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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 2024

日 연간 상속액만 400조원…韓 5년후 '상속의 시대'[파워실버의 大상속]②

 '다사(多死)사회' 맞은 일본…매년 400조원씩 '부의 이전'

은행은 '유언 집행자' 역할…펫신탁, 치매신탁까지 나왔다
일본 도쿄에서 남성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참고 사진ⓒ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최근 일본에서 '다사(多死) 사회'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문자 그대로 사망자가 많은 사회라는 의미다. 그러나 다사사회를 단순히 '사망자가 많은 사회'로 풀이하기엔 한계가 있다. 전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다사사회를 '대(大)상속시대'라고 표현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파워실버'는 죽어서 재산을 남긴다. 일본에선 연간 4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이 상속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머지않은 미래다.

◇ 日 매년 50조엔씩 '부(富)의 이전'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의 초고령층(75세 이상)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일본에 대상속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단카이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1949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인구로 약 810만명, 일본 전체 인구의 5.4% 수준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단카이세대의 '부'(富)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일본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현금과 예금이 전체의 57.3%(626조엔)에 달했다. 일본 전체 가구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들이 보유한 것이다.

일본에서 상속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배경이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일본 가구 자산의 60%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 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일본의 싱크탱크인 일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일본 내 연간 상속자산은 약 46조엔(400조원)이었다. 이 연구소는 2030년 48조엔에서 2040년 51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50조엔(450조원) 가까운 '부의 이전'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 은행 '유언집행자' 역할 맡는다

일본에선 대상속시대가 야기할 여러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자산 집중'이다. 일본 역시 부모는 지방에서, 자녀들은 도심에 이전해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들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경우 금융자산은 도심 대형은행으로 이전될 수 있으며 지방은행에는 자산유출의 위협이 된다.

때문에 일본의 은행들은 자산 유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상속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유언대용신탁'이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은행에 재산을 맡기면 사후 생전에 정한 수익자에게 승계하는 상품이다. 재산을 위탁하는 계약으로 유언장 없이도 재산 상속이 가능하다.

'유언신탁' 상품도 있다. 이는 유언장을 은행에 보관하면 사후에 은행이 유언집행자가 되는 방식이다. 당사자 간의 다툼을 방지하거나, 당사자의 의사가 잘못된 형태로 전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산정리 서비스'는 은행이 상속인들의 위임을 받아 고인의 유산목록을 정리해 분배하는 서비스다. 상속자가 재산관리 여력이 없거나, 상속재산 구성이 복잡할 때 이용된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펫신탁, 치매신탁까지

일본 은행들은 시장 확대를 위해 특화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스미모토 미쓰이(SuMi) 신탁은행은 '펫신탁'을 운영한다. 반려동물 주인이 사망할 경우 새 주인에게 양육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법률상 동물에게 직접 상속은 불가해 별도의 수익자 지정이 필요하다. 반려동물협회는 양육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를 위한 '후견제도지원신탁'도 있다. 사망 전 본인 자산을 관리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이를 대행할 후견인을 정해두는 것이다. 일반적인 후견인 제도와 달리 자산을 은행에 보관해 후견인에 의한 횡령이나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내 고령층 치매 환자 비율은 2025년 12.9%에서 2060년 17.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상속 서비스도 제공한다. 상속의 필요성이 부유층에 한정된다는 인식을 넘어 일반 대중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미쓰비시UFJ(MUFG) 신탁은행은 스마트폰을 통해 '엔딩노트'를 입력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엔딩노트는 유언과 재산내역 등을 기록하는 것으로, 일본에서는 유명한 '종활'(인생을 마무리하는 활동)의 하나다.

◇ 한국도 5년 후 '상속의 시대'

한국은 아직 상속신탁 시장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국내 베이비붐(1955~1974년) 세대 연령층은 51~70세로, 일본 베이비붐 세대(1947~1949년)에 비해 젊어 상속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상속 준비를 터부시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금융권 전문가들은 한국도 5~7년 내 상속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다음 해부터 한국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특히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초고령화 도달 속도가 빨라 가까운 미래에 일본처럼 '다사 사회'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는 속도는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우리나라는 7년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도 10년 내 대상속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도 "현재 상속신탁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상속신탁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며 "국내 금융회사는 5~7년 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속신탁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역량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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