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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25, 2021

공수처, 손준성 '무조사 구속영장'..체포 왜 패스했나

 기사내용 요약

형소법상 체포영장이 먼저…"선례 있어"
"법원에 양측 소명기회…공정 처리방향"
물증 확보나 증거인멸 시도 등 가능성도

[과천=뉴시스]조수정 기자 =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12월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12.10.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과천=뉴시스] 고가혜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현직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파격 시도를 하면서 그 이유와 과정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는 공수처의 1호 구속영장 청구이자 현직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인데,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 출석에 불응했을 경우 일반적 수순인 체포영장 청구를 건너뛰고 바로 구속 시도에 나서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주임 여운국 차장검사)은 지난 23일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는 이 사건 피의자 등 핵심적인 사건 관계인들이 출석해 수사에 협조해 줄 것을 누차 요청했다"며 "소환 대상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계속 미루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구속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계속해서 손 전 정책관과 소환조사 일정을 협의했으나 조율한 날짜가 다가오기 직전에 변호인 선임 등을 이유로 소환을 미루는 등 수 차례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공수처 측의 설명이다.

형사소송법상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을 경우 48시간의 기한을 둔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구속영장은 체포영장 청구 사유와 마찬가지로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을 전제로,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중 하나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청구하게 된다.

공수처의 설명대로라면 손 전 정책관에게 먼저 청구됐어야 할 영장은 체포영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병 확보를 위한 첫 단추가 체포영장이 아닌 구속영장으로 결정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제8조상 수사처 검사 및 수사관은 임의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대상자의 권익 침해의 정도가 보다 낮은 방법과 절차를 사용해야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형사소송법(70조, 201조)에 따른 적법한 청구이며,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영장실질심사 절차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공정한 처리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고발사주 의혹' 규명을 위해 신속하게 손 전 정책관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시킬 필요가 있고, 체포영장을 먼저 청구해 여러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법원에서 본인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가 생기는 구속영장이 손 전 정책관에게도 나을 수 있다는 것이 공수처의 주장이다.

또 형소법상 반드시 체포영장을 청구한 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례적이기는 하나 체포영장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선례도 있다고 공수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는 공수처가 손 전 정책관 혐의를 분명하게 입증할 단서를 확보했거나, 증거인멸 우려로 연결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현직 검사가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거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명백한 물증을 확보했다는 뜻인가',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나'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 상황 관련 내용이기에 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의수사가 원칙이지만 형사소송법, 법과 원칙이 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전 구속영장 청구는 국정감사에서 시사했던 강제수사 조치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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