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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터키 쿠데타는 ‘자작극’이다... 외신이 이렇게 주장하는 5가지 이유
- Fact
-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를 두고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 이후 군인, 교사, 공무원, 언론인, 법조인 등 6만명을 구속하고 내쫓는 숙청을 단행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엔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작극’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이 그렇게 보는 5가지 이유를 광고없는언론 팩트올(FACTOLL)이 정리했다.
- View
- 15일 터키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관련해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쿠데타가 발생 6시간 만에 너무나 손쉽게 진압됐기 때문이다.쿠데타가 발생하면 권력자들은 대부분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의 제3국으로 피신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12년 동안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62)은 태연하게 수도로 복귀해, 외신과 인터뷰를 하고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대통령은 커녕 총리조차도 쿠데타군에 잡히지 않았다.“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권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이런 이상한 상황 때문이다.photo=telegraph.co.uk의심하는 여론① 터키인 32% “대통령의 자작극”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각) ‘터키에서 전쟁의 안개가 물러나자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Turkey conspiracy theories proliferate as fog of war recedes)는 기사를 보도했다.FT는 런던에 있는 여론조사업체 스트리트비스(Streetbees)의 설문 조사를 인용했다. 이 업체는 터키인 2832명을 대상으로 “쿠데타의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설문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47%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인 페툴라 귤렌(75)을 지목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32%는 “에르도안 대통령 자신이 배후”라고 답했다.귤렌은 2008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최고 100대 지성’ 투표에서 노엄 촘스키 등 세계적 학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슬람 사상가다. 귤렌은 1999년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인의 32%는 귤렌이 아니라 에르도안 정권의 자작극이 이번 쿠데타의 ‘실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photo=cnn.com의심하는 여론②/ “쿠데타가 이상할 정도로 허술하다”펜실베이니아주에 머물고 있는 페툴라 귤렌도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귤렌은 1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쿠데타가 터키 정부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다”(Turkey coup may have been ‘staged’ by Erdoğan regime)며 “이는 나와 내 추종자들에 대한 더 심한 탄압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귤렌의 언론 고문인 알프 아슬란도간(Alp Aslandogan)도 시각을 같이 했다. 그는 “쿠데타가 허술하게 계획된 것 같다”(The coup appears to be poorly planned)면서 “모든 것이 에르도안의 손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디언에 “쿠데타와 관련 많은 의문점이 있다”고 했지만 그 의문점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의심하는 여론③/ 쿠데타 첩보를 미리 알고 있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가 일어나던 15일 휴가 중이었다. 그는 터키 서남부 휴양지 마르마리스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이와 관련, 중동의 영자매체 더네이셔널(thenational)은 19일(현지시각)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군 세력이 호텔에 들이닥치기 몇 분전에 이스탄불로 향하는 비행기로 도망쳤다”고 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리조트에 10~15분만 더 머물렀다면, 쿠데타 세력에 잡혔거나, 죽었을 것”(Had I stayed 10, 15 additional minutes, I would have been killed or I would have been taken)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움직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와 달리 “터키 군 수뇌부가 쿠데타 모의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뒤를 이었다. 터키 매체 휴리엣데일리뉴스는 19일 군 발표를 인용 “15일 쿠데타 시도가 일어나기 몇 시간 전, 군 수뇌부가 이미 첩보를 받았다”며 “전군 부대에 모든 항공기와 무장차량 활동을 금지하도록 명령했다”고 전했다.군 수뇌부가 첩보를 입수했다면, 대통령이 사전에 쿠데타 시도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이는 “쿠데타 세력에 잡혔거나, 죽었을 것”이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과 상반된다.photo=independent.co.uk의심하는 여론④/ 쿠데타군 전투기가 대통령을 봐줬다?쿠데타가 발생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둘러 휴양지를 빠져 나와, 전용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급히 복귀했다. 이때 쿠데타군의 F-16 전투기 2대가 대통령 전용기를 따라 붙었다. 하지만 전용기를 격추하지 않았다.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각) “쿠데타 세력이 전용기에 폭격을 가하지 않은 점이 미스터리”(Why they didn't fire is a mystery)라고 꼬집었다.의심하는 여론⑤/ 쿠데타가 신의 선물?... 대통령의 의미심장한 발언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뱉은 말도 의심을 사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는 새로운 터키를 계획하기 위해 신이 내린 선물(a Gift from God)”이라고 말했다.쿠데타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나아가 피의 숙청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두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한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마치 쿠데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뉘앙스처럼 들린다.에르도안 대통령의 ‘꽃놀이패’(?)를 짐작하게 하는 보도도 있다. 프랑스방송 ‘프랑스24’는 19일 (현지시각) “쿠데타가 일어나던 밤 터키의 소셜미디어에는 ‘쿠데타가 아니라 공연장(It's not a coup but theatre)’이라는 말이 나돌았다”고 했다. 이번 쿠데타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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