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일 출석하라! vs. 최교일 “서면조사로 하자!”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검찰이 최교일 의원 출석을 요구했지만 최교일 의원은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최교일 의원은 서지현 현직 검사가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이른바 ‘안태근 성추행 사건’ 무마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런 최교일 의원의 검찰 수사 비협조에 대해 후배 임은정 검사가 따끔하게 쓴소리를 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의혹 규명을 위해 최교일 의원(55·사법연수원 15기)이 직접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교일 의원은 서면조사로 충분하다며 검찰 출석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검찰과 최교일 의원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교일 의원은 왜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일까? |
최교일 의원은 검찰 출석을 강제할 수 없는 참고인 신분이어서 양측이 조사일정을 좀처럼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교일 의원이 피의자 신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교일 의원이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에 나설 수 있지만, 최교일 의원은 참고인 신분인 거다.
임은정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교일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진상조사단장님의 경질을 요구했던 저이지만,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한 수사 협조는 검사로서가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진상조사단의 이런 저런 요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은정 검사는 이어 최교일 의원을 향해 “검찰 출신 선배님으로, 국민의 공복인 국회의원으로서의 비협조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모습”이라고 최교일 의원의 출석불응 행태를 따끔하게 꼬집으면서 “작년 7월 제가 내부게시판에 이 사례를 소개했을 때, 지금처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면, 최교일 전 검찰국장님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행위는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이어서 소환이 쉬웠을텐데 너무도 아쉽다”고 했다. 만일 임은정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최교일 의원은 피의자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임은정 검사는 또한 “자유한국당에서도 미투에 동참한 이 때에, (최교일 의원) 검찰 후배로서, 사건 관련자 중 한 사람으로,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최교일 의원님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정문일침했다.
이처럼, 검사장 시절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 최교일 의원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자 최교일 의원 소환조사가 지연되면서 성추행 의혹 당사자인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조사단)은 최교일 의원과 조사 방식을 조율 중이나 최교일 의원 측이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최교일 의원에 대한 조사 방식이 최종 정해진 다음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조사단은 여전히 최교일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사는 답보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교일 의원은 검찰 조사에 협조할 마음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애초 최교일 의원에게 지난주 초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최교일 의원은 검찰 소환을 거부하며 서면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사단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며 최교일 의원 출석을 압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교일 의원이 지난 2010년 12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에 대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감찰관실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인 안태근 전 검사장이 2개월 전 한 장례식장에서 술에 취한 채 당시 서울북부지검의 서지현(45·33기) 검사(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었다. 법무부 감찰관실 소속 한 검사는 법무심의관실 소속이던 임은정(44·30기) 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게 ‘장례식장에서 간부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데 수도권 여검사로 보이는 피해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임은정 부부장검사는 서지현 검사를 접촉한 당일 최교일 의원이 전화해 집무실로 호출한 뒤 감찰 중단을 종용했다고 주장한다. 최교일 의원이 임은정 부부장검사의 어깨를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라고 호통치며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최교일 의원이 펄펄 뛰었다는 거다.
이후 임은정 부부장검사는 피해자 탐문을 요청한 감찰관실 검사에게 최교일 의원과 있었던 상황을 모두 전했고 감찰이 결론 없이 종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교일 의원은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사건으로 임은정 부부장검사와 대화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감찰 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펄펄 뛰면서 반박한다. 또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을 전혀 몰랐다는 게 최교일 의원의 주장이다.
최교일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만약에 내가(최교일 의원) 임은정 부부장검사를 그렇게 불러서 (성추행)시범을 보이며 호통을 치고 (감찰)은폐 행위를 했다면 당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상 부하 직원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고 부속실을 통해 연락하며 ‘자네’라는 표현도 쓰지 않는다고 최교일 의원은 주장했다.
최교일 의원의 전면 부인에도 조사단은 의혹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최교일 의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의혹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기억을 환기할 예정”이라며 최교일 의원 관련 의혹 입증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사단은 2010년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또 당시 감찰관실에 근무한 검사들과 서지현 검사에게 접촉한 임은정 부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최교일 의원에 대한 직접조사만 남았다는 게 조사단 설명인데 최교일 의원이 전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모양세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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