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액트지오는 영업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주 영업세를 납부하지 않아 ‘자격 박탈’ 행정 처분을 받았다.
6월7일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액트지오는 2017년에 미국 텍사스주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이다. 한국석유공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기업명은 ‘Abreu Consulting and Training’이다.
〈시사IN〉은 미국 텍사스 주정부 국무장관실에 등록된 액트지오 관련 서류 6종을 확보했다. 그중 두 가지 서류에서 액트지오가 약 4년간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먼저 2019년 1월25일 등록된 서류(〈그림 1〉)에 따르면, 등록 당일부로 액트지오는 ‘자격 박탈’ 처분을 받았다. 이 서류는 액트지오에 대해 “법인의 법인 설립인가서, 증명서 또는 등록증을 몰수하고 해당 몰수 사실에 관한 본 통지를 법인의 영구 대장에 기록하도록 한다”라고 명령했다. 이 서류에는 행정 처분을 받게 된 구체적인 원인은 적혀있지 않다. 다만 이 처분이 ‘텍사스 세법(Texas Tax Code)’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림 1> 2019년 1월25일 미국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조세 미납에 따른 몰수명령서’ 서류. ©텍사스주 국무장관실
2023년 3월29일 접수된 서류(〈그림 2〉)를 보면, 자격 박탈 처분을 받게 된 구체적인 사유가 나온다. 액트지오는 “‘영업세(Franchise Tax)’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주 영업세를 납부하지 않아서” ‘자격 박탈’ 처분을 받게 됐다. 이와 같은 처분을 받은 기업은 “복권되지 않는 한, 종료된 신고 법인이 설립되었던 사업 또는 업무를 계속할 목적으로 그 존재를 계속할 수 없다(텍사스주 ‘사업 조직법(Business Organizations Code)’ 섹션 11.356.(b))”.
액트지오는 2023년 3월29일 ‘복권신청서 및 취소·몰수 명령 파기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자격 박탈 처분에서 벗어났다. “불이행을 시정하고 수수료, 세금 및 벌금 전액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이 서류의 제출자에는 지난 6월5일 한국에 입국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이름이 ‘사장(President)’ 명의로 적혀 있다.
<그림 2> 2023년 3월29일 미국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복권신청서 및 취소·몰수 명령 파기 요청서’. ©텍사스주 국무장관실
액트지오가 ‘자격 박탈’ 상태였던 2023년 2월,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분석 업무를 맡겼다. 6월3일 국정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2023년 2월 ...(중략)... 미국의 액트지오 사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시사IN〉은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자격 박탈’ 상태였음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자격 박탈’ 상태의 기업과 계약을 맺은 것이 문제가 없는지 한국석유공사 측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 측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사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기술적 전문성과 가격 등의 정당한 기준을 수립하여 이에 따라 입찰 참가 업체들을 평가하여 우선순위 높은 기업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였고, 이러한 선정기준 및 입찰 진행과정에서 국제입찰 관련 법령을 모두 준수하였다. 세금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미국 법인공시사이트(“Opencorporates.com”) 기록에 따르면 2019년 ACT-GEO사가 세금 체납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3월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기록된 것으로, 이는 ACT-GEO사가 2019년 세금체납 관련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는 의미이지 이 사실만으로 법인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볼 수 없다. 해당기간 중 다른 해외 용역을 수행한 사례도 있다.”
〈시사IN〉은 한국석유공사 측에 미국 법인공시사이트를 근거로 질의한 것이 아님을 밝히고, 한국석유공사 입장에 대해 추가 질의했다. 이에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입장은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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