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의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가 매각키로 결정된 지 3년이 다되가지만, 아직까지 매각을 못한채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이 광구는 석유매장량이 당초 예상보다 턱없이 적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나마 시도했던 헐값매각 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동안 2100여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도 사실상 물건너 가 석유공사의 부실을 가중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9일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를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가 잠빌 광구를 여전히 보유할 수밖에 없는 것은 3년전인 2016년에 '헐값매각'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그 이후 매각작업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약 8년간 이 광구에 약 2160억 원을 투자했다. 당초 해당 광구에는 석유 10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매장된 석유량은 1억 배럴에 불과해 사실상 철수했다.
석유공사는 당시 카자흐스탄 국영석유공사인 KMG에 잠빌 광구를 50억 원에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헐값매각이라는 비판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문제는 앞으로 매각가능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설사 헐값으로 다시 내 놓는다고 해도 수익성 없는 광구를 인수하려는 기업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석유공사가 투입한 투자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잠빌 광구를 방치상태로 무작정 갖고 있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지질자원연구원을 통해 공기업의 자원개발 경제성 평가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잠빌 광구처럼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한 부실 해외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경제성 평가에서 문제로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석유공사가 통폐합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석유공사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으로 부실광구를 처리할 입지도 좁아졌다.
실제 정부는 8일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를 통해 "자원 3사에 대한 해외자원개발의 부실 실태와 그 발생 원인,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정부가 자원3사의 부실 해외광구의 철수를 권고할 수 있는 만큼, 석유공사가 지분 처분에 대해 과감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탐사사업은 2008년 MB정부 때 진행된 사업이다. 당시 석유공사는 잠빌 광구에 지 27%을 투자했다. 사업은 SK이노베이션, LG상사, 현대하이스코, 대성, 대우조선, 삼성물산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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