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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rch 17, 2018

"아버지가 또 태극기집회에 가셨다" 가족갈등과 노인소외

[경향신문] ·부모세대의 “박근혜 탄핵 무효” 주장에 답답하고 속상한 자식세대
김은주씨(39)의 아버지는 또다시 작은 등산배낭을 주섬주섬 싸기 시작했다. 배낭 안에는 우엉차가 담긴 보온병과 말린사과, OO일보가 차곡차곡 담겼다. 배낭에는 어머니가 직접 실로 꿰매준 태극기 패치 2개가 붙어 있다. 아버지는 그것도 모자라 태극기 깃발 2개를 구해왔다. 김씨는 10개월된 아이를 돌보는 척하며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딸이 들으란 듯이 큰 목소리를 냈다. “어디 감히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자기네 마음대로 쫓아내! 문재인도 대화합을 위해 지금이라도 물러나고….” 어머니가 다급하게 말리신다. 어머니 배모씨(67)는 “내가 당신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든 뭐라고 한 적이 있냐”며 “제발 집안에서는 큰소리 안 나게 얼른 나가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년인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대한애국당 주최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아버지에게 태극기집회는 일종의 신념” 김씨의 아버지는 ‘태극기 부대원’이다. 그것도 열성당원이다. 어머니의 말을 빌리면 ‘집에서 하루종일 텔레비전 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휴대전화 동영상을 크게 틀어놓고 가짜뉴스를 보고’ 계신다. 김씨가 퇴근하고 돌아올 때마다 아버지는 휴대전화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했다는 가짜뉴스를 보며 흥분하고, 중국에 의해 강제북송된 탈북여성들이 북한당국에 의해 공개처형됐다는 가짜뉴스를 보며 “빨갱이들은 북한에 가야 한다”고 외쳤다. 주말이면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다. 아버지는 지난 3월 1일에도, 3월 10일에도 광화문광장 등 집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다녔다. 김씨는 “아버지에게 태극기 집회는 일종의 신념인 것 같다”고 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툭하면 “네가 아무리 철이 없다고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모든 대화가 기-승-전-박근혜 무죄석방이었다. 김씨가 “차라리 종편을 보시라”고 해도 그의 아버지는 “종편도 자기 살 길 찾는다고 정권에 아부나 하고 거짓뉴스만 내보낸다”며 보지 않았다.
김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김씨에게 아버지는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였다. 주말이면 항상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몸이 약했던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살림도 맡아하실 정도로 가정적인 분이셨다. 그러나 김씨의 아버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움직임을 기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경상도 출신인 아버지와는 원래부터 정치성향이 맞지 않았지만 갈등을 빚을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이후 자꾸 밖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들어와 진실인 것처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의 맞불집회로 시작된 태극기 집회가 매주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벌어진 지 1년이 흘렀다. 그 사이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부모와 이를 말리는 자식이 공존하는 가정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41)은 “결혼 후 독립해 살면서 부모님과 왕래가 많지는 않았다”면서 “지난 설 명절 때 고향을 찾았다가 방안에 ‘탄핵 무효’가 붙은 아버지의 모자를 보고 아버지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나흘에 한 번씩 이상한 동영상을 보내는 것을 보고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문자에는 박근혜 대통령 무죄사면 및 문재인 대통령 파면 주장부터 19대 대선 부정선거 등 각종 가짜뉴스들이 들어 있었다.
서울 종로의 한 공원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노인들 모습./김창길 기자
동년배 5070세대 가운데서도 소수파 노인들은 왜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것일까. 최종숙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은 <‘촛불’, ‘태극기’, 그리고 5070세대 공감> 보고서를 통해 노인층의 소외감에 주목했다. 태극기 집회를 구성하는 절대다수는 5070세대다. 한국갤럽보고서 데일리 오피니언의 연령별 박근혜 탄핵 찬반 정도를 살펴보면 2016년 12월 2주차부터 2017년 3월 1주차까지 20~40대는 10% 미만(2~9%)이 탄핵에 반대한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탄핵 반대 의견이 17%(2016년 12월 2주차)→24%(2017년 2월 2주차)→28%(2017년 3월 1주차)로 점차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에서는 33%→31%→39%로 탄핵 반대의견이 증가했다. 최 연구원은 “5070세대 가운데서도 촛불쪽에 가담한 수가 더 많다는 점에서 태극기를 든 5070세대는 자신의 동년배 가운데서도 소수파에 해당한다”고 전제했다. 다만 태극기 집회는 오롯이 연장자 세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눈에 띄는 점으로 태극기 집회에서 나오는 ‘색깔론’을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쟁점은 북한과는 관련이 없음에도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는 ‘종북주의자’, ‘빨갱이’라는 말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는 색깔론이 태극기 부대를 결집시키는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리포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5070세대는 6·25전쟁을 직접 경험했거나 간접 경험한 전쟁세대 내지는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다. 전쟁에 대한 공포를 간직한 세대이다 보니 안보문제, 색깔론은 언제든지 5070세대를 동원하고 결집시키는 중요한 기제가 되고 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과)는 저서 <세대게임>에서 ‘박정희-육영수-박근혜’로 이뤄진 신성한 삼위일체가 5070세대들에게 제공하는 의미를 강조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의 딸에 대한 비판은 곧 자신들이 힘겹게 일궈놓은 지난 세월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5070세대들은 사실을 보려 하지 않고 애초에 믿던 것을 계속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상식 바깥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고, 이 지점에서는 태극기 집회 자체의 비상식성만큼이나 타협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5070세대들이 과거의 영광에 과몰입된 채 태극기 집회에 열광하는 이유를 현재에서 찾았다. 즉 노인들은 현재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노인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노인을 ‘틀딱(노인들이 주로 착용하는 틀니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를 줄인 말)’으로 비하하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노인이 공경의 대상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노인은 점차 더 소외되면서 반작용처럼 태극기 집회에 열광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방희명 남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현재의 노인들은 자신들의 생물학적·심리적 노화는 받아들이려 하지만 사회적 노화를 인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자신들의 노력이 인정 받지 못한 채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를 집회를 통해 표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부모세대의 다른 삶 이해해야”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달리 갈 곳이 없다. 사회적으로도 소외돼 있다.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60여명의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었다. 본인의 이름을 류시도(82)라고 밝힌 한 노인은 “탑골공원에 오는 대다수의 노인들은 갈 곳도 없고 그저 시간 때우기에 좋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며 “탑골공원 정화공사를 한답시고 있던 벤치를 다 뜯어내는 바람에 죄다 동상 계단에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전부터 태극기 집회에 참가해 왔다는 박모씨(79)는 “여기 노인네들은 태극기 집회가 뭔지도 모르고 가는 양반들도 많다”면서 “예전에 통진당(통합진보당)이 여기 앞에 와서 노인들한테 빵이랑 주스를 준다고 해서 죄다 갔다 왔는데 그 사람들이 통진당이 뭔지 알아서 다녀 왔겠냐”고 했다. 박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좌우 대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불쌍한 박근혜 대통령을 무죄석방하고, 자진사퇴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했다. 손병희 동상 앞에 앉아 있던 박충근씨(83)는 “우리가 (태극기 집회를) 가든 말든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들고 온 서류가방에서 끊임없이 감말랭이를 꺼내 먹으며 주변 노인들에게 권했다. ‘서로 아는 사이시냐’는 물음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갈 데가 없어서 오는 사람”이라며 “이름도 모른다”고 했다.
서울시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종묘 탑골공원 주변 어르신 여가복지시설 인프라 구축방안’에 따르면 종묘·탑골공원 일대를 방문하는 노인은 하루 6000여명에 달한다. 서울연구원 측은 “탑골공원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출근하듯이 공원을 방문하는 적극적 이용자층”으로 분석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 중 상당수는 ‘이야기 상대가 있어서(5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시설이 있고(53.5%), 집 주변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것(28.3%)도 탑골공원을 찾는 이유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평균적으로 오전 11시30분에 도착해 오후 4시에 집으로 돌아갔다. 결국 매일 6000여명의 노인이 갈 곳이 없어 하루종일 탑골공원 주변을 돌아다니다 귀가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탑골공원 맞은편 롯데리아 1층 매장과 KFC 2층 역시 1000~15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자리를 지키는 노인들로 가득했다.
방 교수는 “도시화가 덜 된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공동체의 삶을 추구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광역단위의 도시 속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파편화된 삶에 적응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극빈층·차상위계층의 노인들은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적당히 먹고 살 만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노인들은 오히려 사회복지 시스템에서 소외된 경향이 있고, 이것이 집회를 통한 분노 표출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노인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문화시설 및 복지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정 내에서도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노인들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은 “사람들마다 각자가 추구하는 정치노선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게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싸움이 벌어진다”면서 “자식세대들은 부모가 살아온 삶이 자신의 삶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가짜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주장하더라도 내 틀 안에 넣고 부모를 평가하려 하기보다는 대화의 주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면 갈등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성추행 의혹' 한국외대 교수 자택서 숨져…"미안하다" 유서(종합) 한국외대 "고인 관련 조사 중단"…경찰,사인 등 조사중

© News1

학생들을 성추행 한 의혹을 받은 한국외대 A교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수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여보 미안하다'등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미투 관련 의혹이 제기된 A교수가 오늘 유명을 달리했다"며 "A교수는 교육자로서 의혹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 관련 조사를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관계자는 "(A교수와 관련된) 신고를 오후 1시쯤 받았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외상과 외부 침임 흔적이 없어 스스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여보 미안하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외출에서 돌아온 A 교수 부인이 주방 옆 보일러실 쪽에 쓰러져 있는 남편을 발견, 119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한편 A교수는 지난 15일 페이스북 '한국외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학생 3명의 글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의혹을 받았다. 해당 글에서 학생 B씨는 "A교수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두 차례 했다"며 "저를 뒤에서 안은 채 제 손에 있던 펜을 가져간 뒤 제 종이에 필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 C씨는 "A교수는 이 학과의 왕이었다"며 "'립스틱을 바르면 남자친구가 너무 먹음직스럽게 생각하지 않겠냐'며 모욕적인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학생 D씨는 2016년 수업 도중 당한 성희롱 피해 사실을 소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외대 측은 지난 15일 "다음주 안으로 A교수에 대한 별도 조사팀이 꾸려져 진상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jinlee@

포스코 비리 불똥, 안철수에게 튀기 시작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에 이사회의장으로 승인

'MB맨'인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비리와 관련, 출국금지를 당하는 등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정 전 회장이 무차별적 M&A(기업 입수합병)을 단행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과정에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도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05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총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특히 포스코를 결정적으로 부실화시킨 성진지오텍, 대우인터내셔널 등 포스코의 대형 M&A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2010년 2월~2011년 2월에 이사회 의장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2005년 처음 포스코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벤처신화의 주역이었던 그는 포스코 최초의 40대 사외이사였다. 그는 포스코 사외이사가 된 뒤 한달만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2008년까지 3년여간 미국에 체류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에 포스코 이사회가 열리면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 이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3년여의 유학생활 중 총 22회 개최된 포스코 이사회에 19번 참석했으며, 포스코는 그때마다 대부분 1등석 항공기 좌석을 끊어주었다. 포스코는 항공료외에 연봉을 비롯해 스톡옵션(2000주), 품위유지비 등을 지급했다.

이같은 특급대우에 대해 2012년 대선때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지금 논란이 되는 대목은 2009년 정준양이 포스코 회장이 되는 과정 및 그이후에 보인 안 의원의 행보다. 

안 의원은 2009년 2월 이구택 포스코회장이 '왕차관'인 박영준, MB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회장 등 MB정권 실세들의 전방위 압력에 임기 도중에 사퇴하고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회장에 선임되는 과정에 정권 외압설이 불거졌을 때 언론에 직접 등장해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09년 2월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보도와는 달리 지금까지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정치권의 개입에 관한 어떠한 조짐도 느끼지 못했다"며 이구택 사퇴 압력설을 부인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어떤 특정 후보가 적합하다는 발언을 하거나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적은 전혀 없었다는 점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정준양 회장 낙하산설도 일축했다.

그후 정준양이 회장이 된 후 안 의원은 계속 사외이사를 맡았고, 2010년에는 이사회 의장까지 됐다.

2012년 대선때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안 의원의 포스코 사외이사 경력은 새누리당의 집중포화 대상이었다. 그해 10월8일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고, 특히 정준양 회장이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늘릴 때 안 의원이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집중 질타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포스코는 안 원장의 사외이사 시절 27개의 자회사를 만들었고, 특히 안철수 후보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기간(2010년 2월~2011년 2월) 동안 승인된 16개의 자회사를 포함해 총 43개의 자회사를 늘렸음에도 안 후보는 한마디도 반대를 표시하지 않았다. 

특히 정권실세 개입으로 부도직전의 부실기업을 고가로 인수하면서 지금까지 포스코에 6천억원대 손실을 끼친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중인 성진지오텍도 안 의원이 이사회 의장이던 2010년 3월 사전심의를 통해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인수를 승인했다. 하지만 당시 성진지오텍은 부채비율만 1,613%에 달해 회계법인 등도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사안이었다.

안 의원은 포스코 사외이사 재직 동안 이사회 안건 240여 건 중에서 3건만 반대했다. 그가 반대한 안건은 ‘포스텍 국제관·기숙사 건립을 위한 시설비 출연계획 반대(2005년 10월 21일)’, ‘연말 이웃돕기 성금 출연 반대(2006년 12월 19일)’, ‘이사회 운영 개선안 반대(2009년 12월 19일)’ 등이었다고 새누리당은 힐난했다.

재계 등에서는 검찰이 성진지오텍 수사 등에서 정준양 전 회장의 배임이나 횡령 혐의를 밝혀낸다면 당시 ‘거수기’ 역할을 한 이사회도 책임 추궁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안 의원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12년 9월20일 오전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Friday, March 16, 2018

하일지 교수 "인민재판 옳지 않아"…하일지 성윤리위 회부

hailji
(Photo : ⓒSBS '뉴스8' 보도화면 캡처)
▲하일지 교수가 '미투' 관련 발언논란에 휩싸였다. 하일지 교수(동덕여자대학교)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 2차 가해를 입히는 발언을 해 학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지난 15일 SBS '뉴스8'이 보도했다. 학내 논란이 되자 동덕여자대학교 측은 하일지 교수를 성 윤리위에 회부에 사실관계 확인 등 진상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일지 교수가 '미투' 관련 발언논란에 휩싸였다. 하일지 교수(동덕여자대학교)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 2차 가해를 입히는 발언을 해 학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지난 15일 SBS '뉴스8'이 보도했다. 학내 논란이 되자 동덕여자대학교 측은 하일지 교수를 성 윤리위에 회부에 사실관계 확인 등 진상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의하면 동덕여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하일지 교수는 강의 중 김유정 '동백꽃' 자료로 활용하면서 "'동백꽃은 점순이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하고 감자로 꼬시려는 내용이다. 총각도 미투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씨가 실명을 밝히면서 폭로한 이유는 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다. 질투심 때문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하일지 교수는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와 내연녀 사이의 진실공방이었으면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겠지, 재미없어했겠지"라며 "안희정 사건 피해자를 알고 보니 이혼녀"라며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하일지 교수는 또 한 학생이 수업 중 나가자 "방금 나간 학생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라며 "저렇게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는 내용도 적혔다.
하일지 교수는 자신의 발언논란과 관련해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억은 잘 못 하겠는데 유사한 워딩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도는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식으로 요약해 공개하고 망신을 주었더라. 한 부분을 갖고 이렇게 망신 주는 문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건 인민재판이랑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 교수는 "소설가는 인간의 진실을 탐구하는 것이며 통념에 따라 누구는 나쁜 사람이고, 누구는 좋은 사람이라고 흑백 논리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려던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것은 사실이고, 가급적 피해갔으면 좋았을 텐데 실수를 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교일 검찰과 소환 놓고 기싸움? 최교일 나와라 vs 서면으로 하자!

최교일 출석하라! vs. 최교일 “서면조사로 하자!”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검찰이 최교일 의원 출석을 요구했지만 최교일 의원은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최교일 의원은 서지현 현직 검사가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이른바 ‘안태근 성추행 사건’ 무마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런 최교일 의원의 검찰 수사 비협조에 대해 후배 임은정 검사가 따끔하게 쓴소리를 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의혹 규명을 위해 최교일 의원(55·사법연수원 15기)이 직접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교일 의원은 서면조사로 충분하다며 검찰 출석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검찰과 최교일 의원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교일 의원은 왜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일까?
최교일 의원은 검찰 출석을 강제할 수 없는 참고인 신분이어서 양측이 조사일정을 좀처럼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교일 의원이 피의자 신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교일 의원이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에 나설 수 있지만, 최교일 의원은 참고인 신분인 거다.

임은정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교일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진상조사단장님의 경질을 요구했던 저이지만,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한 수사 협조는 검사로서가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진상조사단의 이런 저런 요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은정 검사는 이어 최교일 의원을 향해 “검찰 출신 선배님으로,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으로서의 비협조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모습”이라고 최교일 의원의 출석불응 행태를 따끔하게 꼬집으면서 “작년 7월 제가 내부게시판에 이 사례를 소개했을 때, 지금처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면, 최교일 전 검찰국장님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행위는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이어서 소환이 쉬웠을텐데 너무도 아쉽다”고 했다. 만일 임은정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최교일 의원은 피의자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임은정 검사는 또한 “자유한국당에서도 미투에 동참한 이 때에, (최교일 의원) 검찰 후배로서, 사건 관련자 중 한 사람으로,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최교일 의원님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정문일침했다.

이처럼, 검사장 시절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 최교일 의원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자 최교일 의원 소환조사가 지연되면서 성추행 의혹 당사자인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조사단)은 최교일 의원과 조사 방식을 조율 중이나 최교일 의원 측이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최교일 의원에 대한 조사 방식이 최종 정해진 다음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조사단은 여전히 최교일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사는 답보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교일 의원은 검찰 조사에 협조할 마음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애초 최교일 의원에게 지난주 초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교일 의원은 검찰 소환을 거부하며 서면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사단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며 최교일 의원 출석을 압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교일 의원이 지난 2010년 12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감찰관실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인 안태근 전 검사장이 2개월 전 한 장례식장에서 술에 취한 채 당시 서울북부지검의 서지현(45·33기) 검사(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었다. 법무부 감찰관실 소속 한 검사는 법무심의관실 소속이던 임은정(44·30기) 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게 ‘장례식장에서 간부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데 수도권 여검사로 보이는 피해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임은정 부부장검사는 서지현 검사를 접촉한 당일 최교일 의원이 전화해 집무실로 호출한 뒤 감찰 중단을 종용했다고 주장한다. 최교일 의원이 임은정 부부장검사의 어깨를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라고 호통치며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최교일 의원이 펄펄 뛰었다는 거다.

이후 임은정 부부장검사는 피해자 탐문을 요청한 감찰관실 검사에게 최교일 의원과 있었던 상황을 모두 전했고 감찰이 결론 없이 종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교일 의원은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사건으로 임은정 부부장검사와 대화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감찰 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펄펄 뛰면서 반박한다. 또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을 전혀 몰랐다는 게 최교일 의원의 주장이다.

최교일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만약에 내가(최교일 의원) 임은정 부부장검사를 그렇게 불러서 (성추행)시범을 보이며 호통을 치고 (감찰)은폐 행위를 했다면 당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상 부하 직원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고 부속실을 통해 연락하며 ‘자네’라는 표현도 쓰지 않는다고 최교일 의원은 주장했다.

최교일 의원의 전면 부인에도 조사단은 의혹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최교일 의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기억을 환기할 예정”이라며 최교일 의원 관련 의혹 입증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사단은 2010년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또 당시 감찰관실에 근무한 검사들과 서지현 검사에게 접촉한 임은정 부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최교일 의원에 대한 직접조사만 남았다는 게 조사단 설명인데 최교일 의원이 전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모양세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가족범죄단의 법인 공금횡령...김윤옥, 다스 법인카드로 10년간 4억 썼다


 
[앵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로 보는 유력한 증거를 KBS 취재팀이 확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다스의 법인 카드를 10년 넘게 사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다스가 결제해 준 금액이 4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연관 기사] [뉴스9] [단독] 인출 못 한 임대료만 15억…곳곳 MB 차명재산 의혹

김윤옥 여사의 다스 법인 카드 사용액은 4억 원이 넘습니다.

사용 기간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07년 말까지입니다.

백화점이나 해외 면세점 등에서 쓰였다는게 검찰 조사 결과입니다.

검찰은 해외에서 결제된 카드 내역과 김 여사의 출입국 내역이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이기때문에 김 여사가 4억 원이 넘는 법인 카드를 쓸 수 있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 여사에게는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의 법인카드 사용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문제의 법인카드는 친척들이 돌려가며 쓰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 씨의 강남 아파트 전세자금 6억여 원의 출처도 확인했습니다.

내곡동 특검 당시 논란이 됐지만 끝내 밝혀지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검찰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일부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 해묵은 의혹과 내곡동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도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통해 하나씩 풀려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국정원 댓글 수사' 경찰도 2012년 총·대선 앞두고 '댓글 공작'

보안사이버수사대 '여론조작' 정황

국정원 2009년 댓글 시작
군 사이버사는 2010년부터
경찰도 2011년 공작 합류

선거 전 댓글요원 크게 늘리고
수사대장 계급도 '경정' 상향
'경찰 불법행위' 검찰 수사 불가피

[한겨레]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에 이어 민생과 치안을 담당하는 ‘공룡 조직’ 경찰까지 민의를 왜곡하는 여론 조작에 나선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시민들과 밀착해 활동하면서 정보 취득과 신원 확인, 치안 활동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댓글 조작의 참상이 정보기관과 군에 비해 더 광범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이철희·이재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가 ‘댓글 작전’을 시작한 시기는 2011년부터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2009년부터, 군 사이버사령부가 2010년부터 온라인 여론 조작 작업을 시작하자 경찰이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댓글 작전이 시작된 2011년부터 보안사이버수사대의 몸집을 키운 점 역시 앞선 국정원·군의 댓글 조작 행태와 유사하다. 이재정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10~2015년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 현황을 보면 2010년 2월 기준으로 보안사이버수사대 인원은 총 11명이었다. 하지만 2011년 2월에는 13명, 2012년 2월에는 20명으로 늘어났다.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의 계급 역시 2010년 경감에서 2011년 경정으로 상향된다.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는 포털사이트 뉴스 등 특정 게시글에 대한 대응 지시가 내려오면 해당 내용과 관련해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 전국의 보안사이버요원 100여명 등을 동원할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댓글을 달며 여론전을 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군이 2011~2012년 사이 4대강 사업, 세종시 이전, 제주해군기지 사업, 용산참사 등에 대해 댓글 활동을 벌인 점에 비춰, 경찰 역시 비슷한 주제의 댓글 공작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에 대해 2011년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을 맡았던 김아무개 총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1년) 댓글 대응을 한 것이 아니라 경찰청 전체적으로 유언비어가 난립하던 상황이라 그런 유언비어가 있는 경우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관련 자료만 게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경은 ‘관련 자료를 게시한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억은 안 나는데 게시글을 올렸다”고만 했다. 김 총경은 또 ‘경찰이라는 사실을 밝혔느냐’는 질문에 “밝힐 수도 있고…”라고 말을 흐렸다. 치안 기관인 경찰이 댓글 조작에 나선 정황이 새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는 2011년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한 경찰 여러명과 접촉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는 “일상 업무를 했을 뿐 댓글을 단 적은 없다”고 답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 등 경찰 내부에만 맡길 경우, 진술 짜맞추기나 발뺌 등의 내부 담합과 저항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역시 댓글 조작 등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경찰청 산하에 대공수사처를 신설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는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방안에도 변수가 생긴 셈이 됐다. 경찰개혁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경찰이 국정원과 군에 이어 댓글 작전에 가담했다면 이는 엄청난 범죄행위의 공범이 된 셈이다. 먼저 철저한 수사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환봉 하어영 김완 <한겨레21> 기자, 허재현 최민영 임재우 기자 bonge@hani.co.kr

노인 보는 시선,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

[오늘의 세상]
국가인권위 노인인권보고서
청년 56% "우리 일자리 뺏겨", 77% "복지 늘면 우리만 부담"
고독사·학대·차별 관련 질문엔 청년이 老人보다 2배 이상 '걱정'
일본처럼 노년 두려움 확산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 세대 간 경제·정치·사회적 이해관계가 날이 갈수록 매섭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에선 노인을 경멸하는 언어가 쏟아진다. '경로(敬老)'는 옛말이고 '혐로(嫌老)'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는 것은 노년층만이 아니다. 언젠가 노인이 될 미래를 상상하며 20·30세대까지 우리 사회의 '혐로 현상'을 걱정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처음 '노인인권 종합보고서'를 만들었다. 노인 인권 침해와 그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 전국 노인(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설문했다. 본지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노년층보다 청년층이 노인의 처지를 더 비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19~39세) 중 80.9%가 '우리 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이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된다'고 답했다. 노인 응답률(35.1%)의 2배 이상이다.
그래픽=박상훈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은 일자리·복지비용 등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종합보고서에서 청년 56.6%가 '노인 일자리 증가 때문에 청년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노인 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한 청년 비율은 77.1%에 달했다. 고령사회로 청년들의 부담이 느는 것이 노년에 대한 두려움을 낳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을 노후생활에 필요한 만큼 받지 못한다'는 문항에 대해 청년 80%가 동의했다. 세대 갈등에 대해서도 청년층이 훨씬 심각하게 느꼈다. '노인·청년 간 갈등이 심하다'는 문항에 20·30세대 81.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노년층(44.3%)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연구를 맡은 원영희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노인이 됐을 때 겪을 상황에 대해 현재 노인들보다 더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를 놔두면 '노화 공포증'이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이 학대·방임을 당한다'는 문항에 노인들은 10%만 '그렇다'고 답했지만, 청년들은 85.2%가 동의했다. '고독사(死) 가능성' '나이로 인한 직장 내 차별' 등에서도 실제 노인이 느끼는 체감보다 청년들의 걱정이 2배 이상 높았다.
'혐로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먼저 진입한 일본에서도 3~4년 전부터 '노년 혐오'를 의미하는 '혐로(嫌老)'라는 신조어가 쓰인다. 노인 세대 부양에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넘어 노인이 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이런 노년 혐오도 그만큼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지난해 8월 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중이 14% 이상)에 진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분배 문제와 부양 의무 등 세대 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 노인 혐오는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노인에 대한 반감이 차별을 낳고, 결국 노인 인권 악화와 노년 혐오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노년 혐오는 실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유행한다. '틀딱(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을 비하)' 같은 표현들이다. 지난해 '태극기·촛불'로 상징되는 세대 간 정치적 갈등을 겪으면서 이런 노인에 대한 혐오는 더 증폭됐다.

[단독] 당선축하금 전달 사실을 털어놓은 전직 오리온 그룹 임원 "자백받고도 조서에서 삭제..검찰이 덮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그렇다면 이런 내용을 저희 MBC만 알고 있는가요? 아닙니다.
검찰은 이미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에게 당선축하금 전달 사실을 털어놓은 전직 오리온 그룹 임원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 조사 때 다 자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검사는 그런 진술 내용을 조서에서 빼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알고도 덮었다는 것이죠.
이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리온 그룹 전직 임원 A 씨는 지난 2012년 비자금을 조성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A 씨는 비자금 사용처 진술 과정에서 서울 청담동의 한 클리닉 김 모 원장에게 3차례, 3억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2008년 4월 이화경 사장의 지시로 현금 1억 원, 2010년에도 1억 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겁니다.
이 가운데 2008년에 전달한 돈 1억 원이 바로 당선축하금입니다.
[A 씨/오리온 그룹 전직 임원] "당선축하금이었죠, 정확히. (이화경 오리온 사장이) '축하 금액 얼마, 이렇게 요구가 있다. 그걸 준비할 수 있느냐'…"
그런데 검사는 2010년에 2억 원을 전달한 이유만 추궁했고, A 씨는 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대가였다고 답변합니다.
2008년에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돈, 그러니까 당선축하금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 질문도 없었습니다.
[A 씨/오리온 그룹 전직 임원] "난 '(돈 전달을) 지시받은 것이 1억이 있고, 그다음 세무조사 무마용으로 2억을 전달했다'라고 했더니, '알았다' 하더니 조금 있다가 당선축하금에 대해서는 뭐 딱 중단하고, 수사를 재개했는데 그때는 2010년도에 세무조사 무마했던 그 비용에 대해서만 조서를 꾸미더라고요."
더 황당한 일은 그 이후에 벌어집니다.
검찰이 조서에 적힌 당선축하금이라는 용어를 빼자고 하는가 하면, 3차례의 돈 전달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바란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조서에는 이 전 대통령 대신 '정권 실세'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바꿔 적었다는 겁니다.
[A 씨/오리온 그룹 전직 임원] "그다음에 (검사가) '진술서에 당선축하금이라는 말은 뺍니다' 그래서 '그러십시오' 그러고 말았죠. 이명박이라는 이름도 뺐고, 그 용처도 뺐고, 그냥 '전달했다'라는 것만 되어 있지 다 빼 버렸던 거죠."
당시 현직 대통령의 당선축하금과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대해 검찰이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덮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의 답변을 들으려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이지선기자 (ezsun@mbc.co.kr)

다스 밝혀지면 대통령 당선도 무효 VS 정치보복 프레임 자초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출발 사랑방’
□ 방송일시 : 2018년 3월 16일 (금요일)
□ 출연자 :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 백병규 앵커(이하 백병규): 한 주간 정치권 정리해보는 시간이죠. 매주 금요일 함께하는 분들이십니다. 경기대 김홍국 겸임교수, 미래전략개발연구소 김우석 부소장,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이하 김홍국): 안녕하십니까.
◆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이하 김우석): 안녕하십니까.
◇ 백병규: 이번 한 주도 아주 다이나믹한 한 주였어요. 먼저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떠오른 생각을 한 편의 시로 지어내는 시간이죠. 김홍국 교수님 먼저 시작하실까요?
◆ 김홍국: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헌정사상 5번째. 너무나 참담했고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걸 바라보면서 한 편을 지어봤습니다.
“거짓은 가라, 민주정의 회복가
무술년 탐지견아 거짓말을 가려내자 / 감춰온 차명재산 뇌물횡령 속속규명 / 거짓말 바벨탑치욕 우르르르 무너지네 / 붉혀진 10층방엔 묻는자와 답하는자 / 아무도 모르도록 꼭꼭감춘 범법불법 / 국민의 강한의지로 진상규명 충격이네 / BBK 다스의혹 참혹했던 거짓말들 / 국정원 특활비리 제멋대로 사적유용 / 국민을 경악케하는 범죄목록 충격파라 / 거대한 범죄단죄 정치보복 프레임화 / 친박집회 고성가득 친이집회 썰렁하네 / 거짓말 법심판받네 대선당선 무효라네 / 정의를 찾을건가 민주주의 세울건가 / 철저한 진상규명 엄정한 적폐청산 / 아이야 손잡고가자 좋은나라 세우련다”
◇ 백병규: 거짓은 가라. ‘껍데기는 가라’ 이런 시도 있었죠.
◆ 김홍국: 네. 제가 거기에서 포인트를 얻어서 신동엽 시인의 거기서 약간의 차용을 한 셈인데요. 껍데기는 가야 하고 정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던 나쁜 거짓된 것들, 또 분단의 아픔, 모든 것은 다 보내고 정말 진실, 정의, 작년 재작년 우리 국민들이 뜨겁게 외쳤던 제대로 된 나라, 좋은 나라를 위해서 이제는 제대로 고백하고 잘못된 과거에 대해서 스스로 고백하면서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자세 기대했는데요. 좀 안타까웠습니다.
◇ 백병규: 김우석 부소장님!
◆ 김우석: 저는 권불십년가입니다.
“권불십년가(權不十年歌)
권력은 기껏해야, 십년을 못가는데 / 잠시의 승자라고, 조자룡 헌칼쓰듯 / 시간은 광음과같다, 천년왕국 마음뿐“
◇ 백병규: 역시 짧고 굵군요. 거짓도 하고 권력의 교만함 가져선 안 된다, 이런 따끔한 경고이자 질책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야기 안할 수 없잖아요.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대부분의 혐의 전면 부인했고요. 2가지 정도 인정했다고 하죠. 이상은 다스 회장의 통장에서 67억 원 가량을 인출해서 사용했다, 이걸 인정했다고 하고. 또 하나는 특활비죠. 국정원 특활비, 1억 원 상당의 특활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랬는데. 대부분의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어요. 먼저 두 분, 이 상황 어떻게 지켜보셨는지요?
◆ 김홍국: 엄청난 것 아니겠습니까. 뇌물·횡령·직권남용 여러 가지 혐의가 있는데요. 21가지 정도로 지금 집계되지 않습니까. 규모도 뇌물 규모가 110억입니다. 또 비자금 관련해서 300억대. 정말 천문학적인 나라를 뒤흔드는 수준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모든 것을 측근에게 떠넘기기 ‘나는 몰랐다’ 설혹 일이 있었더라도 실무선에서 알아서 한 것이다. 사실 많은 증거들, 과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러지 않았다고 진술했던 사람이 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했다, 바로 MB가 시켰다고 지금 측근들이 다 자백하고 있고요.
◇ 백병규: 지난 1월 기자회견 때는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 달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 김홍국: 그렇죠. 그런 이야기까지 했지만 사실은 그럴 마음은 없었고 그것은 역시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보복 프레임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한 수사적 표현으로 보이고요. 왜냐면 지금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고 지금 나왔던 여러 가지 청와대 문건이라든가 저장장치, 다양한 증거들이 나와 있고 어제 검찰에서 여러 가지 증거들,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증거들까지 들이댔는데 굉장히 당황한 측면도 있었고요. 그런 여러 가지들, 측근에게 다 떠넘기고, 더군다나 부인과 아들까지도 사실은 떠넘기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그리고 두 가지 정도 인정한 것은 전면 완전 부인할 경우에는 아무래도 이 부분이 결국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그런 빌미가 될 거기 때문에 일부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마 변호인단에서는 그런 조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말 이런 대통령을 우리가 가졌는가. 물론 다스 문제라든가 이런 것이 제대로 밝혀진다면 대통령 당선도 무효입니다.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대통령 된 것 아니겠습니까. 도덕성은 사실상 땅에 떨어졌고. 이제는 이런 역사적 과오를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정말로 바로잡아서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서 힘을 모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백병규: 대통령 당선을 무효화시키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말이죠.
◆ 김홍국: 도덕적인 측면에서, 역사적인 측면이죠. 이미 현실은 저희가 되돌릴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백병규: 김우석 부소장님.
◆ 김우석: 사실 TV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했을 거예요. 전직 대통령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이 우리가 처음 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게 왜 이렇게 반복될까. 그리고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이런 장면을 계속 연출해야 할까, 이런 생각도 들고.
◇ 백병규: 이번이 끝이었으면 하는데 말이죠.
◆ 김우석: 그렇죠, 그런 마음이 크고. 사실 이게 끊임없이 악순환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지금 같은 경우에도, 아까 제가 시조에도 얘기했지만 권력은 예전에는 10년이었지만 지금은 5년도 못 가는 상황이에요. 실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도 물리적으로 5년을 못 버텼고, 그전에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2년 정도만 일할 수 있다, 이럴 정도로 레임덕이 심했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라고 하는 노력이 결국 개헌 논의 아니겠습니까. 권력은 집중돼 있고 또 실질적으로 권력이 큰 만큼 하는 일도 없고 이런 악순환, 모순적인 악순환이죠.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바로잡을 수 있을까, 개선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돼서 보는 마음 내내 이틀 동안 마음이 착잡한 감정과 그런 기분을 국민들하고 똑같이 같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 백병규: 김우석 부소장님, 그러나 특활비 같은 거나 등등 여러 가지에서 구체적인 증언이 있잖아요. 그리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뭐랄까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건 사법 처벌 대상에서 예외일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전직대통령이라 하더라도.
◆ 김우석: 물론이죠. 그건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하는 건데 지금 문제는 특활비의 성격에 대해선 논란이 많습니다. 사실 특활비를 지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얘기했듯이 대북공작에 썼다고 하면 특활비의 원래 목적하고 굉장히 근사하게 썼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고. 또 특활비라고 하는 게 누구한테 보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종 결정권자는 결국 대통령이란 말이죠, 국방과 안보의 최종 책임자니까. 그런 것들을 국민들한테 보고해야 하는데 국민들은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아서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특활비에 대한 논란의 최종적인 종점은 유죄냐 무죄냐지, 중간에 어느 지점에 있지 않다는 거예요. 그건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특활비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 라고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번 기회에 명확하게 하고 그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어찌됐든 특활비 문제가 고리가 돼서 이런 상황까지 왔어요. 그런데 이번 기회에, 적폐라고 하는 게 1~2대에 끝나는 적폐가 어딨습니까. 그야말로 오랫동안 지속되었는데 이런 것들을 이번 기회에 고리를 끊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백병규: 그런데 특활비가 김윤옥 여사한테 흘러들어갔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북공작에 썼다.
◆ 김홍국: 일단 가서도 안 되고요. 왜냐면 국정원에서 써야 할 특활비 아니겠습니까. 청와대 특활비가 따로 있는데 왜 그런 항목이 넘어가서 받게 된 과정들, 이런 흐름들을 본다면 정상적이지 않다. 이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그리고 특활비 성격 자체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사실은 정말로 대북공작을 위해서 썼다고 한다면, 그런데 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건 저희가 알 수는 없고요. 아마 그런 일에 쓰이지는 않은 것으로 현재까지 나와 있는 모든 검찰 조사로 판단이 되고요. 최소한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 그리고 국회와 여러 가지 우리 국정 시스템에서 결정되는 예산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이미 다 합의점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절대 이것이 불법으로 전용되거나 남용되거나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거고요. 구체적으로 법을 위반한 셈인데, 저는 이런 측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참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 우리나라 법치주의 민주주의 원칙을 제대로 세우고 제 역할을 하는 그런 민주주의적 절차, 절차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모든 절차와 과정들을 어겼고, 여러 가지 본인에 대한 것들을 정치보복 프레임으로만 지금 끌고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측근들에게 떠넘기고. 가장 나쁜 지도자가 자기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측근이라든가 전혀 돌보지 않고. 왜 측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실상, 일부에서는 배반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건 배신이 아니라고 봅니다. 진실을 고백한 것이다. 역사와 시대의 상황이 바뀌었고 본인들이 이제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됐기 때문에 했겠지만, 그런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범죄, 법을 어기는 상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정말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활비 문제도 저는 원칙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간명하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백병규: 정치보복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어제 저희가 이재오 전 의원 불러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분도 역시 “이건 정치보복이다” 그러니까 정치보복을 하기 위해서 수사를 하다 보니까 이런 일이 튀어나왔다, 이런 이야기거든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 김우석: 일단 정치보복하고 적폐청산은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는 거예요. 선택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한쪽에서는 정치보복을 강조하는 거고, 한쪽에서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걸 판단하는 건 결국 국민인데 국민감정이 어디에 서 있느냐. 이런 것들이 핵심적인 관건이 되는데 결국은 현 정부의 지지도가 높으니까 결국 적폐청산이 강조되는 거고. 만약에 나중에 현 정부의 지지도가 또 역전이 됐다고 하면 이건 정치보복이 강조될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 이런 것들을 교정하기 위해서라도 한쪽에서는 계속 정치보복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건데. 문제는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프레임을 자초한 측면이 꽤 있어요. 그런데 왜 그러냐면 정치보복이 안 되려고 하면 공평해야 해요. 그렇다고 하면 당연히 지금 권양숙 여사 640만 불 같은 경우에도 조사는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나중에 어떻게 됐든. 그런데 지금 법적 시한이 다 되어 가는데 조사도 안 하고 있단 말이죠. 그리고 한쪽의 면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조사를 아주 가혹하게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을 보고 그쪽에서 말하는, 한쪽에서 얘기하는 정치보복이 상당히 타당하다, 라는 식의 그런 예측을 할 수가 있고. 이런 부분들을 봐서 정권에서 정말 이게 정치보복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라고 한다고 하면 아군, 우리 진영에 있는 일정 정도의 고름 같은 것도 짜내고 그것도 얘기하고 고백하고 해서 고치려고 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없다는 게 아쉽다는 거죠.
◇ 백병규: 그렇다면 결국 검찰 수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느냐, 이게 핵심이 아닐까 싶어요.
◆ 김홍국: 그렇죠. 현실에 이루어지는 상황들이 중요하고요.
◇ 백병규: 검찰 수사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느냐. 이게 권력의, 청와대의 요청이나 지시, 혹은 암묵적인 커넥션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거냐. 아니면 검찰이 수사 단서를 잡고 하고 있느냐, 이런 부분일 것 같고요. 검찰이 여론을 의식한다, 이런 부분들은 검찰이나 권력기관 어디도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지 않나요?
◆ 김홍국: 의식하죠. 저는 그렇지만 가능한 한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우석 부소장님이 얘기하신 그런 점들은 충분히 항상 염두에 두고 그런 오해가 생기거나 또는 잘못된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서 원칙에 맞는 그런 역할들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거고요. 검찰의 입장에서는 사실은 그런 측면에서 그런 국민들의 인식이나 여러 가지를 따지기보다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충실하게 법치주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제대로 처벌해야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분식회계 하면 있잖아요. 125년, 150년 중형을 내리지 않습니까. 물론 우리는 법체계상 좀 다르지만요. 그러나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백하게 드러난 범죄에 대해서는, 그리고 증거와 단서가 있고 하는 흐름에 있어서는 반드시 철저하게 원칙에 따라서 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이 이번 사안을 다룰 때 어떤 여러 가지 민심에 여론에 너무 문재인 대통령이나 또 정부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 청취의 그 내용은 정말로 이것이 진실에 부합하는 것인가. 그리고 제대로 된 정의를 위해서 검찰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보면서 저는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요. 검찰이 이번 과정을 통해서 드러난 단서와 또 여러 가지 범법행위들이 밝혀진다면 결국 또 재판부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의식하기보다는 정말 진실을 믿고 철저하게 잘못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단죄한다는 자세로 나서야 검찰이 앞으로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겁니다.
◇ 백병규: 검찰이 조만간에 구속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걸로 보이는데, 그건 좀 지켜보도록 하고요. 개헌 이야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 개헌안 초안이 마련됐잖아요. 4년 연임제, 대통령 결선투표 도입이 주요 골자인데. 청와대는 원래는 21일 쯤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다, 이렇게 예고했다가 먼저 국민들에게 충분히 이를 알리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들 보고 계시는지요?
◆ 김우석: 일단 자문특위가 내놓은 안을 국민들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측면도 있고. 거기에 대해서 그런 상황에서 쉽게 얘기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죠.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기간이 짧아요. 준비하는 기간 자체가 한 달 남짓 이런 정도인데. 그런데 그 안에서 공청회도 없이 이렇게 하는 절차적인 문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지만 일단 그것은 결과를 봐야지 알 것 같고요. 문제는 지금 핵심이 빠져 있다는 거예요. 결국 지금 개헌 논의가 있는 것은 결국 권력 집중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 라고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나온 거 보면 권력을 분산하고 권력구조를 개선하는 것보다는 논의 자체가 너무 중구난방으로, 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고 운영위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모든 이슈들이 다 드러나면서 핵심적인 것들이 희석되고 있단 말이죠. 그래서 이런 것들은 결국 논의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나 아니면 국회의 핵심이나 여기에서 잡아줘야 하는데 양쪽 다 그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게다가 지금 4년 연임제라고 하는 이야기가 또 나오지 않았습니까. 처음에는 4년 중임제라고 이야기하다가 연임제라고 나왔어요. 연임제라고 하는 것들은 우리는 연임제 하면 딱 떠오르는 거죠. 중임제하고 연임제가 다르다고 하는 걸 논리적으로 해석하기는 좀 어려운, 일반 국민들이 알아듣기는 어려운데. 사실 연임제 우리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보면 알아요. 연임제는 두 번만 하고 다시 해도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결국은 연임제를 통해서 뭔가 권력을 연장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제들을 만드는 그런 것들로 충분히 오해받을 수 있는데, 어찌됐든 그런 것들이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어서 이것은 좀 논의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백병규: 그 부분은 이야기를 더 해봐야겠지만 그러나 단 한 번 중임을 허용하지 않고, 중임은 허용하지 않되 한 번의 연임만 이어서 하는 것만 허용한다, 이렇게 일단 정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김우석: 그 다음에 하는 것에 대해선 논의가 없죠.
◇ 백병규: 그건 부칙 같은 데에 확실히 하면 되겠죠. 김홍국 교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김홍국: 저는 시대상황이 바뀌었지 않습니까.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야 하고 또 권력의 구조 문제도 바꿔야 하는 두 가지의 핵심적인 요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개헌은 사실상 이루어져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지금 나와 있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과거에 대선주자들 모두가 약속했던 사안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대신에 저는 개인적으로는 내각제가 참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정치적으로 한 행위에 대해서 심판받아야 하는데 임기가 보장되다 보니까 잘못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국정농단을 해도 사실상 어려운 탄핵의 과정을 겪지 않는 한 정말 국민들이 이에 대해서 뭔가 목소리를 낼 수가 없는 측면들. 그렇지만 우리 현실에서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 중심제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임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수긍할 만한 내용들이 있었고, 그동안 또 국회라든가 다양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저는 국회가 빠르게 전부 총의를 모아서 이런 뒷받침해서 같이 나섰으면 좋겠다. 야당은 야당대로 목소리를 반영하면 될 거거든요. 그래서 여야가 빠르게 함께해줬으면 좋겠고요. 이런 방안들을 통해서 정말 21세기 지금 시대에 걸맞는 여러 가지 복지라든가 사회적 수요, 이번에 미투운동 보듯이 여성의 인권이라든가 또는 양성의 평등, 다양한 가치들이 지금 우리 헌법에는 반영돼 있지 않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위해서는 정말 여야 정치권이, 대통령도 당연히 낼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해서 여야 정치권이 빠르게 합의해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백병규: 정치권,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김홍국 교수께서 정리해주신 것 같고요. 김홍국 교수 개인적으로는 내각제에 한 표라는 거죠?
◆ 김홍국: 그렇죠. 저는 그 부분을 사실은 선호합니다.
◇ 백병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오늘 첫 회의를 열게 되는데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딱 한마디씩, 이 점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정리해 주신다면요?
◆ 김우석: 목표의식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 협상의 목표는 북핵 폐기입니다.
◇ 백병규: 네, 알겠습니다.
◆ 김홍국: 저는 비핵화 로드맵 잘 만들어야 하고요. 신뢰의 제도화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 간에 그동안 대결과 여러 가지 갈등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제는 이를 통해서 경제협력, 문화협력, 이산가족 상봉, 또 도발을 방지하는 여러 가지 시스템, 이런 것들을 이번에 잘 논의해서 한반도 평화, 또 결국 통일의 길까지 만들었으면 합니다.
◇ 백병규: 두 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홍국: 감사합니다.
◆ 김우석: 고맙습니다.
◇ 백병규: 지금까지 경기대 김홍국 겸임교수, 미래전략개발연구소 김우석 부소장이었습니다.

[단독] 김윤옥 여사, 다스 법인카드로 10년간 4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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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윤옥 여사, 다스 법인카드로 10년간 4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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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로 보는 유력한 증거를 KBS 취재팀이 확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다스의 법인 카드를 10년 넘게 사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다스가 결제해 준 금액이 4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윤옥 여사의 다스 법인 카드 사용액은 4억 원이 넘습니다.

사용 기간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07년 말까지입니다.

백화점이나 해외 면세점 등에서 쓰였다는게 검찰 조사 결과입니다.

검찰은 해외에서 결제된 카드 내역과 김 여사의 출입국 내역이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이기때문에 김 여사가 4억 원이 넘는 법인 카드를 쓸 수 있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 여사에게는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의 법인카드 사용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문제의 법인카드는 친척들이 돌려가며 쓰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 씨의 강남 아파트 전세자금 6억여 원의 출처도 확인했습니다.

내곡동 특검 당시 논란이 됐지만 끝내 밝혀지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검찰은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일부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 해묵은 의혹과 내곡동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도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통해 하나씩 풀려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MB 단죄' 검찰은 박수받을 자격 없다....공수처 도입만이 검찰을 통제할수있다 !!

정치BAR_김태규의 영점조준_엠비(MB)의 추억 ③
[한겨레]
그래픽-장은영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2007년 수사 뒤 다시 10년만에 꺼내든 ‘가카 사건’의 결론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엠비의 ‘아주 오래된 범죄’인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 그렇다. 2007년 이명박 검증팀에서 취재를 했을 때부터 “다스는 엠비 것”이라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검찰의 판단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여러 차례 춤을 췄다. 강산이 바뀐다는 그 10년 사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검찰을 춤추게 한 ‘그것’은 무엇일까.
검찰 “이상은, 도곡동 땅주인 아니다”
2007년 8월13일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차명재산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가 갖고 있는 도곡동 땅의 지분은 이씨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도곡동 땅이 사실상 ‘엠비 것’이라는 말이었다.
서울 도곡동땅은 엠비 은닉재산의 ‘핵’이다. 지금은 포스코 아파트가 들어서있는 4240㎡(1282평) 넓이의 이 땅은 1985년 엠비의 큰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명의로 매입됐다. 매입대금은 15억6천만원. 10년 뒤인 1995년 이 땅은 포스코개발에 매입가의 17배인 263억원에 팔렸다. 2개월 뒤 매입대금의 일부가 이상은·김재정씨가 공동대표로 있던 다스로 유입된다. 유상증자 명목으로 7억9200만원이 들어갔고 5년 뒤인 2000년에도 10억원이 다스 대표이사 명의의 가지급금 반제 형식으로 섞인다. 1987년 현대자동차 시트 납품업체로 설립된 다스(당시 대부기공)도 엠비가 현대건설 퇴임용으로 마련한 회사라는 얘기가 돌았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 일부가 다스의 자본금으로 들어가고 다스는 2000년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다. 도곡동→다스→BBK로 연결되는 자금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엠비를 매개로 사돈관계가 된 16살 차이가 나는 두 남성이 땅도 함께 사고 사업도 같이 하는 이례적 상황. 두 사람은 차명재산 관리인에 불과하고 실제 주인은 엠비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황이었기에 1995년에 팔린 도곡동 땅의 원래 주인이 곧 다스의 주인이었다.
‘판도라의 상자’나 다름 없었던 도곡동 땅 문제는 의외로 김재정씨 쪽의 요청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선다. 2007년 7월, <경향신문>이 도곡동 땅 등의 차명재산 의혹을 보도하자 김재정씨가 고소한 것이다. 지만원씨도 다스의 실제 주인은 엠비라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주인이 엠비인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 뒤 검찰은 중간수사 발표를 내놨다. 검찰의 판단은 최소한 도곡동땅 절반(이상은 명의)의 실제 주인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날 갑자기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자처한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상은씨가 1995년 서울 도곡동 땅을 판 뒤 자신의 지분 대가로 받은 돈 가운데 100억원을 금리가 낮은 채권간접투자상품 등에 10년 이상 묻어두면서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또 “200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1천만~3천만원씩 15억여원을 97차례에 걸쳐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 데 대해 이상은씨는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주장하지만, 이 중 일부는 이상은씨가 해외에 있을 때 인출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상은씨 본인의 돈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매월 수천만원이 꼬리표가 남지 않는 현금으로 인출돼 실제 주인에게 건너갔을 강력한 정황이라는 얘기였다.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 이명박 경선후보 진영 의원들이 2008년 8월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의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수사결과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1993년에 이미 “도곡동 땅 주인은 엠비”
<세계일보> 1993년 3월27일치
서울 도곡동 땅은 엠비의 것이라는 결정적 증거는 이미 1993년에 세상에 공개됐다. 그해 3월27일 <세계일보>는 ‘이명박 의원 150억대 땅 은닉’이라는 제목으로 “민자당 이명박 의원이 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 때 구입한 서울 도곡동의 시가 150억원 상당의 땅을 처남 명의로 은닉한 사실이 26일 밝혀져 이번 재산공개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경향신문>도 “이명박 의원이 85년 현대건설 사장 때 사들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시가 500억원어치 땅을 처남 명의로 해놓고 있어 자산의 소유사실을 고의로 감추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의 보도는 당시 청와대와 민자당 재산공개진상파악특위의 내사 결과를 인용한 것이었다. 당시 재산은닉이 문제가 되자 이명박 의원은 서울 서초동 땅(184억9000만원)만 추가해 247억2000만원으로 수정 신고했다. 끝까지 재산공개 대상에서 누락시켰던 도곡동 땅은 엠비 은닉재산의 종잣돈이 된다.
도곡동 땅의 이런 연혁을 감안하면, 2007년 8월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는 ‘새로운 팩트’가 아니었다. 엠비 은닉재산의 원천인 도곡동 땅의 주인이 “이상은씨가 아닌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완곡한 표현에 엠비 쪽이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당시 대검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 땅이 이 후보 것이라고 검찰이 발표할 수 있었겠냐. 일종의 (후보로서의) 예우를 해 준 거다. 그 정도 얘기를 했으면 언론에서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
검찰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명박 캠프는 “경선에 개입하려는 정치공작의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갑자기 감행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과 박근혜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피터지는 쟁투를 벌이고 있었다.
MB 경선 승리…이제 권력은 MB에게로
사실상 ‘도곡동 땅은 이명박 것’이라는 검찰의 선언에도 ‘대세 이명박’은 2007년 8월20일 경선에서 승리했다. 여당의 지지율이 바닥인 상태라 한나라당 경선은 사실상 대선 본선이나 다름 없었다. 대통령 당선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어 ‘대관식’을 준비하던 엠비는 느긋한 마음으로 검찰의 최종수사 발표를 기다렸다. 중간수사 결과만 발표했던 검찰은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군지, BBK 주가조작에 엠비가 관여돼있는 건지 결론을 내놔야 했다. 검찰은 대선을 2주일 앞둔 2007년 12월5일 그 답을 내놨다. 난 그날 아침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고 6층 브리핑룸에서 검찰이 배포한 두툼한 발표자료를 받아 수사결과를 훑어나갔다. 도곡동 땅과 한몸으로 얽혀있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엠비라는 의혹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밝힌 검찰의 결론이 눈에 들어왔다. 도곡동 땅이 ‘엠비 소유’라고 사실상 밝혀놓고 도곡동 땅과 한 세트인 다스는 엠비 것이 아니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결론이었다. 그 자리에서 물었다.
2007년 12월5일, 서울중앙지검이 엠비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다고 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상은씨 도곡동 땅 매각대금 17억원이 다스로 들어간 게 확인됐고, ‘이상은씨 도곡동 땅 지분은 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의 8월 수사발표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다스가 이명박 후보의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8월 수사 결과와 모순되는 것 아닌가요?”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김홍일 3차장 검사는 “오늘 말한 것은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가 아닌 것 같다’가 아니라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스가 이명박 것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이명박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해명. 중간수사 발표와 아귀가 맞지 않는 결론에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보다 못한 최재경 특수1부장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최 부장검사는 검사 9명을 데리고 엠비 관련 의혹 수사를 총괄한 주임검사였다.
“우리도 김 기자처럼 같은 의심을 가지고 어제 저녁까지 관계자 조사하고 계좌추적도 했습니다. 이상은씨 명의로 다스에 들어왔다가 가지급금 반제로 들어간 10억원은 채무니까 의미가 없다고 봤고요. 다만 95년 8월 유상증자는 기업 소유권 문제니까 이 부분 상당한 의심을 가지고 열심히 수사했습니다. 우리도 의심스럽지 않다는 게 아니고 증거가 안 나옵니다. 그래서 그 소유주가 이명박씨라고 볼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다스가 “이명박 것이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명박 것이라고는 ‘더더욱 말 못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한 기자가 추가로 물었다. “다스가 이명박 후보의 소유라고 볼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했는데 ‘뚜렷한’이라는 수식어의 의미는 뭔가요?”
“그러면 ‘증거가 없다’로 수정하겠습니다. 통상적인 수식어입니다.”(김홍일 3차장검사)
검찰의 최종 수사발표의 요지는,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은 찾지 못했고 다스의 소유주는 엠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2주 뒤 대선을 치를 엠비의 모든 혐의를 깨끗하게 씻어준 결론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검찰의 ‘현명한’ 결정에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이틀 뒤 방송연설에서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히며 그에겐 이권이나 다름없는 정권 획득을 위한 굳히기에 들어갔다.
특검 “도곡동 땅은 이상은 것” 개악된 진실
2007년 12월19일 이명박 후보는 48.7%를 득표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을 향한 수사는 끝난 게 아니었다. 대선 이틀 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명박 후보의 BBK, 다스, 도곡동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취임이 예정된 당선인에 대한 수사였다.
고법원장 출신 정호영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돼 수사를 시작했다. 난 이명박검증팀 취재에 이어 특검 수사 취재도 맡게 됐다. 2008년 2월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호영 특검과 얼굴을 맞댔다. 정 특검은 “도곡동 땅이 누구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 목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추가 수사를 통해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이명박임을 확인하겠다는 얘기인가. 검찰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도곡동 땅 주인을 못 찾았다고 했으니, 정호영 특검이 추가 수사를 통해 도곡동 땅만이라도 실제 주인을 찾아내려고 하는 줄 알았다. 물론 순진한 생각이었다.
<동아일보> 1985년 4월25일치
특검팀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일 전인 2008년 2월21일, 엠비 관련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하는 화끈한 결론을 내놓았다. 심지어 검찰이 ‘제3자의 것’이라고 표현했던 도곡동 땅도 이상은 것이라고 발표했다. 5년 동안 매달 1천만~3천만원씩을 인출한 영포빌딩 관리인 이병모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한 결과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직장인 영포빌딩 근처에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댔다. 실제 땅주인에게 돈을 상납하려면 영포빌딩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다른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병모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기간은 2006년 8월부터 고작 1년치에 불과했다. 2007년 8월 중간수사 발표에서 검찰은 매달 현금으로 인출된 수천만원의 사용처에 큰 의심을 품었지만 특검은 “이상은씨가 다스 회장으로서 접대비를 주로 현금으로 사용했고 유흥비, 외국출장 비용, 아들 사업비용, 운전기사 용돈을 모두 현금으로 매달 3천만원씩을 썼다”고 밝혔다. 이상은씨의 비정상적인 ‘현금 소비 성향’을 인정한 것이다.
심지어 특검팀은 1985년 이상은씨가 젖소를 팔고 두부를 수출해 도곡동 땅 매입 자금 7억8천만원을 마련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이상은씨가 특검팀에 낸 소명서에는 1985년 9월 젖소 가격이 한 마리에 130만~240만원으로 기록돼있었고 특검팀은 “이런 가격으로 100여마리를 팔아 2억5천만원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명도 허점투성이였다.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 전 이상은씨의 주장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한 독자는 이 해명이 허위일 수 있다며 1985년 4월25일 <동아일보> 기사를 전자우편으로 제보했다. “충북 청원군의 한 농부가 2년 전에 126만원을 주고 암송아지를 샀는데, 가격이 70만원으로 폭락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었다. 일문일답 과정에서 이 기사를 거론하며 이상은씨의 소명을 믿을 수 있냐고 물었다. 특검팀 파견자였던 차맹기 검사는 “이상은씨가 도곡동 땅을 산 시점은 1985년 5월인데 소는 그 이전에 팔았다”고 답했다. 이상은씨가 실제로 소를 언제 팔았는지 그때 시세는 얼마였는지 입증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엉성한 수사결과를 근거로 특검은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은 엠비가 아닌 이상은씨라고 판정했다.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되레 이명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수사결과가 개악된 셈이었다. 특검이 원만한 결론을 내기까지는 중요 수사를 담당한 파견검사들의 공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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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검찰을 춤추게 한다
특검은 검찰이 하지 못했던 엠비 직접조사는 성공했다. 2008년 2월16일 서울 삼청각에서 엠비는 특검보 3명과 수사관 1명을 만났다. 대통령 당선인을 예우한다며 서울 삼성동 특검사무실이 아닌 고급 한정식집에 특검팀이 나가서 조서를 작성하는 ‘출장조사’였다. 조사는 3시간 만에 끝났고 저녁식사로 꼬리곰탕을 먹었다고 했다. 무혐의 처분을 위한 요식행위였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8년 3월14일, 엠비는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21시간 동안 검찰청에 머무르며 점심으로 설렁탕,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 엠비의 입맛과 메뉴는 비슷했지만 10년 전에 비해 상황은 180도로 변했다. 검찰은 2007년 12월 이후에도 조성된 다스의 비자금을 찾아냈고 다스의 사장이었던 엠비 측근 김성우씨는 ”다스는 엠비 것”이라는 자수서를 제출했다. 전 경리팀장 채동영씨, 직원 김종백씨 등 비밀을 아는 여러 사람들도 입을 열었다. 영포빌딩 지하 비밀창고에서 다스 관련 자료도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런 것들은 외부로 드러나는 결과일 뿐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건 검찰의 수사 의지다. 10년 전 엠비를 수사했던 검사들이 “당시 할 만큼 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검찰이 강조하는 그 ‘수사 의지’는 항상 힘을 가진 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였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 직전 ‘도곡동 땅 주인이 따로 있다’는 중간 수사발표는 치밀하게 계산된 검찰의 ‘실력 행사’였다. 당시 중간 수사발표 전날까지도 대검 고위간부는 “한나라당 경선 전에 발표해도 ‘경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똑같은 비판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수사하는 것이 맞다”며 경선 뒤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경선 일주일 전이었던 2007년 8월13일 오후 4시30분, 검찰은 갑자기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몇달 뒤 검찰 최고위급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어렵고 복잡한 BBK 건 파지 말고 쉽고 간단한 도곡동 땅에 집중하라는 힌트였는데 여당에서 그걸 못 알아먹더라.”
당시 검찰의 포석은 현재 권력인 여권을 향한 ‘성의 표시’였다. 또한 보수 진영에 ‘굴러들어온 돌’인 엠비를 검찰이 타격해 ‘TK 적자’인 박근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고도의 계산된 보험이기도 했다.
그러나 생명력 질긴 엠비는 검찰의 실력 행사에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했다. 권력의 향배가 그날부터 바뀐 것이다. ‘미래 권력’이 된 엠비 앞에서 검찰은 다스 압수수색을 건너뛰었고 칭병 중이던 엠비의 ‘큰형님’ 이상은씨를 직접조사하지도 못했다. 강제수사의 ABC가 빠져버린 상황에서 그들은 최종 결론을 냈다. 특검은 엠비 쪽이 가져오는 소명을 추궁하기보다는 충실히 들어주고 수사결과로 반영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게 그들의 ‘의지’였다.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차에 오르기 전 변호인단을 바라보며 수고했다는 말을 남겼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0년 만에 뒤바뀐 진실…검찰은 뭐라 설명할 것인가
10여년 전 내 눈에 비친 검찰은 권력에 매우 민감했다. 약하면 때려잡고 강하면 굴복하는, 그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검찰이 킁킁거리며 권력의 냄새를 맡고 다닐 때 엠비는 더욱 대담해졌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인 2007년 11월부터 삼성으로부터 소송 비용 대납 형식으로 뇌물을 받았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청와대 직원과 LA총영사를 움직여 다스가 BBK에 투자한 돈 140억원을 돌려받으려 집요하게 움직였다. 퇴임 뒤에는 다스를 아들에게 우회 상속하려고 멀쩡한 하청업체의 일감을 빼앗았다. 퇴임 뒤 돌아갈 내곡동 사저 건축비용으로 이상은씨 명의로 숨겨놨던 도곡동 땅 매각대금 67억원을 가져다 썼다.
권력의 이름으로 은폐됐던 엠비의 범죄 행각은 10년 만에 검찰의 재수사 끝에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게 됐다. 그러나 2018년 3월 지금 이 순간, 만약 박근혜의 무지함과 무도함이 드러나지 않아 ‘친박 정권’이 연명해있는 상태라면 검찰은 엠비를 이렇게 몰아세울 수 있었을까. 한때 그의 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엠비가 “정권을 잡은 게 아니라 이권을 잡았다”고 표현했다. 그에게 이권을 선물한 건 2007년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지만 막강한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은 엠비의 부패한 단면을 마주하고도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검찰이 엠비를 ‘괴물’로 키워놓고 이제 와서 거악을 척결했다고 우쭐대는 게 사리에 맞지 않는 이유다.
“다스가 이명박 후보 것이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
10년 전 검찰의 수사 결과를 다시 읽어본다. 이제 검찰은 다스의 주인이 엠비라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생겼다고 설명할는지 궁금하다. 주변인물들의 제보 덕분에, 비자금이 추가로 발견돼서 다스의 주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주장할지 궁금하다. 10년 전 결과적으로 진실을 왜곡한 수사 결과를 반성할 생각은 없는지, ‘엠비 단죄’라는 카타르시스에 취해 검찰 조직의 과오를 덮어버릴지, 과거 엠비 수사를 지켜봤던 기자로서 정말 궁금하다. 적어도 엠비 문제에 있어 검찰은 박수 받을 자격이 없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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