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진상조사 코미디로 만들어"
지만원 물망 오르자 한목소리 비판
당 내부서 '지만원 카드' 정리 안돼
김성태 "추천 어려움 극복 노력중"
지만원 물망 오르자 한목소리 비판
당 내부서 '지만원 카드' 정리 안돼
김성태 "추천 어려움 극복 노력중"
[한겨레]
극우 인사 지만원씨가 자유한국당 몫의 5·18진상조사위원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자유한국당의 이런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평화당과 정의당은 ‘그럴 거면 추천 권한을 내놓으라’고 자유한국당에 요구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어 “자유한국당은 진상조사위원 후보로 지만원 씨를 검토하는 등 5·18진상조사를 ‘웃지 못할 코미디’로 만들려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정쟁 만들기와 대안 없는 발목잡기를 멈추고 5·18진상조사위원 구성 등을 서둘러 제1야당의 기본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2월 5·18진상규명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당시 이 법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민주평화당은 ‘지만원 논란’에 “황당하고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만원씨는 ‘5·18 북한 배후설’을 이야기해 법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배상 판결을 받았고, 지난 25일에도 5·18 유족회 등에 9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9월14일 법이 시행된 이후 40여일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위원회 출범조차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이제는 왜곡에 앞장선 지씨를 추천한다면 이는 의도적으로 왜곡을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5·18진상규명특별법을 발의했던 최경환 평화당 최고위원도 “지만원씨는 5·18을 폄훼하고 왜곡하고 온갖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당사자이고 주범”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정말 추천할 인사가 없다면 다른 정당에 추천권을 양보해서라도 조사위원회가 출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자유한국당이 지만원씨와 같은 인물을 5·18진상조사위에 참여시킨다면 진상조사가 아니라 진상조사 방해를 획책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5·18의 북한군 개입설은 자유한국당의 전신들이 집권했을 당시에도 입증하지 못한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지만원씨는) 가짜뉴스의 원조격이자, 독재정권의 망령이라 부를 만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5·18진상조사위가 밝혀내야 할 것은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허무맹랑한 가짜뉴스가 아니라 당시 광주시민들에게 자행된 무참한 폭력의 최종명령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히는 것”이라며 “지만원씨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부터가 이번 진상조사위를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국민이 납득할 인사를 추천할 생각이 없다면 조사위원 추천권을 그냥 포기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5·18진상규명특별법은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과 집단발포·헬기사격 경위를 밝혀내고 책임자를 규명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핵심이다. 국회의장이 1명, 여당이 4명의 진상조사위원을 추천했지만 자유한국당이 야당 몫 4명 중 3명을 추천하지 않아 지난 9월 특별법이 시행된 지 40여일이 지나도록 진상조사위 출범이 지체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인선에 난항을 겪는 건 ‘지만원 카드’가 내부에서 정리되지 못한 이유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처해있는 위원 추천의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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