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끝내 건강상 이유를 들어 국회에서 열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불참했다. 현역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영결식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대신 고인의 운구가 있기 직전에 다시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청와대는 이날 "주치의가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래 야외에 있으면 해외순방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장기간 외부 공기 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건의했다"며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열리는 YS 영결식에 불참하기로 했음을 전했다.
청와대는 이어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가 출발하기 직전에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가셔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위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을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 영정이 영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애도를 표했다. YS 김현철씨는 박 대통령이 손을 잡고 위로하자 굳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김 전 대통령 영구차는 이날 발인을 마친 뒤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떠나 광화문, 세종로를 지나 영결식장인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영결식은 오후 2시부터 1만여명의 내외빈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반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서울대병원에서 떠나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운구차 앞에서 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현철씨 인상이 굳어있다. ⓒ연합뉴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앞서 이날 아침 "대통령의 건강이 더 안좋아지셨다"며 불참을 강력 시사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대통령의 건강이 중요하니 무리해서 오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며 "국민들이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다"며 불참을 기정사실화했었다.
하지만 '국가장'의 경우 형식적으로는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고는 있으나 사실상 대통령이 상주여서, 감기를 이유로 내세운 박 대통령의 불참을 바라보는 시중 여론은 따가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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