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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5, 2016

좌고우면은 그만, “민주당은 하야를 요구하라” [기고] 민주당이 하야 요구를 해야 하는 이유, 사과문을 자세히 보자…검찰 수사와는 관계없어

하야요구를 가장 먼저 했던 대선주자가 이재명. 그 다음 박원순, 안철수 순이다. 문재인은 아직 못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과 역순인 것이 흥미롭다.

최순실 사태는 탈정치적인 문제이며 국민 전체의 문제이다. 이번 사태로 야당이 반사적인 이익을 얻겠고 문제를 알면서도 쉬쉬해온 새누리당은 불리해졌지만 그것은 부수효과일 뿐이며 국민 전체 vs. 박근혜 대통령의 대결이 현재 문제의 본질이다. 보수 진보할것없이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 대통령은 우리를 대표하고 지배할 권력을 가질 능력이 없다"는 것이며 바로 이 대표의 실패(representation failure)가 본질이다.

민주당이 하야 요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1) 하야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과 (2) 하야 이후의 불확정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당장은 총리임명 철회와 검찰수사 협조만을 요구하고 있고 이 두 가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만 퇴진을 요구한다고 하고 있다.

새로운 총리가 임명되는 것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자괴감이 치유될 수 있을까? 또 사건의 성격을 볼 때 검찰수사로 지금까지 밝혀진 것들이 더 명쾌하게 밝혀질까? 아니면 도리어 더 불투명해질까? 참고로 이것은 원래 요구였던 거국내각이나 새로운 특검(현행 상설특검이 아닌) 보다 각각 더 후퇴한 요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5일 열린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현장에 참여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우선 새로운 총리가 누가 되었든 그가 권한이양을 얼마나 받든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모시고 있어야 하고 그 총리는 국회의원들이 뽑는 총리 즉 내각제 하의 총리와 유사한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된다. 내각제 개헌을 위한 좋은 연습이 될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을 잘못 뽑은 패착을 보정받고 싶어하는 국민에게는 부족하다.

또 언젠가부터 법치주의가 자리잡히면서 우리에게는 검찰은 커다란 "타자"였다. 무언가 불의가 발생하면 검찰수사에 이은 형사처벌이 있어야만 정의가 바로 잡혀졌다고 생각하는 관습에 길들여져 왔다. 돈을 빌려주고 못받아도, 욕설을 들어도, 최소한 검찰이 상대를 괴롭히게 하거나 검찰의 입에서 "기소"라는 말이 나와서 재판을 받게 해야 정의가 세워진다는 편견을 갖게 됐다. 물론 검찰의 강제 수사능력을 빌려야 진상이 밝혀지는 사안들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언론이 적어도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와 최순실의 악행에 대해서는 밝힐 만큼 밝혔고 가장 중요한 점은 대통령이 지금까지 언론에 밝혀진 바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세한 상황은 수사를 이유로 밝히지 않겠다'면서도 부인하고 싶은 것은 부인했는데 그것은 굿과 사이비교단 연루설 뿐이었다. 연설문 포함 최순실이 국정에 관여했다는 여러 보도 중 어느 하나 부인하지 않았다. 심지어 최순실이 사익을 취하려 했다는 점까지도 인정했다. 이것 만으로도 국민 95%가 동의하는 것은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것이고 이 동의가 검찰수사를 통해 바뀔 가능성은 전무하다. 특히 이 동의는 대통령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대표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이에 따른 정교한 증거법의 잣대로 재단할 필요없이 유효한 것이다.

결국 민주당이 내건 두 가지 요구 다 본질과는 빗겨 나가 있다. 국민이 하고 싶은 것은 "너무 창피하다. 너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 나는 너라는 대통령을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 즉 부인(denial)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단순히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다. 김영삼 때도 국민은 대통령을 부인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주최측 추산 전국 100만이 모였었다는 광우병 시위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한 입으로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물론 법적으로는, 선거가 적법하게 치러진 이상 대통령의 범죄가 법정(예를 들어 탄핵절차에서의 헌법재판소 또는 최소한 검찰수사)에서 밝혀지지 않는 이상 대통령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법에 따라서 자신의 입장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법치과잉적인 입장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은 주권자로서 바로 지금 대통령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범죄가 형사소송법의 증거절차에 따라 정교하게 입증되지 않더라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5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현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민주당이 걱정하듯 하야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고 하야 이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정치적 고려도 지금 우리의 대표를 부인해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주권자의 의사보다 더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중요한 것은 없다.
당장의 하야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지, 세월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국정교과서, 위안부합의, 사드배치 등등에 도움이 될지, 세법 안 바꾸고도 세금을 악착같이 거둬 증세를 실현한 이 정부의 세무기조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잘 모르겠는 사안들에 대해서 옳으려고 하기 전에 우리가 확실히 아는 사안에 대해 옳을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잘 모르겠는 사안에 대해서도 부끄럼없이 서로에게 책임있는 의견을 물을 수 있다. 그게 인간이 공동체로서 살아남아왔던 방식이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110#csidx76e91663e4649fe8064232d34938c43 

"박근혜 찍어서 미안해" 촛불집회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등장한 손피켓. 이유진 기자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등장한 손피켓. 이유진 기자
“나라가 너무 개판, 개판, 개판. 참담해, 참담해, 참담해.”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유지철씨(68)는 ‘개판’, ‘참담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유씨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두번째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했다. 유씨는 “이 10만 관중에서 나도 한 명 숫자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나왔지. 그야말로 민초들이 일어난 건데, 같은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예로부터 박정희때부터 친일파 자손이고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양문섭씨(82)는 집회에 나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국민한테 농단을 하고 있는 실질적인 박근혜가 몸통 아니여. 최순실이는 거시기하더라도 박근혜를 퇴치하기 위해서 나온 거지”라고 답했다. 양씨는 무릎이 좋지 않아 걷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은 다 박근혜 욕 안 하는 사람 어딨나. 되지게 욕 얻어먹고 있지. 박근혜 찍었다는 노인네들도 다 욕해 지금. 거시기 지 발등 지가 깨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됐으면 과거엔 친하고 아무리 거시기해도 애지간하면 발을 딱 끊고 멀리하고 서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을 봐야할 것 아니여. 그래야 되는디 끊도 못하고 같이 농단을 해버렸으니 지가 지 발등을 깨고 나라를 망친 거 아녀. 그러니 국민들이 얼마나 살기가 힘든지 아나. 엄청나게 힘들다”라고 한탄했다.
김양옥씨(70)는 딸, 사위의 제안으로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 김씨는 “(집회에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다. 나와보니까 사람도 많고 진작 나올 걸 싶다”고 말했다. 김씨 딸이 옆에서 “엄마 박근혜 뽑았잖아”라고 면박을 주자 김씨는 “그걸 왜 말해. 솔직히 말하면 속았어. 그렇게 뽑지 말라고 했는데 미안해. 미안해. 앞으론 투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선근씨(67)는 ‘박근혜 OUT’이라고 쓴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국민 모두가 박근혜에게 속았다. 자기 잘못 뉘우치지 않고 핑계만 대고 있다. 스스로 하야하겠다고 해야지.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용서해줄 수도 있는데 계속 핑계만 댄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냥 화가 난다. 국민을 바보로 안다. 실은 지가 바보면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아이큐가 몇인지 궁금하다. 그러니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하라는 대로 막 하고….”라고 말했다. 
홍희랑씨(70)는 “박근혜가 너무 밉다. 서민들은 이렇게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홍씨는 박 대통령이 하나마나한 소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 대국민담화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강원도 인제에서 약초를 기르는 김원웅씨(70)는 “이건 아무리 봐도 잘못된 것 같아서 벼르고 벼르다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근혜 정부는 존재 자체가 악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계속 대통령이 헌정중단 얘기를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삥’ 뜯고 청와대 자체에 있는 사람들이 다 ‘삐끼’들 아닌가. 헌정이라는 걸 국민이 지켜야 하는데 그걸 대통령이 자기 지키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를 그대로 놔두고 현안문제 해결이 되겠나. 그대로 놔두고 위안부 협정 폐기할 수 있겠나. 세월호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겠나”라며 “퇴진이 답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052119001&code=94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1#csidx620ace78873308b8844ac51cdeac984 

박근혜에 요구한다, 즉시 권력을 반납하라 [게릴라 칼럼] 국가를 한 개인에 바쳐놓고 '선의'였다? 답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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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 관련 대국민 담화를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평소 국민 앞에 잘 나서지 않던 박근혜 대통령이 열흘 새 두 번이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단군 이래 유래를 찾기 힘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때문이다. 상서롭지 못한 일로 대통령의 사과를 열흘 동안 두 번이나 받아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침통하고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10월 25일,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인정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대한민국은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나라가 됐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선 실세의 정체가 드러난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후 속속 드러난 최순실 일파의 헌정 유린 전모는 전 국민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국민들이 경악한 것은 단지 최순실 일파가 헌법기관들을 무력화시키고 국정을 농락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모든 일이 박 대통령의 묵인과 비호 아래 외교와 국방까지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최순실 일파가 박 대통령을 감쪽같이 속이고 이 모든 일을 저질렀다면 국민들은 박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동정심과 이해심을 가졌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야박하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돈을 출연하도록 박 대통령이 직접 재벌 기업들에게 요구했다는 증언과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동계 올림픽이라는 국가대사는 최순실 일파의 이권사업으로 전락했고, 그 뒤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있었다. 박 대통령의 비호나 최소한의 묵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게이트'의 본질... 대통령이 개인에게 국가를 갖다 바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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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조사실로 향하는 최순실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최순실씨가 4일 오전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일파라는 사설집단에 국가를 통째로 갖다 바친 사건이다. 이 둘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하길래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나중에라도 이 점은 꼭 밝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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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관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언니-동생이었든, 교주-신도의 관계였든 또는 서로가 파멸적인 비밀을 공유한 사이였든, 박 대통령이 최씨 일파를 위해 헌법기관을 무력화시키고 헌정을 유린했다는 사건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이번 사건은 '최순실 게이트'라기보다 '박-최 게이트'라 부르는 게 합당하다. 

불행하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11월 4일 2차 사과문 발표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사건을 최순실 개인비리로 몰아갔다. 본인의 잘못이라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뿐이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이 가장 궁금했던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정치 2선으로 물러날 의향이 있는지, 정말로 책임총리제를 중심으로 한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인지의 문제는 입 밖에 꺼내지도 않았다. 대신 "지금 우리 안보가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외의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은 권력의 일선에서 한 발짝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금 우리 안보의 가장 큰 리스크가 바로 '대통령 리스크'임을 본인은 알고 있을까?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재벌에게 돈을 걷고, 한진해운 사태를 어설프게 처리해서 물류대란을 초래(이 과정에서도 최순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한 것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이번 사태로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국가 이미지가 손상을 입고 외교적으로도 망신을 당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식물 대통령'에게 외치를? '이중권력'에 내치를? 답 안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아마 박 대통령은 진심으로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는 자신이 국가와 결혼했다는 박 대통령의 독특한 인식과 관계가 있다. 국가와 자신이 일심동체라면, 그리고 자기만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선의대로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을 수도 있다. 어차피 대한민국은 아버지의 나라였고, 지금 자신은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지 않은가? 

박 대통령의 2차 사과문은 1차 사과문이 나온 뒤 <조선일보>가 '부끄럽다'는 사설을 통해 제시한 수습책조차도 거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이 1차 사과문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은 내치에서 물러나 북핵 위기만 관리하고 경제와 내정은 여야가 모두 지지할 수 있는 거국총리에게 맡기라'고 주문했다. 자사 종편인 TV조선이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를 읇조리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들 뿐이지만, 박 대통령은 2차 사과문을 통해 자신이 임명한 김병준 총리체제를 유지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솔루션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한 채 2선으로 후퇴한다는 면에서 야당의 요구사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내치는 책임총리와 거국내각에 맡기고 대통령은 외교와 안보만 챙기라는 해결책이 시중에 많이 나돈다. 이 방안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헌정을 유린한 박 대통령에게 정말 외교와 안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까?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유사시 우리의 장병들에게 총을 들고 전장으로 나가라는 명령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다. 헌법기관을 따르지 않거나, 즉흥적인 판단에 의한 군사 캠페인이 일어나는 경우를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또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외교가 어린애 장난인가? 북핵문제, 한일관계, 한중관계, 한미관계,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 등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고난도 외교문제가 산적한 이 시점에 사실상 '식물 대통령'에게 외교를 맡겨도 되는 건가?

내치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통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거국총리에게 전권을 부여했다가 박 대통령이 중간에 조금이라도 변심한다면, '이중권력'의 혼란상은 또 누가 감당할 것인가? 그 모든 것을 다시 박 대통령의 '선의'에 맡기자는 건가? 잠시 잊었나본데, 지금 나라가 이 난리인 이유는 바로 박 대통령의 최순실을 향한 '선의' 때문이었다. 

우리가 법을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견제장치를 만들어서 국가를 운영하는 이유는 지도자나 대표자에 대한 선의나 인간적인 신뢰만으로 국가가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조차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여기에는 과연 대통령이 지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대중적인 의구심까지 포함돼 있다.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건... '대통령 직무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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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목 집중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지난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생중계를 여의도 정치권에서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이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이 순간 가장 긴급하게 취해야 할 조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 직무수행을 즉각적으로 정지시키는 일이다. 대통령이 여론과 정치권의 요구에 못 이겨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하야가 되는 것이고, 국회에서 강제로 직무를 정지시키는 절차를 밟으면 탄핵이 된다. 

지금 국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정상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이 사실은 아마 <조선일보>도 그리고 집권당인 새누리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25일 1차 사과문 발표 이후 각종 검색 순위에서 탄핵과 하야가 1, 2위를 휩쓴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탄핵이나 하야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조선일보>는 물론 야권에서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각자의 셈법은 다르겠으나, 사회혼란이 커진다는 게 공통적인 이유이다. 탄핵이나 하야를 주장했을 때의 역풍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한 혼란이 대체 어디 있는가? 탄핵과 하야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우리 국민이 그 정도의 혼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에서 사회혼란을 이유로 대통령의 직무정지를 요구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가 그 혼란을 수습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셈이며 국민의 성숙한 역량을 믿지 못하는 처사다. 

이럴 때일수록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그 어떤 경우에도 정권을 접수할 준비가 돼 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감당할 능력이 있음을 널리 알려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결정을 받아 안을 수 있는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야당의 모습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적 열망의 뒷덜미를 잡는 모습에 가깝다. 무슨 정치적 계산을 그리 오래하는지(계산능력이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슨 역풍을 그리 걱정하는지 모르겠으나, 계산만 하고 역풍만 걱정하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잊지 말라. 노무현 탄핵 때 역풍이 불었다고 걱정하는 것은 세차할 때마다 비가 왔다고 세차하지 않는 것과 같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역풍 걱정하는 야당? 대체 무슨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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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있다.
ⓒ 남소연

옳은 길을 갈 때의 역풍은 계산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다. 모든 걸 그렇게 계산했다면 항일독립투쟁도, 광주시민군의 저항도 없었을 것이다. 독립군이 대한독립의 가능성을 높게 계산해서 총을 들었을까? 광주시민이 계엄군 탱크를 물리칠 계산서가 나와서 도청을 지켰을까? 그 모든 선조들의 위대한 투쟁의 역사가, 향후의 혼란이나 역풍을 고려하지 못한 철부지 행동이었을까? 아니다. 그것이 옳은 일이었기에 총을 들었다. 그것이 역사의 정의였기에 자신의 몸을 던졌다. 2016년의 정의는 부덕한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이다. 

사상 전무후무한 '박-최 게이트'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이번 사태의 진상조사도 보다 철저하게 진행할 수 있다. 대통령의 자리는 한시도 비울 수가 없으니 곧바로 차기 대통령 선거 준비에 들어가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근본원인 중 하나인 새누리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이 국가를 망쳐 온 역사는 군사 쿠데타에서부터 IMF 환란에 이어 이번 '박-최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버라이어티한 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진 적이 없다. 

새누리당은 전신 한나라당일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대선후보로 여러 차례 나섰기 때문에, 당 차원의 검증기회가 많았음에도 박근혜라는 정치인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최순실과의 관계를 알고서도 부귀영화와 권력을 위해 눈감고 지나간 결과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은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이런 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에 대한 신뢰도 박살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다시 그런 과오를 저지르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새누리에도 요구한다, 정권을 넘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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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숙인 새누리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 사죄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남소연

그래서 나는 요구한다.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새누리당은 이번만큼은 대통령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이 지난 10년간 집권하는 동안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망쳐 온 죄과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너무나 너그러운 처사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새누리당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과 역사에 용서를 구한다면, 그 진심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 행동이란, 자신들이 누려왔던 권력을 다시 국민과 역사에 반납하는 것이다. 먼저 박 대통령의 직무부터 정지시켜라. 그리고 보궐선거를 포기하고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라. 

물론 새누리당은 쉽게 권력을 반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권력은 원래 국민의 것이다. 우리의 권력을 위임하는 데에는 투표일 하루 잠시의 수고로움이면 족했지만, 그걸 다시 찾아오는 데에는 적지 않은 노력과 고통이 뒤따른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은 그래서 쉽지가 않다. 지금은 민주공화국의 위기다. 말 그대로 비상시국이다.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새누리당의 권력을 즉시 해체하고 회수하지 않으면 언제 다시 우리도 모르는 새 '순실 신국(神國)'이 도래할지 모른다. 이 나라의 진짜 주인, 주권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우리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 

불의에 항거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은 헌법전문에도 기록된 우리의 헌법정신이다. 지금부터 몇 주 동안의 시간이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적어도 그 동안만큼은 우리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자. 마음의 소리를 가로막는 어둠을 걷어내자. 우리의 심장이, 우리의 가슴이 울리는 역사의 목소리를, 선조들의 뜨거운 피와 눈물을, 그리고 그렇게 되찾은 조국의 푸른 하늘을 기억하자.

박근혜에 투표한 이들이 '하야 촉구' 합류한 까닭? 5070까지 낙담시킨 박근혜... "배신감, 다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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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 가득 메운 "박근혜 퇴진" 함성 5일 오후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종로 거리를 가득 채우며 행진하고 있다.
ⓒ 신동준

20만(경찰 추산 4만3000명)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의 함성을 쏟아낸 5일 밤의 집회가 여타 박근혜 정부 비판 집회와 크게 달랐던 점은 참여 세대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50대에서 70대까지, 5070들을 거리로 끌어낸 건 '박근혜에 대한 배신감' 때문으로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높은 투표 응집력을 발휘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누구보다 기여한 세대가 5070이다. 하지만 이날 광화문 거리에선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5070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 60대 초반 부부는 등산을 갔다가 광화문에 합류했다. 등산이 취미라 걷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며 행진한 이 부부는 똑같이 "박근혜한테 투표했다"고 밝혔다. 남편 이아무개씨는 이날 거리로 나선 이유를 "배신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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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했던 행동들을 보고 국가 지도자로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천막당사로 갔던 일, 이명박에게 굴하지 않고 세종시를 고수한 일 이런 걸 보고 '깜'이 된다고, 믿을 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생각해보니 다 속았다. 말 많이 안 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무슨 깊은 생각이 있어서 말을 안 한 게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속은 거 같아서 화가 난다"며 "국회의원들 별로 안 좋아하지만 사실 국회의원들보다 대통령이 더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 안정만 외쳐선 안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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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다른 한 부부는 복장이 전혀 달랐다. 부인은 아웃도어 복장에 구호도 외쳤지만, 양복 차림에 넥타이까지 맨 남편은 묵묵히 점잖은 걸음으로 을지로를 행진하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 남편은 59세. 지난 대선 때 누구에게 투표했느냐고 물으니 "아무래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하는 면이 있죠"라고 에둘러 답했다. 보수 후보에 투표했다는 뜻이다.

데모란 걸 생전 처음 해본다는 그는 "그런데 아무리 안정이 좋다 해도 정치가 이런 상황인데 그냥 안정 안정만 외쳐선 안되지 않느냐"며 "잘못된 건 바로 잡아야 한다. 그 뒤에 안정을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를 보니까 말이지, 우리가,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박정희 대통령 말부터 지금까지 42년 동안 최태민이 일가에게 놀아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쩌면 그렇게도 주변에 직언하는 사람들이 없었는지, 사실 직언하는 사람 말을 듣지 않는 것도 박근혜 책임"이라고 한탄했다.

함께 행진하고 있는 모녀도 있었다. 1942년생 어머니와 40대인 딸이 처음으로 같이 정부 비판 집회에 나섰다.  어머니는 대뜸 "우리가 좀 이렇게 해야, 대통령이 하야를 해야 정국이 안정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사실 나는 지난 번엔 안철수를 지지했다"며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너무 못했다. 다른 대통령과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더 못한 것 같다"며 "그런데 이번에 터진 걸 보니까 나라를 최순실이한테 다 갖다바쳤다. 이러면 나 같은 사람도 좀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좀 측은하기도 하다"며 "왜 그런 애(최순실)한테 넘어가서 이 지경을 만들었는지"라며 혀를 찼다.

분노한 시민 서울 20만, 전국 30만 "박근혜는 사과 말고 퇴진하라"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 "박근혜 무릎 꿇을 수 있게 행진 멈추지 말라"

[특별취재팀]
취재 : 안홍기 김은혜 유성애
사진 : 권우성 유성호
방송 : 김윤상 박정호 황지희 박소영 윤수현 정현덕 조민웅 홍성민
편집 : 성낙선 김지현
SNS : 김혜리 

[4신 - 최종신 : 오후 11시 10분]
도올 김용옥 "박근혜가 여러분한테 무릎 꿇을 수 있도록..."



▲ 20여만명이 외치는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20만 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 예상 밖의 인파가 운집했다. 서울 광화문에서만 집회 주최측 추산 20만의 시민이 모였고, 전국적으로는 약 30만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 주 토요일 12일로 예정돼 있는 집회에는 더 많은 시민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저녁, 행진에 이어진 문화제를 보려는 시민들은 무대를 보기 위해 추락 위험마저 무릅쓰고 지하철 역사로 내려가는 난간 위에까지 올라섰다. 40일째 성과퇴출제 반대 파업을 이어온 철도노조 김영훈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했다.

"대통령은 어제 재벌들이 아무 대가도 없이 선의로 돈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그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느닷없이 20조원에 달하는 민자철도 사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재벌들에게 공공부문 민영화보다 더 좋은 대가가 있습니까. 우리가 증인입니다. 지난 40일 동안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반대를 위해 파업을 이어왔습니다. (중략) 저도 가봐서 아는데 (박대통령은) 순실이 옆으로 가십시오. 인연 자동으로 끊깁니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대표로 나온 이상현군과 삼성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가 이어서 발언대에 올랐다. 황씨는 총리로 내정된 김병준씨에 대해 '대표적인 삼성맨'이라고 밝히며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 있는 삼성 이재용을 엄정 처벌하라"고 외쳤다.

황씨가 발언을 이어나가는 동안 일민미술관 앞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등장해 시민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박 시장과 인증샷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눌러댔고 플래쉬가 연이어 터져나오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8시26분쯤 도올 김용옥 선생이 단상에 오르자 시민들은 더욱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학문을 하는 사람이기에 여간해서 이런 집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김용옥 선생은 "내가 여기 선 것은 이것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 개인을 제거하거나 높이기 위한 집회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삶을 원하고 새로운 헌법을 원하기 때문에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내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라고 집회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 도올 "박근혜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 멈추지 말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박근혜가 여러분들한테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단군 이래 없었던 새로운 역사를 써가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유성호
도올은 또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들은 단지 정권퇴진을 위해 앉아 있는 게 아니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의식, 우리가 진정 새로운 삶을 원하는데 이 낡아빠진 삶을 지속시키려는 사악한 무리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 차 있습다. 이것을 처리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탄핵을 해서 될 일도 아니요, 오로지 우리 국민의, 우리 민족의 행진으로, 정치의 장으로 다 쓸어버려야 된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또 이어서 "오늘 벌어지는 사태는 단군 이래 어떤 집회와도 성격이 다르다. 과거엔 독재타도를 위해 싸웠지만 지금은 새로운 제도, 새로운 삶을 요구하는 현장이다. 박근혜가 여러분들한테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단군 이래 없었던 새로운 역사를 써가야 한다. 일주일 후에 이 자리에 다시 서겠다.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의지가 강력하게 표출될 때만이 된다. 우리는 혁명을 해야 된다."

"저는 지금 대통령직을 사퇴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말실수한 장면 등을 편집한 영상을 보면서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가족 연인과 함께 나온 시민들은 마치 축제를 즐기듯 흥겨운 공연을 즐겼고 사회자는 "박근혜가 유일하게 지킨 공약 한 가지는 국민 대통합"이라는 말을 끝으로 오후 9시쯤 문화제를 마쳤다.

'송파 할머니' "노인들이 이 지경 만들어 젊은이들이 고생"
▲ 성난 민심 '이게 나라냐'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문화제를 마친 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인파는 서서히 흩어졌다.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3~4곳에 둘러서서 자유발언으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그 중에서도 "송파에서 온 할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의 이야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여성은 "나는 초등학교도 못 나왔다"며 "보수가 뭐냐. 나라를 지키는 게 보수 아니냐. 그런데 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벌벌 기냐.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얼마나 평화로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여성은 이어 "우리 노인정에 한 늙은이는 '박근혜가 살인을 해도 사랑한다'고 하더라. 이게 말이냐 되느냐"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놨는데 왜 젊은이들이 고생을 하고 있느냐"고 한탄했다.

이 여성이 "못난 사람이 여기 올라와서 이런 말을 한다"고 하자 청중들은 "할머니! 할머니!"를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마이크를 잡은 이화여대 학생은 "박근혜 정권이 백남기 농민에게 던진 부검영장을 이제는 박근혜 정권에게 던집시다"라며 "박근혜 정권을 철저히 부검하자"고 다짐했다. 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지회장은 "이제 박근혜에게 대통령 아님을 통보한다"고 외쳤고, 한 게임회사 직원은 "박근혜는 대한민국을 최씨 일가에게 팔아먹은 매국노"라면서 독립군가를 불렀다.

[3신 : 오후 7시 57분] 
행인들 박수 받는 시위대, 외국인도 '엄지 척!'

교통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시위대열이 행인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집회에 참가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오후 5시 45분부터 광화문 네거리 – 종로3가 – 청계3가 – 을지로3가 – 을지로 입구 – 한국은행 – 서울시청앞을 거친 시위대는 오후 7시 30분 경 다시 광화문 네거리에 모였다.

행진이 시작되기 직전 경찰은 광화문에 모인 집회 참가인원을 4만3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주최측은 20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거대한 인파는 종로길 8차선을 가득 메우고 한 시간 반 넘게 행진을 벌였다.

많은 행인들은 "박근혜 하야해!"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구호를 따라 외치는 이들도 많았고, 확성기에서 '바위처럼' 노래가 나오자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는 이들도 많았다. 행인들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 한복입은 고등학생도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고궁에 가기 위해 한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박근혜 하야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집회 참가자 구성은 다양했다. 중고등학생들부터 7·80대 노인까지. 20~40대가 주축을 이룬 여타 집회에 비해 50~60대의 참여가 많은 것이 확연히 보였다. 특히 부부가 함께 행진하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이날의 행진 코스는 여타 집회 행진에 비해 꽤 긴 거리다. 70대 어머니와 40대 딸이 함께 참가한 모녀는 "이 정도는 걸을 수 있다"며 "오늘 데모란 걸 처음 해봤지만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행진대로가 명동 입구를 지날 때엔 수많은 외국인들이 길가에 서서 행진 모습을 촬영했다. "어메이징"을 연발하던 미국인 남성 라이언씨는 "뉴스를 봤다. 무슨 이유로 시위를 하는지 알고 있다"며 "한국 시민들 대단하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오후 7시 50분 현재 집회와 행진, 문화제는 전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2신 : 오후 6시 40분]
"박 대통령님, 최순실 말고 국민과의 연 끊어주길" 웃음 터진 시민들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하라"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권우성
▲ 거리 행진 벌이는 시민들 "박근혜 퇴진하라"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를 마친 뒤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분노로 뒤덮인 광화문... "박근혜 하야하라"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박근혜 하야를 바라는 시민의 외침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 "헌법과 양심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 '죽어가는 우리나라, 청소년이 살리겠습니다' 학생과 시민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학교 이름은 순실고, 학생은 박근혜, 수업 1교시 : 국어-연설문 고쳐 쓰기, 2교시 : 영어-순실이 듣기 평가, 3교시 : 수학-독일 시차 계산하기, 4교시 : 한국사-국정교과서 만들기, 5교시 : 법과 정치-개헌하기, 6교시 : 생명과학-아빠 유전자 물려받기, 7교시 : 체육-삽질하기'


단상 위 최창식 교사가 어느 학생이 지었다는 '순실고 시간표'를 소개하자 청중들은 크게 웃으며 환호했다. 최 교사는 "우리 학생들 정말 대단하지 않으냐, 요새 학생들은 시국선언뿐 아니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훌라훌라' 노래를 교실에서 부른다"며 "박 대통령은 (담화문처럼) 순실이와의 인연을 끊지 말고 순실이 품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재차 박수를 받았다.

5일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치러진 뒤 이어진 추모문화제에서는 래퍼 제리케이의 '하야해(haya-hey)' 랩 공연과 대학생들의 발언, 416 세월호 유가족 합창단의 공연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채워졌다. 참가 시민은 계속 늘어나서 광화문 광장뿐 아니라 세종문화회관 앞, 교통이 통제된 광화문 12차선 도로 위까지 가득 채울 정도였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각계각층의 발언이 이어졌는데, 대학생들은 특히 신선하고 기발한 내용으로 큰 호응을 끌어냈다.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를 처음 만들었다는 김무석 건국대 학생은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사사로운 연을 끊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박 대통령은 우리와의 연을 끊어주십시오'"라고 말해 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김보미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도 앞선 대통령 담화문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더는 국민을 괴롭히지 마시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셔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의 요구는 간명하다, 지난 4년간 국민을 힘들게 한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는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청중들은 "와아"하는 함성으로 답했다.

앞서 영결식에 참석한 백남기 농민 유가족을 포함해 문화제 사회자까지, 이들은 공통으로 노란 리본 배지를 달았다. 세월호 유가족 부모들은 오전 발인에 함께하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전명선 416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백남기 어르신은 현 정권이 살해한 것"이라며 "더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인간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종교계 발언자로 참여한 김영호 목사는 박 대통령의 이중성을 꼬집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문을 읽으며 울먹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2년 전 세월호 사건 관련 담화에서 눈물을 흘린 뒤, 그 후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알고 있다. 그 눈물도 진실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백남기 농민은 개인이 아니라 불의에 짓밟힌 국민을 대표한다"며 "하늘의 명령이다, 대통령은 내려오시라"고 해 청중의 환호와 함성을 받았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자 참가 시민들은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2시간가량의 문화제를 마친 이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가 몸통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너희들은 고립됐다" 등 구호를 반복해서 외치며 행진했다. 오후 5시 45분경 행진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종각과 종로2가 등을 거쳐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5일 '박근혜 하야 촉구 촛불집회'는 광주광역시, 제주, 강원 원주, 경남 김해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이후 오후 7시께부터 문화제 2부를 이어간다. 여기에서는 앞서와 비슷하게 시민 각계각층 자유 발언과 함께 문화예술 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1신 : 오후 6시 14분] 
광화문광장으로 속속 모여드는 시민들 
▲ 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대한민국 심장부 광화문 네거리를 뒤덮고 있다. 교복 입은 중학생·고등학생들도 깃발을 들었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향한 길을 철통같이 봉쇄했다.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이어 진행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시민·학생들의 함성이 광화문 일대를 뒤덮었다. 참여자들은  인도에는 더 이상 설 수 없어 차도까지 내려왔고, 광화문광장 양 옆 도로는 이미 인파로 꽉 찼고 종로 방향 도로에도 인파로 채워지고 있다. 

오후 5시 현재 5만 명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단체 단위로, 개인으로 집회에 합류하는 행렬이 시위대 뒤편으로 이어지고 계속 늘어나고 있어 최종 참가 인원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 종로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전국 동시다발 시국대회를 연 대학생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 중이다.ⓒ 김은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서로 독려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교복을 입은 '중고생연대' 1000여 명이 깃발을 들고 행진해 세종문화회관 앞 차도에 자리를 잡자 시민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대학생들, 사회단체 단위의 합류가 이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집회에 220개 중대 1만 7600여 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오후 4시 15분께 세종대왕상을 기준으로 청와대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차벽을 치고 봉쇄에 나섰다. 차벽을 치는 경찰을 본 시민들은 "박근혜를 수사하라!" "박근혜를 하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

광화문에 '박근혜 하야'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마음포럼 노인 20여 명이 교보문고 앞 인도에 앉아 애국가를 광장 방향으로 크게 틀고 박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 참가한 한 노인은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를 붙잡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
5일 오후 4시 20분께 경찰이 도로 통제를 개시했다. 사진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양 옆으로 미 대사관부터 세종문화회관까지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 ⓒ 안홍기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열리고 있는 광화문 광장 한켠에서 새마음포럼이라는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대한민국 지킬 것인가 버릴 것인가'라는 주제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은혜

박원순 “우리가 백남기다, 박 대통령 반드시 하야시킬 것” 백남기 민주사회장 영결식에 시민 2만명 추모… 추미애 “국민 뜻 계속 거역하면 정권 퇴진 운동할 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살인적인 물대포로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 “이것은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된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우리가 백만, 천만의 백남기가 돼 불의한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을 하야시키겠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에서 참석한 박 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쌀값 보장을 외치고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한 것이 무슨 죄냐”며 “그런 백남기 어르신에게 돌아온 것은 살인적인 물대포였다.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우리 후손을 위해 우리가 일어서겠다”고 외쳤다. 

박 시장은 “백남기 어르신이 300일 동안 누워 있었지만 정부도, 검찰도, 그 누구도 와 보지 않았고 그 누구도 사죄하지 않았다”며 “외려 당신의 몸에 부검의 칼날을 대려 한 국가의 몰염치한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온몸으로 막아내려 했던 당신의 뜻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 일꾼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에 이어 열린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임순혜 제공
박 시장은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명명된 소설 같은 현실에서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야 이 나라가 바뀔 수 있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박근혜 정권의 모든 국정농단을 우리가 이젠 끝내겠다. 당신이 꿈꾼 상식과 정의의 나라를 만들겠다. 우리가 모두 함께 들고일어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 주권자인 국민이 이 땅의 주인임을 확인하는 섭리를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경찰 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범국민행동 집회에서도 소방용수를 사용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불허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그 어떤 경우에도 경찰이 국민의 정당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진압하는 목적으로 소방용수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살인적인 물대포를 쏜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은 정의롭고 올바른 사회를 위해 역사의 현장에서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왔다”며 “국민과 농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선구자였다. 마지막까지도 무너지는 농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고인의 절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고 추도했다.

추 대표는 “폭압적 공권력은 1년이 지나도록 국민의 목숨을 희생시키고도 사과조차 없는데 국민은 자격 없는 대통령이 국가의 근본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똑똑히 목도하며 깊은 실망감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은 한시바삐 국정에서 손을 떼고 내려와야 한다.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을 재차 경고한다”고 밝혔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날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은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시민들 인파로 가득 찼다. 영결식이 끝날 무렵엔 주최 측 추산 2만 명(경찰 추산 8000명)이 광화문에 모였고, 영결식과 별개로 각계 단체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과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집회가 열렸다.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안치실에서 발인을 마친 후 9시부터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진행됐다. 장례미사 후 명동성당을 출발한 운구 행진은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이동해 노제를 치렀다. 

▲ 5일 오전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던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열린 노제의 맨 앞자리에 백남기 농민의 대형 초상화와 꽃으로 장식한 관이 놓였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백남기 농민의 장례는 이날 광화문 영결식이 끝나면 전남 보성으로 내려가 노제를 지낸 후 6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시신을 안장하는 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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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103#csidx27c4d1e905a9678a5c8e324ac5ae45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