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고 있는 40%의 고율 관세를 삭감·철폐하기로 합의했다며 성과를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 승자는 미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이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줄일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의 '최혜국대우' 원칙에 따라 다른 수입차에 매기는 관세율도 미국산 자동차와 동일하게 책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3일(현지시간) "중국이 관세율을 낮출 것이란 소식은 미국에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경쟁력을 갖춘 다른 자동차 수출국이 더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망을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이 0%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중국에 수출되는 모든 수입차에도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혜국대우 원칙에 따라 특정 국가에만 우대 조치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수입차에 15% 관세를 매기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고조되면서 미국산 자동차만 추가 관세를 부과, 40%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이 15%보다 더 낮아질 경우 중국은 다른 수입차에 대해서도 관세율을 낮춰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깜짝 트윗'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던 40% 관세를 줄이고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세율이 '제로'(0)에 근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키르케가드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 업체가 주력하는 대형 픽업트럭은 중국 시장에서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독일 등 다른 수출국이 더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관세율이 동일하게 낮아질 경우 미국 업체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매체는 "미국산 차량에 예외적으로 관세 특혜를 적용하기 위해선 미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한·일·독 자동차 업체가 웃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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