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9일 남북관계 진전과 경협확대를 경계하면서 대북 경제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며 내심 반대하는 미국의 속내를 두고 “성동격서 전략”이라면서 미국이 한국에 앞서 북한 경제를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합의 등과 관련해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 및 한미공조를 강조하는데 대해 “‘성동격서’다. 그러니까 우리한테는 움직이지 마라, 이래놓고 자기네들은 빨리빨리 (북한에) 들어가겠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최대 곡물업체 카길의 북한 방문 보도와 관련 “그거 (미국 정부) 허락 없으면 못 간다”며 “90년대 초에도 아마 그게 카길인 것 같은데 들어가서 북한의 식량난을 좀 덜어주고 그 대신 북한의 광물자원, 지하자원을 싼 값으로 들고 나와서 국제사회에서 팔려는 거래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지금 다시 그들이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 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면 아무래도 말이 쉽게 통하고 또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금방 북한 경제와 남한 경제가 한 덩어리로 연결된다”며 “미국 기업이 먼저 (계약을 통해) 선점하면 우리가 들어갈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 경제의 미국화라 할까나, 북한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남북경제공동체 못 만든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경제공동체 구상, 한반도 신경제지도 이거를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 남북경협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 미국기업이 북한경제를 선점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란 주장이다.
또 정 전 장관은 “미국은 최대 곡물회사가 북한에 들어가서 거래를 시도하게 만들어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 정부는 투자 안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준비하고 있다’는 연설까지 하고 다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보다도 먼저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남한보다 먼저 들어가서 여기저기 손을 뻗쳐 놔야겠다는 계산이 없으면 우리 기업들이 지금 북한에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못 한다”고 얘기했다.
정 전 장관은 이에 “북한 경제가 미국 기업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남북화해 협력이나 평화번영, 통일이 남북한에 경제적으로 상호연계 관계가 밀접해져야만 국가, 국호, 군대도 하나로 만들자는 통일로 가자는 국민정서가 일어날 수 있게 돼 있는데 경제적으로 우리가 별 관계가 없이 미국하고 가까워지면 우리는 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런 (미국의) 정책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불편한 진실을 이제 알아야 한다”며 “그리고 미국이 우리 남북관계 개선에 제동을 거는 것에 속셈이 뭐냐, 저의가 뭐냐 이런 것도 따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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