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검찰•법조계, 그리고 머니투데이 기자…그들만의 '숨겨진 리그' 실체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선 화천대유 실소유주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정국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그동안 화천대유는 투자 대비 과도한 이익을 가져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특혜 시비가 일었다. 따라서 시행사 선정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현 경기도 지사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며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마구잡이식 보도가 줄을 이었다.
이에 야권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이 지사가 관련돼 있다고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이 지사는 결국 조선일보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화천대유의 자금 흐름을 쫓던 열린공감TV는 22일 "화천대유의 사실상 실소유주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 인물인 은진혁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은씨는 과거 최 회장의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싱가포르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바 있고 최 회장이 만든 ㈜브이소사이어티 총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브이소사이어티는 최 회장을 비롯한 64명의 재벌과 IT기업 오너들의 사모임으로 당시 인텔코리아를 이끌던 은씨는 이 모임을 통해 최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쌓으며 비선실세로 발전했다.
또한 최 회장은 은씨를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통합금융솔루션팀 부사장에 앉힐 계획까지 세우지만 결국 비난 여론을 의식한 내부 반대로 무산됐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은씨는 ‘킨앤파트너스’라는 경영컨설팅 회사에 개인 자격으로 연이율 10%에 400억원을 대여했고 킨앤파트너스는 다시 화천대유에 연리 6.9%로 291억원을 빌려줬다. 화천대유는 이 외에도 투자회사 엠에스비티로부터 60억원을 빌려 대장지구 개발 초기 투자금 35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킨앤파트너스의 주소(서울 성동구 연무장7길 11)가 SK그룹 소유의 ‘우란문화재단’ 빌딩으로 밝혀졌다. 당시 킨앤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박중수 대표로 SK그룹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 본부장과 SK행복나눔재단 산하 행복에프앤씨재단 대표를 역임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킨앤파트너스로서는 당시 자금을 대여할 여유조차 없었던 상황에서 자금대여가 이뤄진 점도 주목받는 대목 중 하나다.
더구나 화천대유와 킨앤파트너스의 계약관계를 들여다보면 은씨가 화천대유의 실소유자라는 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사업 초기 리스크를 안은 상황에서도 6.9%에 불과했던 이율은 2017년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는 상황에 이르자 이율을 무려 연 25%로 변경한다. 이는 수익성을 담보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초고금리로 갈아탄 것은 현행법상 명백한 배임 행위에 속한다.
아울러 양측은 2018년 추가대여금 포함 장기대여금 351억원을 돌연 950억원 상당의 수익증권으로 바꾸면서 투자금 명목으로 변경했다. 이자만 지급하는 대출금을 수천억원의 수익이 보장된 투자금으로 변경한 행위 역시 배임에 해당된다.
열린공감TV는 “이런 불법을 마음대로 지시할 수 있었던 건 은씨가 바로 화천대유의 실소유주였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만일 이 같은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는 이재명 지사가 아닌 국민의힘과 재계, 금융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화천대유에 곽상도, 원유철 등 국민의힘 인사들이 관여됐다는 점에서다.
이와 별개로 최근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알려진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스탠포드 대학 재학 시기와 회사 근무 기간이 겹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해외 유명대학을 졸업한 인재가 대장지구 개발이 끝나면 폐업할 회사에서 수년간 월급 250만원을 받고 일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이었다.
이에 화천대유가 결국 곽 의원 아들의 유학자금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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