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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 2016

[취재파일] 박 대통령 비극, 여기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국가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만료 1년 3개월을 남겨 놓고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하야 또는 탄핵을 원하고 있고 지지율은 10%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남북한의 첨예한 대치 상황과 경제 불황의 늪을 고려하면 설상가상의 국가적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이 비극이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최순실 씨와 한 줌도 안 되는 그의 측근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놀아나게 됐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 권좌에 오른 뒤에도 최순실 씨와의 사적인 인연을 끊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집권 이전에 두 사람의 관계가 아무리 돈독했다 하더라도 취임 이후에는 공사(公私)를 확실히 구분했어야 했는데 여기서 실패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지 약 한 달 뒤인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마사회컵 전국 승마대회가 열립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선수가 여고부 마장마술에서 2위를 차지하자 큰 난리가 납니다. 경북 상주경찰서가 승마 심판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치고 청와대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진상 조사를 지시합니다. 최순실 씨 딸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극히 이례적인 지시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몇 달 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또 저지릅니다. 정유라 선수 사건을 조사했던 문체부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이 있는 사실대로 보고하자 유진룡 당시 문체부장관 면전에서 ‘나쁜 사람들’이라며 질책했습니다. 두 사람은 며칠 뒤 한직으로 좌천됐고 서미경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도 전격 경질됐습니다.
그럼 박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일면식도 없는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판단했을까요? 누군가가 박 대통령에게 아주 부정적으로 보고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최순실 씨가 직접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든지, 아니면 일명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이 했든지 둘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습니다.
노태강 체육국장은 문체부 내에서 능력이 출중하고 성품도 강직해 ‘차기 장관감’으로 신망을 받던 공무원이었습니다. 인사 고과에서도 선두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사실대로 보고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아침에 된서리를 맞은 것입니다. 최순실 씨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보고를 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대한민국 모든 공무원이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김종 문체부 제2차관과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장관(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2014년 4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안민석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최순실 씨 딸인 정유라 선수의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새누리당에서는 김희정 의원이, 정부에서는 김종 차관이 안민석 의원의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희정 의원은 3개월 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영전됐고 김종 차관은 국내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며 3년 넘게 장수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최순실 씨 편에 섰던 인물들은 하나같이 승승장구했습니다. 결국 박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최순실 씨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고위 공무원은 물론 삼성, 현대 등 굴지의 재벌들도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안 되도록 상황이 전개된 것입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면서 짧은 시간 안에 무려 800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조성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제가 어려울 때 최순실 씨가 도와줬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의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최순실 씨를 도운 것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3년 전 ‘승마 사건’ 때를 비롯해 박 대통령은 국가 원수의 지위를 망각하고 최순실 씨를 사사로이 도운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각종 부탁을 일언지하에 단호하게 거절했다면 오늘의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과 ‘호가호위’도 없었을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국민 행복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꼭 만들어 ‘100% 대한민국’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믿기 힘든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순실 행복시대’ ‘국민 불행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권종오 기자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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