회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외신기자이면서 최근 국내 언론 보도의 부정확성에 쓴소리를 해 화제가 됐던 BBC 서울특파원 로라비커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평양 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문가들의 참관을 허용한 것은 분명한 진전이고 미국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되겠지만, 보유한 무기 리스트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정재우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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