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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4, 2011

박근혜의 ‘한마디’와 노무현의 ‘한마디’

요새 저축은행 문제로 고민하는 정치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임종석 전 의원과 공성진 전 의원이다. 한 사람은 의원이라는 직함 앞에 전(前)자를 붙인 지 꽤 됐지만, 다른 한 사람은 전자라는 수식어를 최근부터 달기 시작했다. 공성진 전 의원의 경우 골프장 로비문제로 걸리더니,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서 다시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치인이라는 수식어 앞에 또 하나의 전자가 붙게 생겼다.

이들만이 아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본인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친동생과 조카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친동생인 박지만씨… 사실 나와 비슷한 세대는 박지만씨의 이름이 가슴에 새겨질 만하다. 박지만씨가 고등학교 진학할 무렵부터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어, 당시에는 대통령 아들의 고교 진학과 고교 평준화가 관계있다는 루머도 심심치 않게 돌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는 편하게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런 ‘편함’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바로 그 박지만씨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화저축은행 신삼길씨와의 관계 때문인데, 언론지상에 지만씨의 이름이 거론되자, 박 전 대표가 박지만씨에게 물은 모양이다.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돌아온 답은 “친구 이상, 이하의 관계도 아니다”였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동생 말 못 들었느냐, 본인이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걸로 끝난 것이다”라고 했다. 이 정도면 선(禪)문답 수준이다. 박지만씨의 “친구 이상, 이하의 관계도 아니다”라는 말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 있기에 ‘끝’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친구라서 정치인도 소개해주고 도와줬다는 말인지, 아니면 친구라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는 뜻인지…, 이걸로 ‘끝’이라면 국민들은 과연 어떤 기분일지 박 전 대표는 생각해봤을까.

사실 박 전 대표의 단순한 표현, 그러니까 ‘한마디 정치’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가장 기억되는 ‘한마디’는, 박 전 대표가 테러를 당하고 나서 말한 “대전은요?”이다. 이 말 한마디에 많은 국민이 감동했다. 본인이 테러를 당하고 병원에 실려 갔는데, 첫 마디가 대전에 관한 질문이었으니, 자신보다도 당을 챙기는 그 모습에 감동이 몰려 왔었다.

그런데 그 이후, ‘한마디 정치’는 점점 퇴색했고 급기야 지금의 지경에 이르게 됐다.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 중의 하나인 ‘한마디 정치’가, 자신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인 원칙주의자의 모습을 허물어뜨리게 생겼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라면, 이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어야 옳다. “본인의 가족이, 옳지 못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서민을 울린 저축은행 문제를 철저하게 파헤쳐서 만일 동생에게 문제가 있다면 엄벌에 처해줄 것을 검찰과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이 정도는 돼야 국민들이 원칙주의자 박근혜에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걸로 ‘끝’이라니…. 가족 문제를 말하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장인의 전력이 거론되자, 노 후보는 “내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는 한마디로 모든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같은 한마디라도, 그의 말속에는 안타까움과 어쩔 수 없음, 사실의 인정, 그 모든 것이 다 함축되어 있었고, 그렇기에 모든 이들의 동감과 동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박 전 대표의 “이젠 끝”이라는 말속에는,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도, 사실일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대한 인식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한마디’ 사이에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정면 돌파를 위한 한마디였던 반면, 박 전 대표의 경우는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한마디라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만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를 포함한다. 박 전 대표는 현 상황을 안전하게 이끌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는 말이다. 전형적인 기득권적 생각이다.

기득권자의 생각과 태도 속에는 현상유지만 있을 뿐 절박함이 없다. 절박함 없는 정치인은 국민들과 함께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 절박한 국민들에게, 현상유지만 생각하는 정치인의 말은 공허하다.

대선 전인 지금도 가족문제에 대해 이런 태도를 보이는데, 대권을 잡고 나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걱정이다. 박 전 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대권 후보가 되기 위한 안정적 현상유지가 아니라, 전체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일반 서민들과의 눈 맞춤이다. 그들의 절박함을 이해하고, 그들과 생각을 함께할 수 있을 때 대권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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