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이란 무엇인가
(WWW.SURPRISE.OR.KR / 아이엠피터 / 2018-10-05)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선고 공판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선거 공판 과정을 TV로 생중계하는 건 국격과 국민 단합을 해치는 것이라며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왜 범죄를 저지른 전직 대통령의 법정 모습을 TV로 보여주는 것이 국격을 해치는 일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직 대통령이라도 잘못했다면 단호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에 사법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문제는 ‘국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자체에서 비롯됐습니다. 왜냐하면 ‘국격’이라는 말은 원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없는 말이었습니다.
표준어 자격조차 가질 수 없었던 ‘국격’
2010년 ‘국립국어원’에는 ‘국격’이란 말에 대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표준어도 아닌데 언론에서 자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국립국어원은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가리키는 ‘인격’이나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를 이르는 ‘품격’ 글의 품격을 이르는 ‘문격’은 사전에도 있으며 지금까지 사용했지만, ‘국격’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격이라는 말은 예전부터 자주 쓰여왔던 말도 아니었고 표준어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물건도 아닌데 국가의 격을 정할 수 있는 자체가 웃기는 일입니다.
국토의 크기나 국민이 가진 부의 양으로 국격을 정할 수 있을까요? 만약 외부적인 지표로 국격을 정한다면 미국과 중국은 국격이 높은 나라이고, 부탄은 국격이 낮은 걸까요?
국가의 격은 따지기 어렵거니와 영토는 작지만 고유의 문화와 국가가 있다면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국가의 격은 그냥 이명박 정권에서 널리 퍼트린 말에 불과했습니다.
G20 위해 국격을 남발했던 MB
‘국격’이란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이유는 2010년 12월에 열린 G20를 앞두고 MB 정권에서 계속 강조하고 홍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MB정권은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450조 8000억 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들은 앞다퉈 G20 정상회의가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큰 일조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KBS는 뉴스와 특집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일 G20 정상회의를 홍보했습니다.
MB정부는 한국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에게 웃으며 인사하기 △길거리 예절 지키기 △바른 음주문화 만들기 등을 해야 한다며 ‘G20 에티켓’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정부는 학생과 공무원을 동원해 길거리를 청소했고, 구청에서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G20 기간 중에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홍보했습니다.
서울역에서는 경찰들이 노숙자를 단속했고,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주변에서는 노점상들도 길거리 정비로 사라졌습니다.
표준대사전에도 없는 ‘국격’이라는 말은 MB정권과 언론 부역자들을 통해 온 국민에게 세뇌됐고, 결국 국격이라는 말은 표준대사전까지도 등재됐습니다.
국격이란 무엇인가
MB는 법정에 들어서는 것을 거부하면서까지도 자신이 유행시킨 ‘국격’이란 말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국격’은 무엇일까요?
국가의 품격이라 알고 있는 국격은 지표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치인과 대통령의 인격은 우리가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MB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히 무너진 정권이었습니다. 물론 MB는 스스로를 가리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주장했지만 말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보수 정권일수록 국가주의를 통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국가는 국민이 아니라 권력자를 위한 나라입니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전직 대통령이라도 처벌하는 나라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가의 위상이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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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7, 2018
국격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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