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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4, 2016

친박의 '이정현 일병 지키기'에 새누리 의총 '난장판' 비박 "이정현 물러나고 朴대통령 탈당하라", 욕설과 고성 오가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4일 이정현 대표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는 비박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강경 친박계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을 연출했다.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는 소속 의원 129명 가운데 110명가량이 참석해, 발언자만 30명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다.

비박계는 '공개 의총'을 강력 요청했으나, 친박 지도부가 비공개 의총을 고집해 고성이 오가는 끝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무성계'인 김성태 의원은 의총 도중에 약속된 방송과의 대담을 위해 잠시 의총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기만적인 쇼만 하고 있다”며 친박을 맹비난했다.

그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파동후 입도 뻥끗하지 않고 숨 죽이고 있던 '진박들'이 의총에서 박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를 감싸고 적극 나섰다"며 "비박들이 비공개 의총을 고집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고 친박 강경파들을 비꼬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공개 의총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갈 정도로 양진영이 격렬히 충돌했다.

비박 하태경 의원은 "2016년 11월, 87년 6월이 아니라 60년 4월처럼 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60년 자유당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길을 가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자유당처럼 공멸의 길을 가는지도 모르고 있다. 자유당처럼 안 되기 위해선 이정현 지도부 총사퇴가 첫 걸음"이라고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황영철 의원도 "오늘 대표가 사퇴를 하는 것이 가장 명분 있는 모습"이라며 "촛불에 밀려서 사퇴하는 것이 올바른지, 아니면 우리 당 스스로가 결정을 해서 사퇴하는 모습이 좋은 건지 판단을 하라"고 가세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에서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는 정당이 될 때 새누리당이 거듭 태어날 수 있다"면서 "준비된 각본대로 친박이 또 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 최순실 일가를 비호하는 데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친박을 질타했다.

김재경 의원은 더 나아가 "진정한 거국 중립내각에서 대통령은 당적을 가져서는 안된다"면서 "과감하게 대통령을 당과 독립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대통령 없이 혼자 서는 모습을 보여야 수권정당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 탈당을 주장했다. 

친박이었다가 탈박한 이학재 의원은 "대통령께서 실제 있는 과오보다 더 큰 비난과 공세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빨리 국정이 안정돼야 한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는 게 대통령을 돕는 길로 이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자 친박계는 이 대표를 철통방어하면서 차라리 박 대통령을 탄핵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박대출 의원은 "세월호 선장이 될지 타이타닉 음악대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면서 "이순신 장군 말처럼 살자고 하면 죽는다. 함께 손을 잡고 죽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것을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대통령 하야를 원하나, 아니면 식물정부를 원하나"라며 "형사소추도 할 수 없는 현직 대통령을 더 이상 능욕하지 말고 탄핵절차를 진행하라. 물론 난 반대하겠지만 야당과 새누리당내 원하는 의원들은 그렇게 하라"고 맞받았다. 탄핵을 하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지 최소 반년이상 시간이 필요해,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셈.

김 의원은 더 나아가 "새누리호는 난파 직전이다. 난 그냥 여기서 죽겠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대통령 나가라', '당대표 나가라' 하지 않고 배와 함께 가라앉겠다"라며 "언젠가는 폭풍이 그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정우택 의원도 "배가 무너지면 서로 네탓 하는 것보다는 같이 힘을 합쳐 극복하자는 것이 일반 상식"이라면서 "김무성 전 대표가 저쪽(비박계)에서 그래도 정치 경력 등을 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이럴 때 사실 이 대표 등을 두들겨 주면서 '난국 잘 극복하라'는 모습을 보였으면 더 좋은 모습 아니었을까"라며 김 전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친박들의 조직적 이 대표 감싸기에 비박 중진 이종구 의원은 “당정청에 충신들은 없고 간신들만 있어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며 “나라가 흔들리고 당 지지율이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친박들을 '간신'들로 규정하며 호통을 쳤다. 이에 한 친박 의원이 반발하자 이 의원은 "넌 그냥 앉아, 거지 같은 X끼"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비박들의 이정현 사퇴 공세가 전방위로 펼쳐지자, 정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신상발언을 통해 "예산안이 통과되고 새 내각이 자리를 잡으면 사퇴하겠다"며 연말연초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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