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잘했다 52.5%, 잘했다 19.1% 文 대통령 지지율도 회담과 함께 상승세 한미 정상회담도 있어 文 지지율 더 오를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택수(리얼미터 대표)
이택수의 여론.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 불러보죠.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택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말 궁금합니다. 오늘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이 정상 회담의 선언문을 들은 거는 어제가 아니라 그제였으니까 사실은 인지를 하고 어제는 여론조사를 돌릴 만했네요.
◆ 이택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조사하셨어요?
◆ 이택수> 어제 9월 20일이었죠. 전국 19세 이상 남녀 5922명에게 접촉을 해서 501명이 최종 응답 완료했습니다. 8.5%의 응답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였고 전화 면접 응답과 자동 응답 혼용 방식이었습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남북 정상이 평양 공동 선언을 발표한 가운데 2박 3일 동안 회담 일정이 끝났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번 평양 남북 정상 회담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렇게 물었는데요. 매우 잘했다, 잘한 편이다, 잘 못한 편이다. 매우 잘 못했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다섯 가지 보기였습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만 정리합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여러분. "2박 3일 동안의 회담이 오늘 끝납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번 평양 남북 정상 회담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 이택수> 긍정 평가가 71.6%로 매우 높게 나타났고요. 부정 평가가 22.1%로 50%포인트가량 적게 나타났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우 잘했다는 의견이 무려 52.5%로 나타났고요. 잘한 편이다라는 의견이 19.1%로 나타났습니다. 도합 71.6%. 10명 중의 7명가량이 긍정 평가를 했고요. 매우 잘 못했다는 의견은 13%. 잘 못한 편이다 9.1%. 합쳐서 22.1%가 부정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매우 잘했다가 가장 높게 나타났네요. 52.5%. 잘한 편이다가 19.1. 합쳐서 71.6%가 긍정, 잘했다 평가. 반면에 매우 잘못 13, 잘 못한 편 9.1. 합해서 22.1. 이 71%. 71.6%라는 수치라면 이 여론조사계에서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 거예요. 이거 압도적이라고 봅니까? 아니면 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까? 어떻게 평가하는 수치입니까?
◆ 이택수> 상당히 높다고 봐야 되겠죠. 전날 저희가 '비핵화 전 남북 교류 확대' 이 여론에서도 59:29로 찬성이 높았는데 사실 대략 6:3 정도 비율이면 높은 편이라고 보는데요. 지금 오늘 결과는 72:22. 50%가량 차이이기 때문에 2배도 훨씬 넘는 것이죠. 압도적인 여론이라고까지는 볼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매우 높은, 다른 여느 조사보다, 결과보다는 매우 높은 긍정 평가가 나타났다. 이렇게 평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면 뭐 상당히 높은, 상당히 높은 수의 국민들이 잘했다 칭찬을 하고 계신다 이런 말씀.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 이택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저희가 어제 주중 집계를 발표했는데,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집계가 59.4%로 마감이 됐다고 어제 말씀했는데요. 저희가 어제 일간 조사를 추가로 했는데 어제 조사에서는 63%가량으로 더 높아졌습니다.
◇ 김현정> 어제 하루 조사로 봤을 때 63% 지지율.
◆ 이택수> 그렇기 때문에 오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지게 돼서 이제 다음 주 월요일날 저희가 공식 발표할 주간 집계(월~금)에서는 모처럼 60%대를 회복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지금 정상 회담을 보느라 아직 실감이 안 나지만 다음 주가 추석 연휴 아닙니까? 추석 명절 쭉 보내고 나면 한 5일 이렇게 보내고 나면 거기서 전국의 여론이 한바탕 뒤섞이잖아요.
◆ 이택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게 또 상당히 여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기간이네요?
◆ 이택수> 연휴, 추석이라든지 또 구정 연휴 때는 사실 밥상머리 민심이라고 하죠. 가장 많이 논의가 되는 게 사실 정치권 이슈입니다. 그래서 이번 정상 회담이 제1의 화두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고 이런 여론 동향이라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들어서는 한 6주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번 주 모처럼 크게 반등하고 있는데 아마 또 다음 주에는 UN 총회가 있고요. 계속 한미 정상 회담도, 양자 회담도 다음 주에 추석 연휴 기간에 있을 것 같은데 당분간은 반등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전망되고 있습니다.
19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차려진 3차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모인 기자들에게서 탄성이 나왔다. 평양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일 함께 백두산을 오르겠다고 발표하고 나서다.
오전 남북 정상이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김 위원장이 직접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기자들을 놀라게 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프레스센터에 모인 전문가들과 외신 기자들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다만 추가 북미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중이 중요한 만큼 아직 100%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종의 승리와 같다.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미래 청사진을 그린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고 한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남북관계가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기쁨을 표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사항 발표 1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폐쇄하는 데도 합의했다"며 "남북이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 개최를 신청하기로 했다. 흥미진진하다"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와 김정은은 100% 만난다. 추가 북미 정상회담은 절대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회담 결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간선거 직전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대법관 지명자 스캔들 문제, 지지율 하락 등 트럼프가 안고 있는 미국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카지아니스 국장의 분석이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팀 셔록도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군사적, 경제적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비핵과 과정이 잘 설명된 것 등 합의사항에 대해 감동받았고, 이런 것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에게 점검을 허용한 것은 예전과 다른 큰 양보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팀 셔록은 문 대통령이 발언 마지막 부분에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핵시설을 폐기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여전히 미국 측의 제재완화나 북미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등 추가적인 제스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려면 개최 전 북미간 추가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2주 전 폼페이오의 방문을 취소한 것만 봐도 트럼프는 아직 (북미관계)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보다는 신중한 태도다.
외신기자들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 봤을까.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일본 북해도신문 서울지국장 코사카히로시는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남북관계는 1보 진전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비핵화 문제가 어디까지 진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원했던 핵신고 리스트에 대해 이번 발표에서는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북미회담 개최 여부는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대만 방송국 CTS의 사라 썬 기자는 "남북이 모두 성의를 보여 줬다. 회담을 하고 바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좋은 역할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세 명이 같이 회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외신기자이면서 최근 국내 언론 보도의 부정확성에 쓴소리를 해 화제가 됐던 BBC 서울특파원 로라비커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평양 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문가들의 참관을 허용한 것은 분명한 진전이고 미국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되겠지만, 보유한 무기 리스트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평양정상회담] 손 잡은 남북정상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를 관람 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실시간 중계 모니터 캡처. xyz@yna.co.kr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동취재단 이정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시민 앞에서 뜻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면서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에 훌륭한 화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를 동반 관람한 뒤 문 대통령을 평양시민에게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또 "평양시 각계 각층 인민들이 오늘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모여 모두가 하나와 같은 모습, 하나와 같은 마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을 따뜻하고 열렬하게 환영해 맞아주시는 모습 보니 감격스러움으로 하여 넘쳐나는 기쁨을 다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늘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의 여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냈다"면서 "오늘의 이 귀중한 또 한걸음의 전진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노력에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양시민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에 다시 한번 뜨겁고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평양정상회담] 북 주민에게 인사하는 남북정상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를 관람 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며 주민들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실시간 중계 모니터 캡처. xyz@yna.co.kr
앞서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의 서민식당 찾은 바 있다. 북한에서 서민식당을 찾은 우리나라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날 방문 때 식당에는 가족 단위의 평양 시민들이 여럿 있었다. 이번에 찾은 식당의 인기요리는 철갑상어회로, 소(小)자 기준은 북한 화폐로 700원 정도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음식 맛있습니까? 우리도 맛 보러왔습니다" 등 인사를 건넸고,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 시민들은 따라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뒤늦게 식당에 도착한 김 위원장 부부를 만나서는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 아닙니까. 먼저 와서 둘러봤습니다"라며 반갑게 맞았다.
양 정상 부부가 식당 내부를 둘러볼 때 시민들은 "만세" 등을 외치며 환호했고 울먹거리는 시민도 일부 눈에 띄었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우리 측 공식수행원들이 함께 했다.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언론계가 눈여겨볼 인사가 있다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인 홍 회장은 원로자문단 자격으로 특별수행원 52명에 포함됐다.
홍 회장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에 가서 미국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 북으로부터 답을 얻은 뒤 그걸 기초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지난 12일 한국외대 특강에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국가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흡수통일·적화통일 이야기는 다 잊어야 한다. 평화를 만들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 주장하며 대북·외교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지난 1년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창의적 노력과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없이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문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출마설이 돌았던 홍 회장은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 적어도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문재인정부와 발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장관’ 군번은 지났다는 홍 회장이 평양행을 앞두고 꿈꾼 그림은 무엇이었을까. 적절한 시점에서의 ‘등판’일수도 있고, 또는 누군가와의 ‘화해’일수도 있다.
▲ 지난 9월18일 오전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평양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북길에 오른 모습.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홍석현은 사실상 삼성으로부터 해고됐다.”
경제인 자격으로 특별수행원에 합류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평양행이 달갑지 않았을 텐데 그 중 홍 회장과 함께 방북길에 오른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홍석현 회장이 지난해 3월 중앙일보·JTBC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삼성 사정에 밝은 한 기자는 당시 상황을 “해고”라는 표현으로 진단했다.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을 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홍 회장이 해고당했다는 의미였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법정에서 2016년 2월15일 대통령 박근혜씨와 독대 자리에서 박씨가 JTBC를 두고 ‘이적단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흥분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박씨로부터 “홍석현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느냐. 중앙일보 자회사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 이날 독대의 목적은 손석희 사장 교체 요구였는데 비단 박씨만의 요구사안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삼성비판보도를 앞장서온 JTBC가 눈엣가시였다. 그러나 홍 회장은 결과적으로 손 사장을 건드리지 않았다.
국정농단 국면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앞장서서 비판 보도했던 JTBC가 ‘외삼촌이 세운 회사’라는 점에서 삼성家의 당황스러움과 분노는 상당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2월5일 구속 수감되며 이 감정은 정점을 찍었을 것이다. 그 뒤 홍석현 회장은 쫓겨나듯 삼성생명일보 집무실을 떠나야 했고 삼성의 광고 지원은 급감했다. 중앙일보가 있던 삼성생명빌딩은 중앙일보 로고까지 떼버렸다. 그 후 홍 회장은 그해 4월16일 유튜브를 통해 JTBC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커밍아웃’했다. 홍 회장은 “언론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외압을 받아 앵커를 교체한다는 건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다. 시대착오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후 이 부회장은 구속 353일 뒤인 지난 2월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두 사람이 공식행사에 함께 동행 하는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 평양행이 처음이다. 삼성家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행보다 홍 회장과 이 부회장이 함께 방북 길에 오른 사실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 지난 9월18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양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북길에 오른 모습.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 부회장의 평양행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다시 감옥에 들어가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는 백두산 정상에라도 따라갈 것이다. 그리고 의도치 않았던 홍 회장과의 공개만남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이 부회장에게 달렸다. 두 사람 모두 어색한 공기를 털어내려 손석희 사장을 점잖게 욕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