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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23, 2016

[이대근의 단언컨대]119회... 고난을 벗 삼겠다는 댓통령 ...국민 행복 약속하더니 이제는 고난의 행군 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몽골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지난 14일 출국길을 배웅했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아무도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몽골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지난 14일 출국길을 배웅했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아무도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 국민 행복 약속하더니 이제는 고난의 행군 한다고?
박대통령은 취임하면서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요즘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 불행하고, 불안하다. 정부 고위 관료들도 행복해 하는 것 같지 않다. 박대통령도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아예 정부의 주요 장관과 고위 관료들에게 ‘고난을 벗 삼아 가라’고 주문했다. 국민행복 시대를 이끄는 정부가 고난을 벗 삼겠다니 정말 국민들은 불안하고 불길해진다. 고난을 벗 삼는 자들이 어찌 행복을 알겠으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국민 행복 시대가 왜 고난의 시대로 변했는가?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 악의 무리에 맞서는 정의의 사도 박대통령
박대통령은 최근 사드,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 등의 현안과 관련해 의로운 일 대 불의한 일, 순수 세력 대 불순세력의 구도를 짜서 제시했다. 이 황당하고 유치한 대립 구도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문제는 박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인식, 정치 인식이다.
시민들은 누가 의롭고 순수한지 감별하는 일에 별로 관심 없다. 대신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에는 관심이 높다. 그렇다면 박대통령은 의로운 일, 순수, 애국주의를 내세울 게 아니라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도 박대통령이 그렇게 안하는데는 사정이 있을 것이다. 정권이 순수하지만 무능하고, 의롭지만 국정 운영에 미숙하고 애국적이지만 일할 줄 몰라서 일까? 아니면 실상은 순수하지도 않으면서 무능하고, 불의하면서 미숙하고 애국적이지도 않으면서 서투른 것인가? 박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유치원이 아니다.
■ 사드 말고 국민 보호 방법 알려달라고?
박대통령은 사드 말고 국민 보호방법이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다. 길게는 한국 전쟁 이후 60여년간,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강화해온 20년간 남한에 사드 없었는데 지금처럼 안보가 불안하지 않았다. 안보 불안은 박근혜 정부 들어 심화된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전 정부가 어떻게 안보에 대처했는지 알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드가 국민 보호방법이라는 박대통령의 전제 자체도 틀렸다. 사드는 수도권 방어를 못한다고 이미 국방부가 발표했다. 물론 그 외 지역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반복할 필요가 없다.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방법을 제시하고 나서 이 것 말고 국민 보호 방법 알려달라는 당당함은 박대통령 아니면 엄두도 못낼 것이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국민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는데 어떻게 막나? 사드 아니라 사드 할아버지로도 못 막는다. 그런데 박대통령은 사드가 국민을 보호할 것으로 믿고 있음을 고백했다. 박대통령은 정의의 사도인가, 사드교의 창시자인가?
국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박대통령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일 것이다. 바로 공격 의사를 제거하는 것이다. 쏘는 걸 막을 방법은 없지만, 쏘지 않게 할 방법은 있다. 위험한 무기를 갖고 있다고 다 위험한 것은 아니다. 부엌에 식칼이 있다고 위험하다고 한다면 전국의 가정이 다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최선의 방법, 유일한 방법은 북한이 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의도를 갖지 않도록, 공격할 이유가 생기지 않도록 하면 된다. 일찌감치 남북 대화하고 교류했어야 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북한을 자극하고 적대하고 대결 상태를 고조시켜 놓고 그 결과 김정은으로 하여금 공격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켜 놓고 이제 와서 사드 말고 다른 게 없다니!
■ 인간은 자기를 정당화하는 동물
남북간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겠다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다 무너졌다. 남북단절을 넘어 남북은 미사일을 쏘고 첨단 방어미사일을 들여오는 등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중관계는 사드 배치로 갈등 관계로 접어들었다. 이건 박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들이다. 박대통령이 대북 정책, 대중 정책을 잘못한 결과이다. 동북아만 불안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한국 내부도 불안하게 만들고 내부 갈등까지 조장했다. 이걸 대통령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1957년 리온 페스팅어는 인지 부조화론을 제시한 바 있다. 자신의 선택, 결정과 다른 사실을 접하면 불편하기때문에 자기 정당화함으로써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한 실험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를 접했을 때는 뇌의 추론 영역이 거의 정지되었다. 반면 자신이 처리해야 할 정보들이 서로 조화가 되었을 때는 뇌의 정서회로가 환하게 밝아졌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집권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입지와 의견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받아들이면 반면, 불리한 정보는 거부하는 경향을 줄곧 드러냈다. 이런 일을 반복하면 자신이 쌓은 지식과 정보는 점차 왜곡된다.
뇌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뇌는 눈, 코, 입, 귀가 없다. 보고 냄새 맡고 맛 보 들을 수 없다. 다만 뇌는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해석을 한다. 인간 심리와 마찬가지로 뇌의 판단도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편한 쪽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사드,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도 그런 식이다. 자신의 정책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잊은 채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 불순 세력의 음모, 괴담 때문이라고 믿는다. 지난 21일 박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은 박대통령 역시 자기 정당화에 매우 능하다는 사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 그래서 너무나 인간적인 박대통령
최근 국정 혼란과 시민들의 불만이 모두 남 탓 이라는 박대통령의 대응은 사실 인간적으로 이해를 해 줄 구석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총체적 국정 난맥을 어떻게 견뎌내겠는가? 자기 정당화라도 해야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 다 남의 잘못이거나 오해 아니면, 음해 때문이다’ 라고 스스로 굳게 믿지 않으면 박대통령은 하루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심리 작용이 반복되면 뇌도 그걸 사실인양 저장해 놓기 때문에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박대통령, 정말 인간적이다.
■ 니스 테러에서 북한을 생각하는 박대통령의 개성 있는 상상력
박대통령은 니스 테러에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바 있듯이 북한 테러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스 테러는 이슬람국가 즉 IS추종자가 도심에서 묻지마 테러를 한 것이다. 요즘 안보 불안은 북한사람이 광화문 한 복판에서 알라신을 외치며 시민들 죽일까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요즘 박대통령이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일까? 아무리 박대통령이라도 있을 법한 말을 해야지 되는 것 아닌가? 북한이 남한에 이슬람 과격 분자를 간첩으로 보내 트럭테러, 소총 난사 테러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대통령 혼자 그런 걱정에 잠못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보통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인물임이 분명하다.
■ 자신에 대한 비난과 저항이 있음을 아는 대통령
흔히 박대통령에 대해 오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자신은 항상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시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통치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박대통령이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라고 발언함으로써 그게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었다. 물론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결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지만 자신이 시민의 지지와 신뢰를 잃은 정책을 펴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 김정일, 김정은, 아사드로부터 배울 줄 아는 대통령
박대통령은 권력의 본질을 잘 알고 그 때문에 권력을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박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강공, 역공세로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식의 대응은 정말 보통 사람은 하기 어렵다. 권력의 속성을 잘 아는 이만이 할 수 있는 대응이다.
정권이 위기에 처하거나 강력한 세력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대처 방법을 단순화하면 두 가지다. 하나는 상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함으로써 상황을 개선하고 체제를 변화에 적응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함으로써 체제에 변화의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개선 및 적응의 방법은 권력의 주체가 변화를 수용할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럴 여건을 갖추지 않는 개선 및 적응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 붕괴는 바로 시민들의 변화 욕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오판의 결과였다. 변화를 흡수할 여력이 없으면서도 상대에게 정치적 기회의 창을 조금이라도 열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구 사회주의 체제 붕괴 과정이 잘 말해주고 있다.
만일 변화를 수용할 능력이 없다면, 정치적 기회의 창을 꽁꽁 닫아두어야 한다. 북한의 김정일은 “내게서 변화를 바라지 말라”는 유명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변화하려고 하는 순간 무너진다는 것을 수십년간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개혁 개방을 하지 않았으면 소련도 무너지지 않고 고르바초프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적이 있다. 북한의 김정은도 어린 나이지만 권력 유지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시장화를 용인하면서도 정치권력은 더욱 틀어쥐고 있다.
박대통령 자신도 변화를 수용할 능력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권력 유지 방법은 하나 눈 딱 감고 현재 동원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권력의 본질에 관한 한 김정일, 김정은, 고르바초프, 박근혜 모두 차이 없다. 권력은 사용하려는 의지, 수단이 있을 때 유지 된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은 권력을 위해서라면 군을 동원해서라도, 측근 총살을 통해서라도 유지하고자 하며 바로 그 때문에 권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1989년 천안문 시위 때 등소평이 탱크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한 적이 있다. 등소평은 당시 진압하려는 의지가 분명했고 동원 가능한 군대라는 수단도 있었다. 만일 군대가 나서지 않거나 등소평이 우물쭈물 했다면 중국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중동 민주화의 차이도 어떤 측면에서 권력동원 의지와 능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튀니지에서 일명 재스민 혁명이 일어났다. 권력은 한 달 만에 무너졌다. 이집트에서는 보름 만에 무너졌다. 리비아는 10개월만에 카다피 정권이 붕괴됐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은 내전까지 치루고 있지만 아직 건재하다. 겨우 보름 버티는 정권과 6년을 버티는 정권의 차이는 권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저항을 분쇄할 의지와 능력이 있느냐의 차이이다. 보름, 혹은 한달 만에 무너진 정권은 군이 중립을 지키고 집권자가 체제 유지에 대한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전투기까지 동원한 결과 10개월을 갔고, 아사드는 군대를 총동원해 아직 정권을 지키고 있다.
■ 권력 유지 방법을 아는 대통령
만일 박대통령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경질한다면 어떻게 될까? 권력의 한 축이 붕괴되면서 버틸 힘이 약해지게 되고 결국 박대통령은 계속 도전세력에게 양보와 타협책으로 연명해야 할지 모른다. 인기가 떨어지고, 국정 실패했다고 박대통령이 의기소침해져서 조금 양보하고 타협해서 부족한 인기를 보완하려고 한다면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박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일방통행 하다 난관에 직면하니 친서민이니 중도니 실용이니 하면서 타협하다 국정 중심을 잃었고 급기야는 친박계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말았다. 지금 비박근혜계가 당권을 노리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타협적인 태도를 보이면 그걸 약점으로 알고치고 들어올텐데 그걸 막는 게 우선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박대통령의 손안에는 아직 검찰과 경찰, 국정원, 관료조직, 방송이 있다. 이걸 계속 틀어쥐고 가야 한다, 빈틈을 보이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박대통령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 집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231610001&code=910203&nv=stand#csidxc04f5db0a91f42c850217a6a22e9469 

사드 도입, 검증보도 필요하다 [시시비비] 사드 관련 신문 방송보도 비평

미래의 위험이나 재난에 관한 정보를 얻는데 친척이나 친구보다도 언론을 더 신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떤 것에 더 많은 경각심을 느끼는가에 따라서 정책적 결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결정한 정책결정은 언론이 주목하고 노출을 많이 하는 경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잘못된 결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적시의 결정이었는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경북 상주에 배치될 사드에 드는 의문점

사드 정국이다.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는 ‘종말 고고도 구역 방어’로 현재 언론 대다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표현을 통일해서 쓰고 있다. 사드는 미사일의 종말지점이 40~150km 고도만큼 높은 경우에만 요격이 가능한 무기체계이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던 미사일이 목표지로 떨어지는 ‘종말’시점이 한참은 높아야지 쓸모가 있다. 미사일이 날아오는 포물선의 정점고도가 50km에도 못 미치는 미사일이라면 사드의 요격 대상이 될 수 없다.

국방부는 ‘군사적 효용’을 고려해 경북 성주가 사드 배치의 최적지라고 발표했다. 인구와 국가 주요시설이 밀접한 수도권 방어는 투발성 미사일을 방어하는 방어체계가 별도로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거리가 가까운 수도권 방어는 별개로 놓고 ‘군사주권론’ 차원에서 중거리 미사일 방어를 위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발표는 의아스럽다.

북한을 향할 포대 북서쪽 2.5km 반경 이내에는 초등학교와 아파트, 성주의 중심지가 있다. 종말모드를 탐지하는 레이더가 바다 쪽을 비추고 있는 일본이나 괌과는 전혀 다른 사정이다. 내륙이면서 인구밀접지역으로 향하게 될 레이더를 처음 설치하면서 평택 이남에 주로 주둔해 있는 미군기지는 자연스럽게 사드 방어 권역에 포함되도록 한 점 등을 볼 때 미군을 위한, 미국의 압박에 의한 한국의 졸속 결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억지스럽지 않다. 사드 포대가 포함하는 레이더 작동과 관련해서도 인체 무해성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방부 발 방송보도는 53%…검증보도 거의 없다시피

민언련은 지난 1주 동안 사드 관련 신문방송 보도를 모니터했다. 방송의 경우, 국방부 발표로 볼 수 있는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보도가 53%로 절반이상을 차지했다(<표1>참조). 국제정세와 관련한 보도는 24%였고, 정치권반응과 주민반응은 합쳐야 21% 정도였다. 의혹 및 사실을 확인하려고 노력한 검증보도는 SBS의 3건 정도만 꼽을 정도다.
▲ 사드 도입관련 지상파 3사의 저녁종합뉴스 보도 비교(7/8~7/14). 표=민주언론시민연합
특이하게 7월 13일 KBS, MBC의 저녁종합뉴스를 보면 사드관련 보도에서 정부발표 뉴스가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KBS와 MBC 둘 다 톱보도는 성주로 부지를 정한 국방부 입장이었고, 두 번째는 성주가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를 나열했다. 세 번째는 수도권 방어의 해결책을 설명했다. KBS는 자막제목을 <사드 배치 ‘경북 성주’…남한 2/3 방어>라고 표시했고, MBC는 <사드 경북 성주 배치 확정…내년 말 운용>이라고 했다. 두 번째 보도에서 KBS는 <군사적 효용·주민안전 고려 성주가 최적>을, MBC는 <미사일 방어 최적기…中 입장도 고려>라고 표시했다. 세 번째 보도에서 KBS는 <수도권 방어, 사드 대신 패트리엇 증강”, MBC는 “수도권 방어는 패트리엇 증강 배치>로 뽑았다. 사드 관련 전체 보도 중에서 50% 이상이 국방부 입장의 뉴스인데, 두 채널은 보도내용조차도 유사하게 보도했다.
▲ 7월 13일, 톱보도부터 3번째 보도까지 내용 및 구성이 같은 공영방송.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의 경우, 7월 13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결정되었다는 보도가 일제히 1면에 실렸다. 7월 15일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제목이 <30m앞 전자파, 허용치의 4.4%였다>였고, 중앙일보는 <사드보다 센 그린파인 전자파 30m 앞에서도 허용치의 4.4%”였다. 사드 포대에 포함될 레디어의 위험성 논란을 일축하려는 듯이 “주민·장병 이상 없”다는 점을 부제목으로 동일하게 강조했다.
▲ 유사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1면 기사 제목. 디자인=이우림 기자
보도자료를 충실히 담는데 그친 사드보도, 검증보도가 절실하다

언론의 제목이나 기사의 내용이 동일하거나 반복됐다. 특정한 표현이나 단어의 사용위치가 유사한 정도가 아니라 같은 것도 있다. 이들 보도는 겉으로는 분명 사실을 탐색하고 취재하여 정확한 정보를 보도하는 기사문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정부가 준 보도 자료를 보다 상세히 설명하는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 검증을 하며 쓰는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사실적인 기사체로 바꾸는 것 외엔 한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세월호 참사 사건에서 대표적인 언론 오보는 ‘전원 구조’에 있다. 그런데 더 큰 오보가 있다. 해경이 만든 ‘구조대원 대거 투입’이다. 현장 확인도 없이 보도하라는 대로 사실감 있는 뉴스로 보도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또 한 번의 골든타임을 날렸다.

기시감이 든다. 사드 관련 보도에서 뉴스가 다루는 내용이 유사하고 들이는 시간마저 비슷하게 보일 정도이다. 언론에게 주어진 임무를 너무 경솔하게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자들이 양심적으로 답을 해야 한다.

위키리크스, 美민주당 이메일 2만쪽 폭로… "경선관리, 클린턴에 편향"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현지기간)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주‧군‧시 공무원연맹(AFSCME)’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6.07.20 16-07-20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적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3일(현지시간) 2만여 쪽 분량의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해킹해 그 내용을 폭로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민주당 주류인사들로 구성된 DNC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불공정한 판정관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클린턴 전 장관을 대선후보로 지명하는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민주당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CNBC방송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DNC의 이메일들은 클린턴 전 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간의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유지해야 할 DNC가 클린턴을 지원하는 편파적 움직임을 보여 왔음을 드러내고 있다.

CNBC방송은 DNC에 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의 DNC 이메일 폭로는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깜짝 공개하면서 흥행몰이를 하려던 클린턴 전 장관의 계획에도 큰 차질을 안기고 있다.

DNC 이메일 관련 이슈는 반나절 만에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케인의 러닝메이트 낙점 뉴스를 누르고 최고 화제거리로 올라섰다.

DNC의 이메일들은 공화당 주류 인사들이 샌더스 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을 여러 가지로 폄하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DNC의 이메일에는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위원장이 클린턴 전 장관과 관련된 행사의 규모를 더 돋보이게 하는 등 편파적인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살만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민주당 주류들이 클린턴 전 장관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농간을 부린 흔적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AP/뉴시스】줄리안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립자가 지난해 12월20일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발코니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유엔은 4일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 갇힌 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독단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스웨덴 외교부가 밝혔다. 2016.2.4 16-02-05

지난 5월 5일 한 메시지에는 DNC의 재정담당 최고 책임자가 직원 한 명에게 샌더스 의원의 신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당시 메시지에는 샌더스 의원의 신앙 관련 정보가 남부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가 들어있다.

샌더스 의원은 자신이 유대인 출신임을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러나 캠페인 과정에서 자신의 종교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DNC 이메일 내용의 폭로와 관련해 샌더스 의원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산지는 클린턴 전 장관을 ‘매파(war hawk)’라고 불러왔다. 지난 6월에는 새로운 폭로가 클린턴 장관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어산지는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해 왔다. 어산지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지역에서 드론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을 해 왔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이 수행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된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에 올랐다.

어산지는 현재 주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피신 생활을 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국제 수배를 받던 어산지는 지난 2012년 6월 주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 망명을 신청했다.

sangjooo@newsis.com

‘비상사태’ 터키, 기본권제한 시동…귈렌 조카 쿠데타 연루 혐의 구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오른쪽) 터키 대통령이 22일 수도 앙카라 의회에 도착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쿠데타 진압 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터키에서 기본권제한 조치들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근거한 칙령(명령)을 23일 관보에 게재했다. 관보에 따르면 피의자에 대한 기소 전 구금 기간이 기존 최장 48시간에서 최장 30일까지로 늘었다.
법원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아도 30일간 용의자를 붙잡아 둘 수 있게 됐다. 또 1,043개 사립학교ㆍ대학, 1,229개 협회ㆍ재단이 폐쇄된다. 문을 닫는 협회와 재단에는 병원과 비영리 민간단체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터키 고등교육위원회는 폐쇄되는 학교의 학생들을 인근 학교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또 쿠데타 사후 조처로 면직된 공무원의 다른 공공기관 재취업을 차단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터키당국은 22일까지 쿠데타 가담 또는 배후 연계 혐의로 1만400명을 체포했고, 이 가운데 4,060명을 구금 중이다. 체포된 인원 가운데 군인이 7,423명으로 가장 많고, 판ㆍ검사 2,014명, 민간인 636명 순이다. 체포된 장성은 162명으로, 터키 전체 장성 375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또 공무원 3만7,500명이 직위 해제됐고, 사립학교 교사 등 민간교육기관 직원 2만7,000 명도 면허를 잃거나 해고됐다.
이와 함께 터키 정부는 23일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해온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카를 쿠데타 연루 혐의로 구금했다. 쿠데타 진압 이후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루자 검거에서 귈렌의 친척이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귈렌의 고향인 코루주크와 인접해 있는 에르주룸은 귈렌이 자신의 신념을 발전시켰다고 알려진 곳이며 많은 귈렌 지지자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머무는 귈렌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알려졌으며, 터키 정부는 이번 정부전복 기도의 배후로 귈렌을 지목해왔으나 그는 이를 부인해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트럼프 "아메리카니즘이 신조", 한미FTA 재협상 등 주장 76분간 전대 수락연설서 '美 우선주의' 천명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는 21일(현지시간) 후보 수락연설에서 자신이 법과 질서, 약자의 옹호자임을 자처하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수락연설에서 ▲아메리카니즘 회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협상 등 보호무역 ▲법과 질서의 행사를 통한 안전회복 ▲불법이민 통제 등을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의 수락연설을 마지막으로 지난 18일부터 열려온 나흘간의 공화당 전대는 마무리됐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민주당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고 8년간 민주당에 넘겨줬던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대선전을 본격화한다. 그러나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지지 거부 등으로 당 분열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공화당 지지층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낼지 불투명해졌다. 

장녀 이방카의 찬조연설에 이어 연단에 오른 트럼프는 먼저 '미국을 다시 우선으로'(Make America First Again)라는 대선 슬로건대로 "우리의 계획과 반대자들의 계획이 가장 다른 것은 우리의 계획은 미국을 우선에 둔다는 것"이라며 "글로벌리즘이 아닌 아메리카니즘이 우리의 신조"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을 우선에 두지 않을 정치인들이 우리를 인도되는 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을 존경심을 갖고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7년에 모두 바뀔 것이며 미국인은 다시 한번 1등이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을 미국의 외교정책을 책임지도록 결정했을 때보다 훨씬 덜 안전해졌으며 세계는 훨씬 불안정하게 됐다"며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의 유산이 미국의 유산이 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국내적으로는 가난과 폭력, 국외적으로는 전쟁과 파괴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그 문제들을 야기한 똑같은 정치인들에 의존하는 한 지속될 것"이라며 "리더십의 변화는 결과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나는 법과 질서의 후보가 되겠다"면서 "여러분 모두를 위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범죄와 폭력은 곧 끝나며 2017년 1월 20일을 시작으로 안전이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할 것을 거듭 주장하면서 "올들어 지금까지 국경을 넘은 새로운 불법이민 가정의 수가 2015년 전체를 이미 넘어섰다"며 "미국은 통제되지 않는 이민으로부터 구제를 원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대량 사면과 대량 이민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녀의 계획은 여러분의 학교와 병원을 (불법이민자로) 넘치게 할 것이며 당신의 일자리와 임금을 줄이고 최근의 이민자들이 가난에서 탈피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즉각 테러리즘에 의해 위험에 빠진 나라들로부터의 이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서명한 것이 바로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나의 경쟁자(힐러리 클린턴)는 실질적으로 미국의 중산층을 파괴하는 모든 무역협정을 지지했다. 나프타도 지지했고, 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들어오는 것도 지지했다"며 "그녀는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나는 개별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경쟁자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제 상대(힐러리)의 뒤에는 대기업과 엘리트 언론, 거액 기부자가 포진해 있다"며 "힐러리가 조작된 시스템을 현행대로 유지하리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들은 힐러리가 하는 모든 것을 완벽히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게 돈을 던지는 것"이라며 "그녀는 꼭두각시고, 그들이 줄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영사관 테러 사건이 도마 위에 올리며 "버니 샌더스가 지적했듯이 힐러리의 나쁜 본성과 나쁜 판단이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재앙을 일으켰다"며 "오바마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I am your voice)라며 서민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아이들 모두가 평등하게 대접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일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나라의 잊힌 남녀들, 열심히 일하지만 더는 목소리를 갖지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힘있는 이들이 자신을 옹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짓밟을 수 없도록 하기위해 정치권에 입문했다"며 "그 시스템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 때문에 나는 홀로 그것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에게나 사려 깊고 동정심을 가질 것"이라며 "그러나 나의 가장 큰 동점심은 발버둥 치는 우리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나는 여러분 미국인과 함께 하겠다. 나는 여러분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수락연설은 76분간 이어졌는데 이는 1972년 이래 이뤄진 대선후보 수락 연설 가운데 가장 길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전 최장 기록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 1996년 64분44초간 후보 수락 연설을 했다고 USA투데이는 설명했다. 2002년 맞붙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과 밋 롬니(공화당)는 각각 38분23초, 37분47초를 연설에 사용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106] 사드 그리고 우장창창..."사드 배치는 운전면허 없이 자동차 구매한 일!"

[김어준의 파파이스#106] 사드 그리고 우장창창
1. 파파이스브리핑
"외신이 말하는 박 대통령?"
2. 노스트라다문예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
3. 김종대 국회의원
"사드 배치는 운전면허 없이 자동차 구매한 일!"
4. 민언련의 종편때찌프로젝트
"종편 오보에 야당은 강하게 대응해야!"
5. 황상민의 쥐라기프로젝트
'잠룡의 뇌': 김무성 WPI
6. 정청래의 여의도통신
"더민주 당권의 이모저모?"
7. 몽구타임
"방송에서 볼 수 없는 황 총리의 성주군 방문 현장"
8. 김영주 변호사
"우장창창과 리쌍 공방?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문제!"
●〈한겨레TV〉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goo.gl/vYg2yI한겨레TV 시사탐사쇼!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 1. 파파이스브리핑 "외신이 말하는 박 대통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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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청년 조휘욱, 88일간의 미국 횡단기...당신의 멋진 도전과 끈기에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한번 간 적이 없었고 요즘 초등학생 수준도 안될 거라는 영어실력의 시골청년 조휘욱.
그런 그의 완주에 대한 열정만으로 떠난 88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은 <로스엔젤레스를 시작 -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 라스베가스 - 후버댐 - 그랜드캐년 - 모뉴먼트밸리 - 콜라라도 덴버 - 포트 콜린스 - 링컨 - 오마하 - 시카고 - 클리브랜드 - 나이아가라폭포 - 캐나다 토론토 - 몬트리올 - 퀘벡 - 다시 미국의 ‘메인’ 주 - 보스톤 - 뉴욕>까지였고 미국과 캐나다 18개 주를 지났으며 총이동 거리는 약 7501km(자전거 6691km + 히치하이킹 약 810km)였다.
 ‘후회 없는 인생,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지금도 자주 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도전이었고, 도전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는 계획이었다.
나는 마른 체형에 빈혈은 물론, 피를 흘리면 현기증이 나며 쓰러지는 사람이다. 거의 공황장애에 가까운데 이 덕분에 군대에서 두 번이나 쓰러진 경험이 있는 허약체질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몸은 그렇다 치고, 미국에는 아는 사람도 없다. 수중에 있던 500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예매하고 미국을 횡단하기엔 부실하기 짝이 없는 MTB를 구입(사실 MTB와 유사한제품), 여행을 위한 용품 구입에 있어서 나는 사치와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항공권과 여러 준비물로 여행 총 경비의 절반 가까이를 써버렸으니 말이다. 장비가 남들에 비해 좀 저렴하고 부실하면 어떤가, 행복한 도전을 준비하는 나에게 장비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황량한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해하지 못할 팝송을 들으며 생각에 빠지면......’ 이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여행을 계획하고 출발하기까지 5개월의 시간동안 이런 행복하고 멋진 생각에 실제로 걱정해야 할 것들은 모두 뒷전 이였고 출발 하루 전에서야 비로소 현실을 느끼기 시작했다. 영어도 못하는 내가 자전거와 텐트만 가지고 미국에서 3달을 버티며 LA에서 뉴욕까지 가야만 예약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수 있는데, 이 상황이 하루 전부터는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입국심사는 잘 할지, 내 짐을 잘 찾아서 자전거는 이상 없이 조립을 할 수있을지...... 혼자 떠나는 먼 여정 앞에선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나를두렵게 만들었다.
어쨌든 출발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환승하여 드디어 미국에 도착 했다. 비행기를 타고 환승하고 입국심사와 내 짐을 찾는 것은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었을 뿐 걱정했던 것처럼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LA 국제공항의 한적한 곳으로 나와 자전거를 조립하는데 벌써부터 지나가던 사람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기분 좋게 자전거를 조립하고 여유롭게 미국에서의 첫 페달 질을 해 나아갔다.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경들이 대한민국 시골에서 자란 나에겐 너무나 아름답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도로와 신호등의 구조부터 건물의 느낌,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등 생각보다 더운 날씨였지만 나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했다. LA국제공항에서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생각보다 더웠다. 습도가 높지 않아 불쾌하진 않았지만 5월의 산타모니카 해변은 한국의 여름이나 마찬가지였다. 30kg 이상의 짐을 실은 자전거에 적응하기도 전에 더위에 힘이 빠졌지만 미국에서의 첫 날,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경이 그렇게 신선할 수 없었다.(중략)
사막의 시작 ‘Mojave’
한인타운 내의 찜질방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고 첫 목적지인 데스밸리 방향으로 향했다.
Angeles National Forest를 넘고 Palmdale이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니 넓은 들판이 이어지고 더운 날씨와 맞바람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여 겨우 Mojave에 도착했다. Mojave까지 오는 길은 벌써부터 ‘사막’을 느낄 수 있었고, 40도 가까운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내가봐도 어리석어 보였다. 주유소 가게 앞에 잠시 앉아 있는데 젊은 부부가 오더니 내 자전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세팅이 좋다고 여러 번 말하며, 로스엔젤레스에서 여기까지 온것도 놀랍다고 말했다. 그리고 뉴욕까지 갈 예정이라고 하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행운을빈다고 말해주고 갔다.
해가 중천에 이른 정오,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직진해서 계획대로 데스밸리로 갈 것 인가. 아니면 Las Vegas로 바로 갈 것 인가. 무섭게 뜨거워지는 태양이 두려웠다. 한 시간이넘게 멍하니 앉아 생각을 해 보았지만 어디로든 쉽게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한참의 고민 끝에 한국에서부터 계획해 왔던 데스밸리 정복의 꿈이 자꾸 생각났고, 벌써 지쳐서 녹초가 되었지만 이틀 만에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쉬운 길로 간다면, 나약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날 것도 같으며 시간이 지난 뒤 언젠가는 데스밸리로 가지 않은 것을 후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오후 2시쯤 두려운 마음을 다잡고 지친 몸을 일으켜 데스밸리로 향했다.
끝없는 사막에서의 이틀 밤
끝없이 뻗은 도로를 계속 달리고 또 달려도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심신은 지치기 시작했고 출발 몇 시간 만에 “아, 정말 아니다......”라고 몇 번이고 중얼거린 것 같다. 이미 가지고 있던 물은 뜨거워져 아무리 마셔도 갈증은 가시질 않았다. 주유소 가게만 나타나길 바라며 계속 달렸고 정말 지쳐 한계에 닿아 갈 때쯤 요란한 음악을 틀어놓은 주유소 가게가 나타났다.이 가게에서 물을 2리터는 마셨던 것 같다. 서부 사막에서 마신 얼음물과 시원한 음료수 맛은 정말 최고였다. 출발하기가 두려워 한 시간 이상을 그 요란한 음악을 들으며 또다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겨우 다시 페달을 밞았고 얼마 가지 않아 또다시 잔인할 정도로 곧게 뻗은 도로가 끝없이 펼쳐졌다. 달리고 달릴수록 나는 이런 도로가 끝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해가 저물어 갈 무렵부터는 도로변에 앉아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종종 지나가는 차들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구원의 눈빛만을 보내며 한 시간을 보냈다.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사막에서의 해는 그렇게 저물어가고, 주위 풍경과 공기마저 나에게 묘한 두려움을 가져다 주었다. 여행 중 ‘위급한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대처를 해야겠다’고 여러 상황을 생각해뒀지만, 인기척이라고는 전혀없는 이런 사막의 적막이 주는 두려움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빨리 잠이나 자자.’라는 생각으로 텐트를 치고 들어가니 의외로 마음이 조금 편해졌고 피곤함에 바로 잠이 들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 텐트로 비쳐지는 뜨거운 태양에 도망치듯 정리를 하고 또 사막에서의 하루가 시작됐다. 지나가는 차들이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종종 멈춰선 차들이 물과 음료를 건네며 파이팅을 외쳐 주었다. 이런 황량한 사막의 풍경에 조금씩 매력을 느끼며 지치지만 천천히 전진해 갔다. 달리고 달렸지만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도로 앞에서 자연스레 이 나라의 땅덩어리를 실감하게 되었고 정오에 가까워 질수록 온도는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평균 시속40km로 한참을 간 내리막길. 너무 더운 날씨에 내리막길은 더 이상 바람을 느끼는 휴식의 시간이 아닌지 오래다. “제발 그만......그만......” 숨이 확 막혀오기 시작했다. 바로 데스밸리로 향하는 절정의 구간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힘들고 지치면 멈춰서 그냥 멍하니 앉아있으면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앉아서 가만히 있어도 쓰러질 것 같았다. 평소 더위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마치 찜질방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느낌이랄까? 생각이란 것은 할 수도 없었고 오로지 괴로움만이 느껴지던 그 순간......
주위에 그늘이 없어 할 수 없이 자전거 패니어(자전거 장착용 가방) 밑으로 들어갔다. 수백 미터 마다 한계를 느끼는 것 같아 멈춰서기 바빴다. 패니어 밑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던 중 지나갔던 차가 다시 돌아와 나에게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남아공에서 온 이 두명의 말 뜻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말투에서 나를 많이 걱정해 주는 게 느껴져 고마웠다. 줄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며 행운을 빈다고 말해 주었다.
만 하루 만에 가게가 보였다. 물론 그늘진 곳도 하루 만에 본 것이다. 집은 몇 채 보이지만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곳의 이름은 Trona. 음료 6병을 사 마시고 빈 병을 또 물로 가득 채우고 출발했다. 총 6리터의 물. 물의 무게만 약6kg. 소지품치곤 큰 무게였지만 살아서 여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었다. 다음 가게는 95마일(약150km) 뒤에 있다는 가게 종업원 말에 나는 생사의 갈림길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좀처럼 발이 띄어지지 않았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결국 마을 끝 자락에 문 닫은 가게 앞 그늘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덥지만 나에게 힘이 되는 것은 라면 뿐이었으니까...... 한참을 쉬고 출발했지만 끝없이 뻗은 도로와 더위에 100미터 전진하기도 힘들었다.
오후 2시. 폭염은 절정이고 10km정도의 쭉 뻗은 오르막길이 보였는데, 솔직히 이때는 이미 거리 감각이 없었다. 끝없이 뻗은 도로들을 계속 달리다 보니 이게 몇 km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태양 아래에서는 도저히 쉴 수 없었고 뜨거워진 물은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 몇 십 미터만 숨을 헐떡이며 페달을 밟으면 목이 완전히 말라 버렸다. 급하게 침을 삼키려고 해도 넘어 가지 않아 인상을 쓰고 노력해야 침이 겨우 넘어갔다. 순식간에 목이 막히는 것을 느끼고 고통스럽게 침을 삼켜야 하는 지금, 페달 몇 번 밟고 뜨거워진 물을 한 모금 마셔 목을 적시고.. 불 가마 같은 땅바닥에는 앉을 수도없어 슬리퍼 한 짝을 깔고 앉아 쉬고, 이렇게 겨우 오르막을 거의 다올랐을 때쯤 반대차선에서 오던 차가 멈춰 섰다. 오전에 만났던 남아공 흑인 두 명이었다. 정말 안쓰러운 얼굴로 날 쳐다 보며 데스밸리가 아직 멀었냐고 물으니...... 상당히 미안한 표정으로 솔직히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점점 깊은 사막 속으로 들어 갔다. 차들은 몇 십 분에 한대씩 지나가고 오후 4시쯤 되니 온도는 조금 내려간 것 같았지만 벌써 지칠 대로 지쳤고 반복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인해 계속 거북이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씩 해는 저물어가고 또 다시 두려움이 밀려왔다. 어쩔 수 없이 히치하이킹으로 마을까지 간 뒤에 자야겠다는 생각에 지나가는 차들을 세웠지만 자전거를 실을 수 없어 그냥 보내야 했다. 다행히도 1갤런(약3.78리터) 물을 한 통 얻을 수 있었고 그 사이 차 두 대가 지나갔는데 저기 멀리서 한 차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미국인 세 명과 한국인 여성분이었는데 한국어는 못한다고 했다. 태극기를 보고 반가워서 돌아왔다며 얼음 물과 자두, 음료, 팥죽 캔, 그리고 장거리 라이딩때 물에 타 먹는 약을 주며 뉴욕으로 간다는 나를 많이 응원해주고 동영상과 사진을 찍고는 떠났다. 나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되었던 이분들의 차 뒷모습에 난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1갤런의 물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자두와 팥죽이 너무 먹고 싶어서 길 가에 바로 텐트를 쳤다. 얼음 물도 생겼고 갖고 있던 물이 아직 꽤 있어서 고민 끝에 옷을 모두 벗고 온 몸에 들이 부었다. 그리고 잔잔히 불어오는 사막 바람이 온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시원하게 느껴졌다. 평생 잊지 못할 그 느낌......
텐트 안으로 들어와 얼음 물을 허겁지겁 마시고 자두와 팥죽을 먹었는데 잠시 후 구토가 올라왔다. 자두는 참 맛있었지만 덕분에 누워서 한참을 뒹굴러야 했다. 낮에 물과 음료를 많이 마시다 보니 밤마다 소변 때문에 잠에서 깨는데 이때 본 사막의 밤하늘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피곤함에 제대로 그 장관을 느낄 겨를도 없이 다시 텐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또 다음날, 아침부터 강렬히 내리쬐는 태양아래 다시 천천히 페달 질을 해 나갔다. 20km정도를 달려 갈림길이 나왔는데 데스밸리를 가려면 우회전을 해야 했고 좌회전을 해 5km쯤 가면 주유소 가게가 있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저 멀리 언덕 위에 가게가 보였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 올 자신이 없었다. 트로나 주유소 가게 직원이 말했던 95마일은 아마도 데스밸리까지의 거리를 말했던 것 같았다.100km이상은 달려온 것 같았다. 눈 앞 멀리에 보이는 도로의 거리는 감 잡을 수 없었다.저 멀리 산을 넘으면 데스밸리인데 지난밤 먹은 자두 때문에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고 헛구역질이 계속 나와 벌써 탈진 직전이었다. 큰 이정표 앞으로 진 그늘은 이제 시원하게까지 느껴져 한참을 앉아있었다. 눈앞에 내가 넘어야 할 산은 너무 높게만 느껴져 결국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온 길로는 차가 거의 오지 않았는데 반대쪽 가게가 보이는 방향에서는 차가 종종 보였다. 자전거를 실을 수 없어 몇 대를 그냥 보낸 끝에 반가운 캠핑카가 한대 멈춰 섰다.캠핑카로 산을 넘고 긴 내리막길을 내려와 내렸는데 정말 뜨거웠다. 차에서 잠시나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아서인지 아직 오전인데도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원한 기념품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고 그늘에서 또 한참을 쉬었다.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5월부터 10월 까지는 여행을 삼가 해야 할 정도. 이름 그대로 죽음의 계곡. 여러 관광 포인트가 있겠지만 나는 도저히 여유를 가지고 구경을 할 수 없었다.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큰 모래 언덕이 보여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뛰어 갔다. 종종 지나가는 차들이 멈춰서 사진을 찍지만 이 모래밭까지 와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 뜨거워서 뛰어서 다녀야 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데스밸리를 외치며 왔지만 약간의 여유도 없이 여길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벌써 도망치듯2~3km를 달려왔지만 너무 덥다. “내가 왜 여기까지 온 걸까?”목이 타 들어갈 때마다 어제 얻은 약을 탄 물을 조금씩 마셔서 버틸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달릴 수 없어 다시 또 패니어 밑으로 기어 들어가 쉬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선 가끔 그냥 눈빛만으로도 지나가는 차들을 멈춰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간 차들도 돌아와서 물을 주고 도와 줄게 없는지를 묻는다. 더워서 서있기도 힘든 날씨에 라스베가스까지의 남은 거리는 아직도 약 200km라고 생각하니 더욱 더 움직일 수 없었다. 태양은 머리 꼭대기에 있어 패니어 밑의 그늘은 없어지고 가만히 앉아 있다간 정말 사고가 날 것만 같았다. 주위에 작은 나무 가지들을 꺾어와 작은 그늘을 만들고 그 밑에서 난 죽은 듯 가만히 앉아있었다. 바닥이 뜨거워 여느 때처럼 슬리퍼 한 짝을 깔고 앉았는데 순식간에 슬리퍼가 뜯어져 버렸다.
미래는 생각할 수 없다. 멈춰선 차들에게 시원한 물과 음료만 얻어 마시며 또 한참을 생각 없이 있었다. 그리고 또 가족이 탄 차 한대가 멈춰 섰는데 말투를 봐선 멕시코 사람 같았다. 영어를 하지만 알아 듣기가 참 힘들었는데 대충 내용은 “여기 이렇게 있으면 매우 위험하니 자기 가족들이 가는데 까지 태워 준다”고 했다. 이 상황에서 나는 쓸데없는 고집을 부렸다. 어제부터 거의 한계에 접어든 상태에서 계속 달려와 조금 적응이 됐고 이제 평지에선 차를 얻어 타고 싶지 않았다. 슬리퍼가 끊어져 걷지도 못하지만 나는 계속 괜찮다고 말하고 혼자 갈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렸다. LA에서 왔다는 이 가족에게 Las Vegas로 간다고 말했는데 계속 거부를 해도 극구 말리면서 타라고 했다. 미안한 마음에 거절한 것이지만 자전거까지 들어주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앞 자리엔 자리가 없어 자전거와 같이 뒤 쪽 짐칸에 탔는데 햇빛에 노출된 다리는 타 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가장 높은 썬 크림을 도배하듯 발랐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고 결국 텐트의 후라이를 덮고 Las Vegas로 향했다. 어느 정도 달려 LA로 가는 갈림길에서 내려 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 가족은 나를 라스베가스까지 데려다 주었고 묻고 물어서 한국인의 가게 앞에서 나를 내려주었다.
나 때문에 Las Vegas까지 와 준 ‘레오’ 가족. 한국인이 있는 가게를 찾아와 한국인 아주머니와 통역을 해서 대화를 하는데 NewYork까지 간다는 내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주머니도 왜 그렇게 힘든 걸 도전하냐고 계속 이해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과일도 주시고 많이 걱정해 주셨다.
이렇게 나는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데스밸리 사막을 지날 수 있었고, 데스밸리까지 가는 길은 미국 횡단 중 가장 힘든,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이었다.
조휘욱의 미국 자전거 횡단기 중에서
글: 조휘욱 www.cyworld.com/hingg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