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CT (Click map below !!)

Turkey Branch Office : Europe & Middle East (Click map below !!)

Mobile Phone Cases (Click photo here !)

Mobile Phone Cases (Click photo here !)
Mobile Phone Cases

Saturday, July 14, 2018

'4대강 사기극' 이 사람들을 기억하라

[토요판] 이슈
4대강 사업의 '주역들'

[한겨레]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지난 4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최소수심이 6m로 늘어나고 보 16개가 건설된 것, 완공 시기가 당겨지고 환경영향평가 기간이 단축된 것 등이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밝혔다.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책임자는 이 전 대통령이지만 당시 그를 도와 4대강 사업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에서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을 편찬했던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억해야 할 ‘그때 그 사람들’을 정리했다.
4일 감사원 4대강 감사 발표
“이 전 대통령이 사업 세부지시”
수많은 정치인, 관료, 학자가 찬동
‘S급’ 이명박, 이재오, 박재광 등
지금도 “4대강 사업 옳았다” 주장
홍준표, 김무성 등 당시 여당 정치인
‘역사적 과업’ 운운하며 힘 보태
원희룡 제주지사도 “다 검증될 것”
“권력의 광기·사기극에 부역한
인사들, 사과하고 책임져야”
“독일에서는 수십년 전에 포기한 미친 짓을 한국은 왜 계속하는가?”
2011년 8월,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독일 카를스루에대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던 남한강, 낙동강 공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백발의 노교수는 “독일에서는 강을 운하로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지 오래”라며 “유럽연합(EU)의 ‘물 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담고 있는 법률적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4대강 공사 같은 건 관철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천지형학 분야 전문가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이 발효되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일은 벌어질 수 없는 시스템이 됐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모두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는 할 수 없는 사업이며, 복원이 아닌 파괴라는 점을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은 2007년 대선 시기 이명박 후보의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뿌리에 두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 저항이 거세지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을 실시했다. 4대강 사업은 2009년 11월 시작해 2012년 중반 마무리됐다. 2011년 10월22일 남한강 이포보에서 열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며 4대강 사업 성공을 선언했다. 이후 그와 그 측근들은 “4대강 사업이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고 국가의 격을 올렸다”고 ‘셀프 칭찬’에 몰두했다.
이명박 정권은 성공이라 주장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의 극심한 수질 악화, 대규모 어류 집단 폐사, 큰빗이끼벌레 등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생물종의 출현 등 4대강 사업 부작용의 증거가 속출했다.
지난 4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 4차 감사결과인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수심을 6m로, 저수량을 8억t으로 늘릴 것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점,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가 문제 제기 없이 따른 점, 이수·치수·수질개선·경제성 면에서 4대강 사업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은 민주주의가 후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여년간 4대강에 24조원을 쓰면서 망가진 것은 강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합리적 시스템과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대한민국 잔혹사’가 벌어졌다. 이 잔혹사에 수많은 정치인, 관료, 전문가, 언론인, 사회 인사 등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행각에 대해 반성을 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고 있다.
_________
S급 찬동 인사 10명의 행각
환경운동연합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등에서는 2013년 4대강 사업 추진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진실 왜곡에 앞장선 인사를 에스(S)급(10명), 에이(A)급(167명)과 비(B)급(105명)으로 나누어 282명을 선정한 바 있다.(환경운동연합 누리집 참조)
많은 에스급 인사들은 지금도 여전히 “4대강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이었으며 성공한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 인사는 역시 이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5년 1월 발간한 <대통령의 시간>이란 자서전에서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해결은 물론 세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분견이 가가대소할 일”(똥개가 소리내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나를) 4대강 전도사라고 하는데, 아주 명예스러운 네임”이라며 “4대강 하기를 잘했다는 소리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 대표적인 인사로는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와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를 빼놓기 어렵다. 박석순 교수는 2012년 3월 <부국환경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책에서 4대강을 비판하는 환경단체를 ‘친북 좌경화된 환경단체’로, 4대강 비판 전문가들은 ‘위선의 환경주의자’,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다. 박재광 교수는 2010년 4월 4대강 국민소송의 정부 쪽 증인으로 나서 “앞으로 3년 뒤에 한국 전체가 4대강 때문에 너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계 인사 중 ‘4대강 에이급 찬동 인사’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사장 겸 주필을 맡고 있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4일 나온 감사원 감사가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반성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27일 세종보가 있는 세종시 연기면의 금강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물길에 씻기는 오니 더미와 녹조류 사체, 강물을 따라와 쌓이는 모래톱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 세종/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인하대 교수 재직 중 장관급인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으로 발탁된 심명필 교수는 2009년 9월30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하천정비를 넘어 생명·경제·환경이 흐르는 강을 만들어 선진한국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4대강 사업 홍보에 앞장섰던 인사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으로 발탁된 차윤정씨는 2012년 6월25일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물 밖으로 드러난 모랫바닥은 열기로 달아올랐을 것이며, 그나마 있는 물도 높아진 수온과 오염물질로 부글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 역시 에스급 찬동 인사다. 이들은 ‘엠비(MB) 아바타’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 전 대통령에게 충성했다. 정종환 전 장관은 속도전으로 치러진 4대강 사업 공사에서 노동자 사망 사건이 속출하던 2011년 4월21일 국회에서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 사고였다”고 말했다. 이만의 전 장관은 2009년 10월6일 국정감사장에서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아직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_________
원희룡 등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도 포함
정치권에도 4대강 찬동 인사가 많다. 이명박 정권 시절 한나라당 출신 정치인들은 대부분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2017년 3월30일 “4대강 사업은 잘한 사업”이라며 “4대강의 보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국가적 재난인 홍수와 가뭄이 없어졌다”고 억지를 부렸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0년 8월30일 4대강 사업을 ‘역사적 과업’이라 칭하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문수, 김기현,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송기섭, 권기창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4대강 찬동 인사다. 이 중 원희룡, 송기섭이 각각 제주지사, 진천군수에 당선됐다. 원희룡 지사는 2010년 9월16일 토론회에서 “4대강 사업이 강을 죽인다고 걱정하지만, 내년 6월이면 모두 검증될 것”이라 말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고, 4대강 사업으로 강이 망가졌다는 게 검증됐지만, 원희룡 지사는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 찬동 정치인 중에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국립한경대 총장), 김성조 전 국회의원(한국체대 총장)은 대학 총장이 됐다. 김형오 전 의원(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 나성린 전 의원(한양대 경제금융대 특훈교수), 허남식 전 부산시장(동아대 국제전문대학교 석좌교수)은 대학에서 석좌교수 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동양(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조원철(연세대 명예교수), 김형국(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등 당시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전문가들도 현재 명예교수가 돼 있다. 대학 총장, 석좌교수, 명예교수는 학문의 상징이자 업적을 기리는 자리다. 이런 자리를 국토 환경과 국민에게 피해를 준 인사들이 차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었던 심명필 인하대 교수가 2014년에 대한토목학회장에 선출됐다는 것은 학계가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지 묻게 한다.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윤병만 명지대 교수 역시 2015년 수자원학회장에 취임했다.
관료 집단 내에도 찬동 인사가 많았다. 환경운동연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따른 훈·포장, 대통령·국무총리·국토부장관 표창을 받은 수상자 1354명 중에서는 국토부(산하기관 포함)가 34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농림수산식품부 42명, 환경부 36명, 행정안전부 16명, 문화체육관광부 11명 차례였다. 이들 부처 중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실시된 부처별 혁신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이 다뤄진 곳은 환경부뿐이다. 4대강 사업 추진 핵심 부처였던 국토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은 아예 빠져 있다. “4대강 사업은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다”며 피해자 흉내를 내고 있다. 정작 자신들이 피해를 준 국민과 수많은 생명에 대한 반성은 외면하면서 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에 대한 일부 언론의 태도도 심각했다. 많은 언론이 대운하에 대해 타당성 검증 부족과 국민적 합의 부족을 들어 비판적 입장을 보였지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은 4대강 사업 대한 합리적 의심 없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다”라며 비판 의견을 매도했다. 이들 역시 자신의 오류와 언론으로서의 책임 방기에 대해 어떤 사과 또는 반성도 없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을 “광기의 시대”라고 평했다. 권력에 의한 광기는 언제나 깊은 후유증을 남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오에 대한 사과와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자세, 그리고 성찰을 통한 자정능력의 회복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이라는 총체적 사기극에 부역했던 이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이철재/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집단탈북 지배인 허강일 "국정원, 동남아에 식당차려준다 회유"

"여종업원 대다수도 동남아서 식당 영업한다고 알고 따라 나섰다"
"北에 돌아갈 것..국정원이 어떻게 이용하고 버렸는 지 공개돼야"

북한 해외식당에 근무하다 탈북해 국내 입국한 종업원 13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지성림 기자 = 중국 저장(浙江)성 소재 북한 류경식당에서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는 국가정보원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주겠다고 약속해 한국에 들어왔으나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15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원래 나는 국가정보원의 협력자였고 정보도 가져다줬다"며 "그런데 그 사람들이 나보고 종업원들 데리고 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한 후 동남아시아에 국정원 아지트로 쓸 수 있는 식당을 하나 차려줄 테니 거기서 종업원들과 같이 식당을 운영하라고 꼬셨다"고 밝혔다.
그는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자 국정원 사람들이 나를 협박했다"며 "종업원들을 데리고 한국에 오지 않으면 내가 그동안 국정원에 협력했던 사실을 북한 대사관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들(국정원)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아울러 한국에 온 여종업원들도 동남아에서 식당일을 하는 줄 알고 따라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종업원의) 대다수가 동남아에 가서 식당을 영업하는 줄 알고 따라왔다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서야 (한국으로 가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이달 10일 기자회견에서 "(여종업원 중)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허씨는 또 한국에 들어올 때 입국 사실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전혀 얘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그 사실에 매우 격분했고, 공개하는 바람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북한으로 가서 처벌받더라도 고향에 돌아가겠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 나를 철저하게 이용하고 버렸다"며 "내가 현재 연락을 주고받는 여종업원 일부도 모두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고, 진상규명 과정에 지난 정부의 국정원이 나와 여종업원들을 어떻게 철저하게 이용하고 버렸는지에 대해 공개돼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야 고향으로 돌아가는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씨는 "이젠 유엔에서도 우리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현재의 국정원이 이 문제를 덮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정부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소재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국적 여종업원 12명이 집단 탈북해 국내로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당시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이어서 민변 등 일각에서는 '기획 탈북' 의혹을 제기했으나 정부는 부인했다.
그러나 함께 탈북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가 지난 5월 10일 한 방송에서 "국정원 직원의 요구에 따라 종업원들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사건 2년여 만에 기획 탈북 의혹이 제기됐다.
jyh@yna.co.kr
yoonik@yna.co.kr

편의점주와 알바생의 전쟁, 대기업만 신났다 [리뷰] '편의점 사회학'이 말하는 편의점의 본질

최저임금 갈등

내년도 최저임금을 앞두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심각하다. 최저임금 동결 및 업종별 최저임금 차별화를 주장하는 경영계와 최저임금의 산입범위 확대 개정안을 이유로 올해보다 43% 오른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힌다. 

특히 올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사용자위원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편의점주들이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전국 7만 개 편의점 동시 휴점이라는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최저임금 5% 이상의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편의점주들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표 격으로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편의점은 서민들이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자영업이며, 동시에 가장 쉽게 망할 수 있는 취약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정된 지역에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편의점들.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편의점을 차렸지만 결국에는 아르바이트생보다 가져가는 돈이 적다는 자조 섞인 편의점주들의 하소연은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지금 당장은 내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는 노동자라고 해도,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든지 내 자신 혹은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지 않은 이들은 위 문제가 갑과 을의 갈등이 아니라 약자간의 갈등임을 지적한다. 지금은 편의점주와 노동자가 갑과 을의 입장으로 싸우고 있지만 불안한 고용시장과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자영업자는 결국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동전의 양면이다. 비록 편의점주들이 나서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자본의 욕망이 숨어있다.

1달 157만원을 버는 알바와 한달 순수익 200만원을 내는 편의점주 사이에 전쟁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할 일입니까? 왜 임금의 3배, 4배, 5배가 넘는 가맹비와 임대료, 갑질은 놔두고 최저임금만 때려잡는 것입니까? 정부가 이 싸움을 벌여 놓은 사이 웃게 된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뻔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아무 부담도 질 필요가 없게 된 대기업과 가맹 본부입니다.
- 2018.07.13 정의당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 관련 메시지>
위와 관련하여 전상인의 <편의점 사회학>은 한번쯤 읽어볼만 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편의점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본의 첨병으로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우리가 편의점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자본에 길들여지고 있는지를 밝힌다. 편의점주들은 자신들을 단순히 자영업자라고 생각하겠지만 편의점은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편의점의 등장과 도시

 전상인, <편의점 사회학>
▲  전상인, <편의점 사회학>
ⓒ 민음사

저자는 우리 사회에 편의점이 들어온 이후의 변화에 주목한다. 편의점은 정부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의 자본을 대거 유입시키며, 유통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면서 급속도록 자리 잡기 시작했다. 대개가 프랜차이즈 방식이었다. 즉,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갑질로 문제가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는 편의점으로부터 본격화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편의점의 급성장 요인은 '프랜차이즈의 힘'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는 편의점의 양적 확산 이면에 존재하는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불안하고도 팽팽한 긴장감이다. 이는 편의점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에 전반적으로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다." - 46p


편의점의 등장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90년대 이후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난 이후 사람들은 위생과 청결 문제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편의점은 동네 구멍가게보다 깨끗했고 표준화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지방에서는 대기업의 체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편의점은 곧 도시화의 기준이 되었으며, 도시의 익명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기존의 구멍가게가 가지고 있는 지역의 공동체성이 편의점의 등장과 함께 옅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누구 집 아들, 딸이 아니라 유니폼을 입은 무감각하고 무표정한 종업원일 뿐이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편의점이 대부분 거대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형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편의점이 지역 공동체의 진정한 거점으로 자리 잡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개별 가맹점의 점주나 점원이 반드시 입점한 동네에 연고를 갖거나 밀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119p
"사람들이 편의점 특유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친밀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무심한 대면이다. 따라서 "구멍가게는 동네 사람들이 모이고 소식을 전하는 안부를 묻는 사랑방이지만 편의점은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는 익명의 공간"으로 남아 있을 공산이 높다. 공동체를 만드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기에 편의점 문화는 너무나 '쿨'하다." - 110p


 1992년 MBC 드라마 <질투>는 편의점이 대변하는 미학적 소비주의가 일반 대중에게 친숙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1992년 MBC 드라마 <질투>는 편의점이 대변하는 미학적 소비주의가 일반 대중에게 친숙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MBC

또한 편의점은 도시인의 삶에서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24시간 사회 완성에 큰 공헌을 했다. 전구가 개발된 이후 자본은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했는데 24시간 편의점은 밤 시간대 자본의 축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재 편의점 가맹 본부가 편의점주들에게 내세우고 있는 야간운영은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편의점으로 대표되고 있는 자본이 굴러갈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인 것이다. 

"성공한 자본주의는 새로운 개척지로서 야간 시간에 주목했다. 자본주의 세계 체제 앞에 밤의 세계는 말하자면 마지막 미답 지대였던 것이다. 게다가 컴퓨터를 위시한 당시의 급속한 정보 통신 혁명은 밤의 지배 내지 통치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로써 밤 시간은 자본 축적의 새로운 원천이 되었다. 요컨대 1990년대는 '항상 깨어 있는 세계' 곧 '24시간 사회'가 도래한 결정적 시점이었다." - 94p


편의점이 만드는 소비형 인간

저자는 이와 같은 편의점으로 인한 변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묻는다. 비록 편의점을 통해 도시에서의 삶은 더욱 편해진 듯하지만 그것이 과연 우리가 원했던 삶인지, 오히려 편의점을 통해 자본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편의점 덕분에 편리하게 물건을 산다고 하지만, 오히려 편의점 때문에 물건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편의점은 첨단의 포스 시스템을 통해 눈에 띄지 않게 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저장, 분류, 분석하는 '빅브라더'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우리의 소비패턴을 알고 있는, 우리의 사생활을 일일이 관찰하고 기억하는 권력 장치이다. 


""'마실' 가듯 추리닝 바지에 손을 찔러 넣고 슬슬 다녀올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다. 요컨대 편의점은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 상식과 문명이 있는 장소, 그리고 가깝고 부담 없는 이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편의점에 자주 들르고, 그곳에서 물건을 사는 일을 즐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64p
"오늘날 우리는 편의점에 의해 '소비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지고 길들여지는 측면이 있다. 필요에 의해서 편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에 의해서 필요가 생기는 논리 구조인 것이다." -65p


편의점은 소비를 통해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꾼다. 현재 편의점의 성장은 편의점의 푸드점화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적 약자들이 편의점을 많이 찾기 때문에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은 그 뒤에 숨어 있는 경제 양극화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회 양극화로 인해 편의점이 성장한다는 인과관계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회적 약자들이 편의점을 너무 가깝고 편리하게 여김에 따라 사회 구조적인 현실을 자각하거나 성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편의점은 일상적이고 획일화된 소비를 권장함으로써 사람들이 계급적 자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누구나 이용하는 편의점 안에서 누가 불평등을, 사회 혁명을 떠올리겠는가.


"편의점이 지향하는 소비주의 혹은 소비의 심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을 소비로 탕진하면서 삶의 의미를 사소한 데서 찾게 만든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일상의 소비화, 그리고 그로 인한 일상의 진부화야말로 "소비 조작의 관료 사회"의 목표이자 특징이기 때문이다." -145p
"'촛불 시위' 때마다 주변 편의점들이 엄청난 특수를 누리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촛불을 든 사람들은 정작 그러한 편의점의 배후가 거대 자본과 자본주의 세계 체제, 혹은 신자유주의라는 사실을 미처 상기하지 못한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분노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과 그런 세상을 치밀하게 지배하는 자들의 기막힌 공생 혹은 태연한 공전의 현장, 바로 그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편의점의 현주소이다." - 158p


 촛불집회와 편의점
▲  촛불집회와 편의점
ⓒ 연합뉴스

물론 저자가 지적하는 편의점에 대한 이와 같은 시각이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최저임금 문제와 편의점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주지해야 할 것은 편의점주들의 한숨으로 대표되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결코 최저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며, 이는 자본주의 체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Friday, July 13, 2018

드디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최초의 여성 차장 검사'가 탄생했다 (사진) 1982년 '1호 여성 검사' 탄생 이후 최초다.

법무부는 13일 검찰 중간간부 556명 등 검사 617명을 대상으로 한 인사(19일 자)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간부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노공(49·사법연수원 26기) 부천지청 차장이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보임됐다. 1982년 1호 여성 검사(조배숙·임숙경) 탄생 이후 여성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옛 서울지검) 차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임 4차장은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이태창 변호사의 조카이기도 하다.

서울지검 역사상 첫 여성 차장 이노공 4차장 임명

이어 서인선(44·〃31기) 법무부 인권조사과장은 공안기획과장에 임명됐다. 서 과장은 2003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치돼 ‘여성 공안검사 1호’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김윤선(42·〃33기)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에 임명된 것도 화제다. 
2004년 신설된 ‘검찰과 부부장’은 법무·검찰 내부적으로는 ‘인사부장’으로 불리는데, 부장검사 이상 인사 업무를 맡고 있어 법무·검찰 내 가장 힘 있는 자리 중 하나로 꼽힌다. 안태근, 진경준, 이중희, 권정훈, 정수봉, 조상준, 한동훈, 박세현, 이창수, 고필형, 권상대 등 ‘인사부장’을 거친 인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서울지검 역사상 첫 여성 차장이 된 이노공 4차장. 
이 밖에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부의 방침을 어기고 소신 있게 ‘백지 구형’을 해 ‘검찰의 양심’이라 불리는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도 연수원 동기들보다 2년 늦긴 했지만 이번에 청주지청 부장검사로 임명됐다. 또 용기 있는 ‘성추행 피해 폭로’로 ‘미투 운동’의 불을 지폈던 서지현(45·〃33기) 통영지청 검사도 성남지청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두봉·박찬호·한동훈 차장 ‘적폐청산’ 윤석열호 유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적폐청산’ 수사를 이끄는 박찬호(52·〃26기) 2차장과 한동훈(45·〃27기) 3차장은 유임됐다. 또 이두봉(54·〃25기) 4차장은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윤 지검장과 호흡을 맞춘다.
또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사를 이끌었던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특별수사1부장에 보임된다. 또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 양석조(45·〃29기) 특수3부장, 김창진(43·〃31기) 특수4부장도 유임됐다. 또 국정원 정치공작 의혹과 삼성 노동조합 와해 의혹을 수사했던 김성훈(43·〃30기) 공공형사수사부장은 공안2부장에 보임됐다.
이와 함께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농단’을 수사 중인 조상원(46·〃32기), 박주성(40·〃32기), 단성한(44·〃32기) 부부장은 부장 승진이 유력했지만, 부부장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남기로 했다.
공안기획과장으로 임명된 서인선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대검에 인권부 신설, ‘특수부 감시’ 인권수사자문관 운영

이번 인사에는 인권 보호에 중점을 둔 검찰 조직개편 방침도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검에 인권부가 신설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권부에는 인권기획과·인권감독과·피해자인권과·양성평등담당관이 설치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사 절차와 관련된 인권정책 수립, 피해자 보호, 인권감독 및 인권침해 조사, 양성평등 업무 등 인권 관련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권부에 인권수사자문관 5명을 배치해 영장 기각률이 높아 문제로 지적되는 특수부 수사 등에 대해 ‘악마의 변호인’의 입장에서 자문해 수사 적정성·인권침해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박종근(50·〃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김영현(51·〃29기)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박상진(47·〃29기)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 전준철(46·〃31기) 대전지검 특수부장, 엄희준(45·〃32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 등 검찰 내 특수통들을 대거 인권수사자문관으로 배치했다.
반면, 강력부는 반부패부와 통합된다. 이에 따라 반부패·강력부는 산하에 기존 수사지휘과, 수사지원과, 범죄수익환수과 외에 마약과, 조직범죄과까지 모두 5개 과를 둔 거대 조직으로 확대된다.
그밖에 전국 특별수사를 조율하는 대검찰청 선임연구관(옛 수사기획관)에는 문홍성(50·〃26기) 법무부 대변인이 선임됐다. 대검 공안기획관에는 송규종(49·〃26기)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수사정보정책관에는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 중인 이정수(49·〃26기) 대전고검 검사가 각각 보임됐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심재철(49·〃27기)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 임명됐고, 주영환(48·〃27기) 대검 대변인은 유임됐다.

안희정 아내 눈물 "남편 의심 안 해"..安, 시종 고개 떨궈

고려대 동기로 1학년 때 만난 이래 '동고동락'
남편 미투 폭로 이후 처음으로 직접 심경 토로
"김지은씨, 남편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 생각"
"굉장히 불안..마주칠 때 늘 어색하고 불편했다"
"남편을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라며 잠시 울먹
증언·퇴정 때도 눈길 안 줘..安, 눈 감은 채 침묵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열린 5차 공판에서 점심시간 휴정을 마치고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아내이자 '30년 동지'인 민주원(54)씨가 처음으로 법정에서 남편이 연루된 미투 폭로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민씨는 옛 수행비서인 김지은(35)씨가 평소 남편에게 했던 행동을 회상하며 우선 "불쾌했다"라고 토로했다. 그간 주변인들을 통해 민씨의 심경이 간헐적으로 전해진 적은 있었으나, 민씨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씨는 증언 과정에서 대체로 높거나 강한 어조를 고수했다. 안 전 지사는 민씨가 법정에 들어올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굳은 표정으로 눈을 감거나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13일 오후 2시10분께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비서 성폭행 및 추행 혐의 5차 공판에 출석한 민씨는 침착한 표정이었다. 그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바지 차림이었다.
민씨가 증인석으로 걸어가는 동안 안 전 지사는 두 손을 눈에 대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민씨는 안 전 지사 측 주신문 과정에서 다소 높은 어조로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김씨가 전부터 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진술했다. 또 이른바 '상화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그 이후로 위험하다, 남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 굉장히 불안했던 것 같다"라고 했으며, 이후 "하는 행동이 점점 불안해졌다"라고 말했다.
상화원 사건은 김씨가 지난해 8월 충남 보령 상화원 리조트에서 이른 새벽인 오전 4시5분께 안 전 지사 부부 침실에 들어와 부부를 한동안 지켜봤다는 의혹이다. 민씨는 강한 어조로 "김씨가 방에 들어온 걸 확실히 목격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안 전 지사 부부는 고려대학교 83학번 동기로 1학년 때 만나 약 6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이후 안 전 지사는 통일민주당 김덕룡 의원 비서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안 전 지사는 200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1년 옥살이를 한 뒤 참여정부 기간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았다. 이 기간 살림살이는 고등학교 교사였던 민씨의 몫이었다고 한다.
민씨는 남편이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이후에도 드러내놓고 활동하기보다는 지역 봉사 활동 등을 하면서 묵묵히 내조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전 지사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로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던 민씨는 미투 폭로 사건으로 법정에서 남편을 대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13. photocdj@newsis.com
이날 민씨는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이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좋아한다고 느낄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네"라고 답변했다. 또 메시지로 안부 인사를 주고받거나 김씨에게 홍삼 엑기스 등 선물을 줬던 정황이 제시되자 표면적인 행동이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와) 사이가 좋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공식석상에서 마주칠 때 늘 어색하고 불편했다. 웃기는 하는데 반가운 것이 아니라 웃어야 하니 웃는 것 같았다. 저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라고 했다.
'불쾌감을 왜 감추려고 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사적인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김씨가 남편을) 일방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저는 상화원 사건 이후에도 남편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라면서 잠시 울먹였다.
민씨는 반대신문에서 검찰 측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답변 중간 잠시 한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은 민씨를 상대로 상화원 사건에 대한 기억의 착오, 증언의 진실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씨는 검찰이 '상화원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고 있는 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또 당시 '방 안의 밝기가 신원을 인식할 정도였는지'를 묻자 "어슴푸레 빛이 들어와 (김씨의) 실루엣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내려갈 때 목소리로도 인식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씨가 3~4분 동안 지켜보고 있었다는데 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지'를 묻자 처음에는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라고 했다. 하지만 뒤이어 재판부가 3~4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이 제시된 경위를 다시 묻자 "주관적인 느낌으로 오래 내려다 봤다고 생각했다" "3~4분 정도는 긴 것 같다. 짧았을 것이다"라고 정정했다.
민씨는 검찰이 '행사에서 김씨와 하루 종일 밥 먹고 차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상화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묻자 "다정하다는 것은 검사님 생각이다. 일상적인 것이다"라고 응수했다.
아울러 검찰 측에서 미투 폭로 이후 과거 비서로 근무했던 사람에게 '잘 생각하셔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이유를 질문하자 "저는 그 분이 김씨의 행실과 애정을 잘 모르고 김씨 편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분은 정의감이 강한 분이다.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렇지 않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민씨는 약 1시간에 걸친 증인신문을 마친 뒤 재판부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한동안 말 없이 정면을 바라보다가 "없습니다"라고만 짤막하게 말하고는 오후 3시14분께 퇴정했다. 민씨는 법정을 떠나면서 안 전 지사를 쳐다보지 않았다.
s.won@newsis.com

안희정 부인 민주원 “김지은, ‘비서 마누라’로 불려…애인 같았다” 증언

“부부침실 들어와 3~4분 내려봐…홍조 띠기도”
‘이해관계자’ 증언, 재판부 얼마나 인정할지 주목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13/뉴스1 © News1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안 전 지사 뒤에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회원들이 ‘증인 역고소’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7.13/뉴스1 © News1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부인 민주원씨(54)는 “김지은씨는 지지자 사이에서 ‘마누라 비서’라고 불렸다”며 “안 전 지사를 애인처럼 대하는 태도가 불안하고 위험해 보였다”고 증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3일 5회 공판기일을 열고 전 청년팀장 성모씨와 민씨, 김모 충남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심리했다.

민씨는 이날 오후 2시 굳은 표정으로 증인석에 섰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의 가족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은 Δ지난해 8월 충남 보령시 상화원 별채에 안 전 지사 부부가 투숙했을 당시 김지은씨(33)가 새벽에 침실로 들어온 점 Δ민씨가 바라본 김씨의 행실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원 “김지은, 남편을 애인처럼 대해…불안했다”

민씨는 “지난해 8월18일 중국 대사 부부를 응대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상화원에 투숙했다”며 “일정을 마치고 밤 11~12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김씨가 살그머니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3~4분 동안 우리를 내려봤다”고 기억했다.

이어 “너무 당황스러워 실눈을 뜨고 그 상황을 지켜만 봤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며 “다음날 안 전 지사에게 ‘김씨가 이상하다, 불안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민씨는 또 Δ김씨가 다른 수행비서와 달리 안 전 지사를 향해 달려오며 홍조를 띤 점 Δ일정 도중 갑자기 나뭇가지로 바닥에 낙서하며 관심을 끈 점 등을 나열하면서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 불안했다”고 강조했다.

주요기사

곧바로 검찰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검찰은 ‘김씨가 방문을 열고 부부를 내려다 보기까지 5~6분이나 걸렸는데, 왜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이냐’고 따지자 민씨는 “나도 후회하고 있다, 따질 걸 그랬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이 ‘당시엔 어둠이 깔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김씨라고 단정하는지’ ‘김씨는 침실로 들어가지 않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쪼그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반문하자 그는 “김씨가 ‘아, 어’하는 목소리, 체형, 머리 모양으로 당연히 알 수 있다”면서 “김씨가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시 검찰이 ‘상화원 사건 이후 김씨를 껄끄러워했으면서 김씨와 다정하게 지낸 이유가 뭐냐’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자, 민씨는 “다정하다는 것은 검사의 생각”이라고 항변하면서 “나는 단 한번도 안 전 지사를 의심한 적이 없었고, 김씨가 일방적으로 그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신문을 마친 민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법정을 떠났다.

◇安 유리한 증언 쏟아지지만…이해관계 고려해야

이번 재판은 지난 11일의 4회 공판을 기점으로 새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경선캠프와 충남도청 분위기가 권위적이지 않았고, 김씨는 안 전 지사와 유독 친한 관계였다는 측근들의 증언이 여럿 나오면서다.  

이날 오전 10시 증인신문을 받았던 전 청년팀장 성모씨(35)도 “김씨에게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충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이끈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캠프의 측근들인 ‘팀장급’과 김씨 등 자원봉사자들이 속한 ‘청년팀’을 오가며 소통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김씨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김씨의 고민 상담을 자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두 사람이 지난해 초부터 10개월 동안 나눈 대화는 카카오톡 100페이지, 텔레그램 18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성씨는 “충남도청 운전비서 정모씨에게 당한 성추행 고민이나,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후보 본선캠프로 파견갔을 때 한 유부남이 추근댄다는 고충을 상담해줬다”면서도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성씨에 이어 ‘평소 김씨는 ’비서 마누라‘라고 불리며 안 전 지사를 좋아했고,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민씨의 증언이 받아들여지면 국면 전환이 가속할 수도 있다. 다만 민씨의 증언이 남편 안 전 지사가 혐의를 가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재판부가 민씨 증언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 전 지사의 측근이나 부인의 증언인 만큼 재판부가 이들을 안 전 지사의 ‘이해관계자’라는 점을 고려해 증언의 일부만 참고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검찰도 측근들의 증언에 대해 Δ대체로 개인 의견에 불과한 점 Δ전 수행비서 어모씨는 김씨를 험담하는 댓글을 다수 게시하는 등 안 전 지사 쪽으로 편향된 점 Δ전 미디어센터장 장모씨가 사전에 변호인단과 만난 뒤 증인신문에 임한 점 등을 지적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뉴스1)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Top/3/all/20180713/91044892/1?lbTW=b9df30c8cc425fa8472ef194e05e644#csidx65c5049535b7728b6a91f9b564ab539 

안희정 부인 증인 출석…'상화원 리조트 사건' 증언

앵커]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오늘(13일) 증언대에 섰습니다. 남편 측 증인으로 신문을 받기 위해 법정에 나온 것이지요. 민 씨는 앞서 안 전 지사의 비서, 김지은 씨의 폭로 직후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김 씨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주변에 한 것으로 알려졌죠. 과연 법정에서 어떤 얘기를 했을까요.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7:17
로드됨: 0%
진행: 0%
7:17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편의 성폭행 혐의를 다루는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는, 그것도 남편측 증인으로 나오는 부인의 심정, 잘 가늠이 안 되는데요. 어쨌든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인 민주원씨! 법정에 나왔습니다. 앞서 오늘 오전 법원에 나온 안희정 전 지사,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 같은데 법원 출두 모습 잠깐 보시죠.

[안희정/전 충남지사 : (오늘 부인이…이제 나오시는데 심경 어떻습니까?)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상화원 리조트에서 정말로 김 씨가 쳐다보고 있었던 사실이 있나요?)…]

잠깐만요. 방금 들으신 기자들 질문! "상화원 리조트에서 김씨가 쳐다본 게 사실이냐?" 이게 무슨 말일까요. 그렇습니다. 오늘 재판의 핵심 쟁점이 바로 이 '상화원 리조트 사건'입니다. 충남 보령시 죽도에 가면 '상화원'이라는 위락시설이 있습니다. 죽도 주변을 빙 돌면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고, 그 안에는 빌라도 있어서 숙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경관이 뛰어나기로 정말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군요. 바로 이곳에 지난해 8월, 안희정 전 지사 부부가 다른 일행들과 함께 놀러갔다는 겁니다. 최근 안 전 지사 측이 "위력에 의한 간음"이라는 김지은씨와 검찰 측 주장을 공박하는 결정적인 정황 증거로, 바로 그때 벌어진 사건을 들고 나온 겁니다.

지난해 8월 어느날이었습니다. 안 전 지사 부부가 함께 방에서 자고 있을 때였다는 거죠. 새벽 4시쯤이었습니다. 갑자기 방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누군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곤히 잠들어 있던 민씨, 인기척에 잠깐 깨어났는데 눈앞에 있던 그 검은 물체, 침대 발치에 서서 자신과 안 전 지사를 내려다보고 있더라는 겁니다. 

누군가 하고 자세히 봤더니 바로 김지은씨였다는 겁니다. 심지어 안 전 지사 측 표현에 따르면 "김씨가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교태를 부렸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태, 아양을 부리는 모습이란 뜻인데, 새벽 4시에 부부 침실에 들어와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아양을 부린다…글쎄요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저는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 않는데요.

아무튼 이날 새벽 벌어진 상황에 충격을 받은 민주원씨! 김지은씨의 행실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고 이를 안 전 지사 비서실장 신모씨에게 이 내용을 알렸다는 겁니다. 신모씨 지난 11일 법정에 나와서, "지난해 10월 민주원 여사가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시길래 꺼림칙하다는 판단이 들어 김지은씨를 수행비서에서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증언하기도 했죠. 김지은씨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왜곡된 주장으로 김씨에 대해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가상의 스토리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이죠. 자세한 얘기, 들어가서 전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