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너무 개판, 개판, 개판. 참담해, 참담해, 참담해.”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유지철씨(68)는 ‘개판’, ‘참담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유씨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두번째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했다. 유씨는 “이 10만 관중에서 나도 한 명 숫자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나왔지. 그야말로 민초들이 일어난 건데, 같은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예로부터 박정희때부터 친일파 자손이고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양문섭씨(82)는 집회에 나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국민한테 농단을 하고 있는 실질적인 박근혜가 몸통 아니여. 최순실이는 거시기하더라도 박근혜를 퇴치하기 위해서 나온 거지”라고 답했다. 양씨는 무릎이 좋지 않아 걷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은 다 박근혜 욕 안 하는 사람 어딨나. 되지게 욕 얻어먹고 있지. 박근혜 찍었다는 노인네들도 다 욕해 지금. 거시기 지 발등 지가 깨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됐으면 과거엔 친하고 아무리 거시기해도 애지간하면 발을 딱 끊고 멀리하고 서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을 봐야할 것 아니여. 그래야 되는디 끊도 못하고 같이 농단을 해버렸으니 지가 지 발등을 깨고 나라를 망친 거 아녀. 그러니 국민들이 얼마나 살기가 힘든지 아나. 엄청나게 힘들다”라고 한탄했다.
김양옥씨(70)는 딸, 사위의 제안으로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 김씨는 “(집회에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다. 나와보니까 사람도 많고 진작 나올 걸 싶다”고 말했다. 김씨 딸이 옆에서 “엄마 박근혜 뽑았잖아”라고 면박을 주자 김씨는 “그걸 왜 말해. 솔직히 말하면 속았어. 그렇게 뽑지 말라고 했는데 미안해. 미안해. 앞으론 투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선근씨(67)는 ‘박근혜 OUT’이라고 쓴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국민 모두가 박근혜에게 속았다. 자기 잘못 뉘우치지 않고 핑계만 대고 있다. 스스로 하야하겠다고 해야지.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용서해줄 수도 있는데 계속 핑계만 댄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냥 화가 난다. 국민을 바보로 안다. 실은 지가 바보면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아이큐가 몇인지 궁금하다. 그러니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하라는 대로 막 하고….”라고 말했다.
홍희랑씨(70)는 “박근혜가 너무 밉다. 서민들은 이렇게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홍씨는 박 대통령이 하나마나한 소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 대국민담화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강원도 인제에서 약초를 기르는 김원웅씨(70)는 “이건 아무리 봐도 잘못된 것 같아서 벼르고 벼르다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근혜 정부는 존재 자체가 악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계속 대통령이 헌정중단 얘기를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삥’ 뜯고 청와대 자체에 있는 사람들이 다 ‘삐끼’들 아닌가. 헌정이라는 걸 국민이 지켜야 하는데 그걸 대통령이 자기 지키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를 그대로 놔두고 현안문제 해결이 되겠나. 그대로 놔두고 위안부 협정 폐기할 수 있겠나. 세월호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겠나”라며 “퇴진이 답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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