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자 도널드 트럼프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공화당 노선과 결별하는 고립주의 외교 노선과 보호무역 기조를 천명했다. 트럼프는 이것을 “세계주의가 아닌 미국주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명명했다.
트럼프는 21일 클리블랜드 전당대회의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힐러리 클린턴이 이라크,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에서 추진했던 국가건설과 레짐체인지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중동 정책에 대해 그는 지난 15년간 중동에 수조 달러 쏟아붓고 수천명의 미군이 생명을 잃었음에도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했다며 그것이 클린턴의 유산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존에 맺어진 자유무역협정들이 미국 일자리를 유출하고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신 미국 국내의 볼티모어, 시카고, 디트로이트, 퍼거슨의 젊은이들이 좀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더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도시들의 높은 범죄율과 흑인, 히스패닉들의 높은 빈곤율 등 더욱 살기 어려워진 점들을 거론하며 무역 자유화, 이민자 유입 등에 탓을 돌렸다.
해고당한 공장 노동자들과 파괴된 공동체들이 “불공평한 무역협정” 때문에 더욱 고통 받고 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과거 행정부들이 맺은 자유무역협정들은 물론 의회에 계류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모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일자리를 죽인”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클린턴이 지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가 남편 빌 클린턴의 실수를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민자, 난민의 유입 증가로 인해 미국인의 안전이 더욱 위험해지고 저임금, 고실업률이 초래됐다며 이민 규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아웃사이더, 반기득권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논지를 상당 부분 차용했다. 그는 “강자들이 더이상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약자들을 때려눕힐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샌더스 입장에서 (민주당 경선이) 조작됐듯이 나는 우리의 시스템이 얼마나 조작돼 있는지 봐왔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가진 특수이해관계 세력들이 미국 정치, 경제의 시스템을 조작하고 있다”며 “기업과 주류언론, 거대 후원자들이 모두 클린턴 뒤에 줄을 서서 그를 조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역이라는 가장 큰 이슈를 바로잡을 것이기 때문에 샌더스 지지자들이 우리 운동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클린턴 캠페인의 “나는 그녀와 함께 한다(I am with Her)” 구호를 비판하며 “나는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되겠다(I am your voice)”는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의 이러한 레토릭은 샌더스가 클린턴을 지지 선언한 뒤 더욱 강해지고 있다. 샌더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그의 당선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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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221159001&code=970201&nv=stand#csidx70f0a6c2ec5b3069c5c59b88c1ed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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