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방·치수예산 2021년보다 987억원 줄어
2019년까지 증가 추세에서 2020년 이후 감소로서울시 중대재해·안전관리 실·국장이 공석 상태
오 시장 과거 재임 때도 물난리..시민들 정책 비판
8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곳곳이 침수 피해를 본 가운데 서울시가 올해 수방 치수 예산을 지난해보다 1000억원 가까이 삭감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재해 관련 주요 보직도 공백 상태로 호우 대비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은 2011년에도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도 수해방지예산 축소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환경단체들은 “서울시 치수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오세훈 시장이 수해방지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하수도 특별회계, 재난관리 기금을 합치면 오히려 증가했다고 맞서기도 했다.
한편 전날 서울에 시간당 많게는 10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하천범람과 하수 역류 현상으로 도로와 차도에 물이 차올랐고 강남구 테헤란로, 서초구 잠원로, 동작구 사당로 일대 도로도 물에 잠기면서 차량 피해가 속출했다.
누수 피해도 잇따랐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부 매장과 일대가 물에 잠겼고, 삼성동 코엑스 내 도서관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하철 7호선 이수역 대합실에 비가 유입되면서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너진 역 천장 사이로는 물이 쏟아져 내렸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폭우로 쓰러진 가로수를 정리 작업하던 구청 직원이 감전돼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더군다나 이번 주까지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황이지만 서울시의 중대재해와 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 실장과 국장이 공석인 상태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3급 이상 간부 인사는 오는 19일로 예정되어 있어 수뇌부가 2주간 공백인 상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실·국장이 공석인 것은 맞지만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며 “모든 직원이 재난대응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역대급 물난리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세이돈이 돌아왔다” 등의 글이 올라오며 오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세이돈은 오세훈과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합성어로 오 시장의 수방 정책을 비꼬는 표현이다. 이같은 말이 나온 이유는 오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으로 재직했을 때도 광화문 광장과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고,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우용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서울시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사전 예방 차원이 아니라 사후 대응에 급급하다”며 “침수로 인한 수해계층에 대한 대책이라든지, 지반약화로 인한 싱크홀 발생 문제에 대한 사전 대책들이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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