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산·장화 무장한 직장인들 분주..도로 위 버려진 차량들 '위험'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김윤철 설하은 기자 = 간밤 폭우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지하철 운행도 정상화하지 않아 출근길 불편이 예상된다.
9일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하철 9호선 일부 역사의 선로침수 복구 작업 탓에 급행열차는 운행하지 않는다.
일반 열차도 개화역∼노량진역,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간 구간만 운행되고, 노들역∼사평역은 운행하지 않는다.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올림픽대로 상당 구간이 침수돼 전면 통제 예정이며 잠수교 양방향도 여전히 차량·보행자 통행이 금지돼 있다.
도시고속도로 중 경부고속도로 서초→양재, 올림픽대로 여의하류∼여의상류 양방향, 동작대교JC→여의상류IC, 염창IC∼동작대교 양방향, 성수JC 연결로 영동대교→동부간선, 동부간선도로 성수분기점∼군자교 양방향, 내부순환로 성동∼마장 양방향, 강변북로 동작대교→한강대교,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내부순환로 램프 성수JC방향(월곡진입)도 통제 중이다.
또 언주로 개포지하차도, 양재교 하부도로, 개화나들목 개화육갑문, 양평육갑문, 노들길육갑문, 당산육갑문, 현천육갑문, 철산교→철산대교사거리, 노들로 야의상류∼한강대교, 서부간선도로 광명대교→철산대교가 통제되고 있다.
이날 공공기관은 대부분 출근 시간을 오전 11시로 조정했다. 다만 민간기업들엔 출근 시간 조정이 '권고' 사항이어서 대부분 직장인이 오전 6시대 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서둘렀다.
대중교통을 찾은 시민들은 곳곳에서 난관을 만났다.
이날 9호선으로 출근하려던 시민들은 노량진역∼사평역 구간이 물에 잠겨 운행이 어렵다는 기관장의 안내 방송을 듣고 혼란에 빠져 안내 직원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역사 내 직원은 물어보는 시민들에게 반복적으로 "사평까지는 운행이 안 된다. 위로 올라가셔서 버스를 타셔야 한다"고 안내했고, 시민들은 한숨을 쉬면서 허둥지둥 발걸음을 재촉했다.
중앙보훈병원으로 출근하던 40대 중반 최모 씨는 "황당하다. 이런 상황인 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오전 7시께 양천향교역에서도 직장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평소 급행열차보다 한산했던 일반열차는 승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급행 미운행'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은 직장인 정모(35)씨는 "어제 퇴근길이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좀 무사히 가보려고 일찍 출발했는데도 빠듯하다"고 푸념했다.
20대 초반 회사원 이성현씨도 남부터미널역 인근으로 출근하기 위해 10분가량 일찍 나왔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출근 시간을 조정하라고 했지만 그건 공무원들한테나 해당하는 얘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2·4호선 사당역에도 손에 장우산을 쥐고 장화를 신은 승객들이 몰려들었다.
회사원 김다예(31) 씨는 "장대비 소리와 출근길 걱정에 잠을 설쳤다. 동료 중에는 차가 고속도로에서 멈춰 큰일 났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회사가 하필 도림천 앞인데, 어제 사무실도 침수되고 난리 났다고 들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에서 사당역 방향 4차선 도로에는 운전자가 탈출하고 남은 차량 세 대가 막고 서 있어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택시 기사 이모(58) 씨는 "차들이 도로 끝자락에 버려진 것도 아니고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으니 사고 위험도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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