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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24, 2016

호황때 장기계약…불황 길어지며 `시세 5배 용선료` 침몰 위기

◆ 구조조정 급물살 / 해운사 운명 걸린 용선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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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업계 불황이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에서 쓰러져 간 글로벌 선사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CSCL과 싱가포르 선사 APL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각각 중국 코스코(COSCO)와 프랑스 CMA-CGM에 흡수합병됐다. 전 세계 중소 선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앞날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해운사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바로 매년 수조 원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살인적인 용선료 때문이다. 현재 시세보다 5배나 많이 지불되는 용선료로 인해 해운업황이 극적으로 살아나더라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다.

배를 빌리는 값이 비쌀 때 계약했지만 이후 운임료가 떨어지면서 용선료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 역시 "용선료 인하 협상만큼은 책임지고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해운사가 화물을 실어나르기 위해 배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해운사가 직접 선박을 구입해 항로에 투입시키는 방식으로 이 배를 '사선'이라고 한다.

사선으로 배를 운영하기 위해 해운사는 자금 사정이 좋아야 하고, 배를 쉬지 않고 바다에 띄우도록 물량도 끊임없이 확보해야 한다. 사선은 해운사 자산이기 때문에 자금난에 빠지면 선박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용선은 다른 선주들에게 장기 혹은 단기로 빌려 영업에 나서는 배를 말한다. 자금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영업력만 뛰어나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비싼 용선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해운사가 받을 수 있는 운임료가 바닥이라면 배를 띄우는 것 자체가 손해다. 이런 상황이 바로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 모습이고 가장 타격을 받은 해운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151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용선이 91척, 현대상선 역시 125척 중 85척이 용선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용선 대부분은 장기 용선계약을 맺은 배들로, 해운업이 호황이던 2000년대 중후반에 빌린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비싼 값에 배를 빌려 매년 1조~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용선료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기준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각 1조146억원, 1조8793억원을 용선료로 지불했다. 두 회사 매출액이 각각 7조7355억원, 5조768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를 운영해 이익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수년째 적자를 기록한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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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용선료의 덫'에 빠진 것을 경영 실패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해운업 역사를 199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두 회사에만 화살을 돌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금융당국에서 부채 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받았다"며 "이는 용선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과적으로 두 해운사는 보유 선박을 대부분 팔았는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운업계가 호황기를 맞았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근시안적인 지침이 현재 만성적자 구조에 일조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중국발 무역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2000년대 중후반 글로벌 선사들은 그야말로 돈을 쓸어 담았다. 그러나 남아 있는 선박이 별로 없었던 상황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할 수 있는 일은 배를 빌리는 것이었다.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처럼 배를 빌리려는 선사들이 많아 용선료는 급등했다. 일례로 현대상선은 장기 용선계약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데, 당시 1만3000TEU급 선박은 하루 5만달러, 1만TEU급은 하루 4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이 정도 규모 선박은 하루에 1만달러도 채 안 된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 용선계약은 통상적으로 10년 이상 임대하는 것이 관례"라며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적어도 2019년까지는 살인적인 용선료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5조~6조원에 달하는 부채에 대해서는 채권자들의 아량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외국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 약속을 받아오는 것뿐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2월 초부터 그리스 다나오스, 영국 조디악 등 22개 선주들과 두 차례에 걸쳐 용선료 인하 협의를 진행했고, 절반이 넘는 선주들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들어 세부적인 조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2조원에 달하는 용선료에서 3000억원 정도만 줄여도 적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채권단 역시 이를 감안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당초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 일정상 용선료 협상을 이달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로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를 20~30%가량 깎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진해운은 상황이 좋지 않다. 용선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방향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2014년 17척, 2015년 12척의 용선을 반납하는 등 용선을 지속적으로 줄여 왔다. 하지만 여전히 용선료 1조원가량이 빠져나가고 있다.

한진해운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원래 잘 안 되는 협상"이라며 암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협상을 통해 용선료를 낮추지 않으면 채권단이나 사채권자 양보도 얻을 수 없다.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이나 사채권자 동의를 전제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용선료 협상을 원만히 타결하지 못하면 정리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준 선주들도 한진해운이 망해버리면 용선료를 아예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다만 용선료 할인폭을 놓고 양측 간 줄다리기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상대해야 하는 용선주들은 주로 그리스와 유럽 지역에 있는 선사다. 대표적으로 컨테이너선 50여 척을 보유하고 있는 다나오스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각각 10여 척씩 배를 빌려준 상황이다.

문제는 한진해운이다. 현대상선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은 눈치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일정 비율을 깎아달라고 하기는 힘들어 용선주별로 전략을 달리해서 접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싱가포르 선사 PCL은 50%까지 인하해줄 것을 용선주들에게 요구하는 등 국내 선사뿐만 아니라 해외 선사도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다른 해운사들이 용선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어 용선료 인하 협상 명분은 있지만 선주들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어 국내 해운사에 혜택을 주기 쉽지 않다는 적적이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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