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배후지목 귈렌운동은 '관가 비밀사조직'

규모·목적 불명…다만 귈렌은 온건 이슬람 지도자 
사법부·경찰에 잠복하고 있으나 쿠데타 시도는 '글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터키 정부가 쿠데타 시도를 진입한 뒤 '바이러스 살균'의 대상으로 지목한 배후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75)을 추종하는 세력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적인 귈렌을 따르는 이들 세력의 '귈렌운동'은 터키 관가에 침투한 비밀 사조직의 활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터키 전문가들은 터키 내 귈렌 추종자들은 권력을 찾아 오랫동안 국가기관 곳곳에 침투해 잠복해왔다고 설명한다.

터키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제임스 제프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이들이 국가 내의 국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결사가 귈렌을 추앙하는 컬트 성격이 있는 조직이지만 아무도 그 규모와 목적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연합뉴스]

귈렌운동 추종자 상당수는 사법부와 경찰에 있고 그보다 소수지만 군에도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군이 세속주의자들의 본산인 만큼 침투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제프리 연구원은 지적했다.

에르도안 정부는 지난 15일 밤 일어난 쿠데타 배후가 귈렌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미국 정부에 귈렌의 터키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귈렌과 연루된 혐의로 군경·법조인·공무원·교육자·언론인 수만명을 체포하거나 직위해제했고 그 규모가 이날 현재 4만5천∼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귈렌은 19일에도 미국에서 성명을 내 "내가 실패한 쿠데타와 어떻게든 관계됐다는 것은 터무니없고 무책임한 거짓 주장"이라고 부인하면서 "미국 정부는 정치적 복수에 송환 절차를 남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비주의 교파인 수피교 성직자인 귈렌은 미국 관가에서는 온건한 이슬람 지도자로 꼽힌다.

종파간 대화를 시도했고 자선단체와 세속학교 조직을 이끌었다.

이스라엘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무슬림형제단이나 하마스 같은 강경 이슬람주의 단체는 반대한다.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된 2009년 외교전보에 따르면 귈렌은 1999년 국가전복을 꾀한 혐의로 기소되자 1999년 터키를 떠나 도미했다.

당시 그는 "입법·행정부에 직위를 가진 친구들은 항상 경계하며 이를 변형하고 이슬람의 이름으로 더 결실을 보아야 한다"고 설교한 혐의 등을 받았으나 나중에 궐석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귈렌 반대파는 그가 미국 '첩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레이엄 풀러 전 CIA 요원은 귈렌의 영주권 신청 당시 당국에 "내가 연구해본 모든 운동조직 가운데 이것(귈렌운동)이 아마도 가장 안보위협이 적은 단체일 것"이라는 편지를 써 그를 도왔다.

풀러는 2014년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한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이런 편지를 썼다고 주장했다.

귈렌은 풀러의 도움으로 영주권을 받아 현재 펜실베이니아 주 시골에 거주하고 있다.

귈렌운동은 전 세계 퍼진 세속학교 네트워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학문적으로 교육을 받으면서도 무슬림 윤리를 지닌 '황금세대'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제니 화이트 스톡홀름대학교 터키학연구소 교수는 전했다.

사회적으로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종교 교리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여성도 활발히 참여하지만, 의사결정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지지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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