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전반적 대기 정체 가운데 국외유입·오염물질 축적"
20일 한·중·일 정책 대화 때 '미세먼지 정보 공유' 실무협의
20일 한·중·일 정책 대화 때 '미세먼지 정보 공유' 실무협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달 한반도에서 관측된 사상 최악의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는 한반도 외부에서 받은 영향이 75%에 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1∼15일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지상 관측 자료, 기상·대기질 모델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 기간 초미세먼지 형성에 작용한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69∼82%, 평균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외'는 중국, 몽골, 북한, 일본 등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이 가운데 한 나라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겨울철 바람 방향과 각 국가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 등을 고려하면 이번 고농도 초미세먼지에는 중국이 끼친 영향이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은 중국 산둥반도와 북부 지역에 위치한 고기압권 영향으로 인한 대기 정체 상태에서 미세먼지가 지난달 10∼11일 1차로 유입되면서 시작됐다.
이어 13일 이후 북서풍 기류로 미세먼지가 2차로 추가 유입되는 등 매우 이례적으로 초미세먼지가 몰려드는 상황에 벌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동북아시아의 전반적인 대기 정체 속에 축적된 오염물질들이 10일 산둥반도 부근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풍 기류가 형성돼 국내에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해상의 기류 재순환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13일부터 다시 중국 북부 고기압의 영향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축적됐다"고 덧붙였다.
평소(지난달 1∼3일) 대비 이번 고농도 기간(지난달 11∼15일)에 황산염은 4.4(중부권)∼8.7(백령도)배, 질산염은 3.8(중부권)∼8.9(백령도)배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1∼13일 수도권측정소의 질산염 농도는 평소 수치인 4.5㎍/㎥에 비해 3.9배, 황산염은 평소 수치(1.8 ㎍/㎥) 대비 3.3배 많았다. 13일 이후 2차 유입 시기에는 질산염이 7.6배, 황산염이 11.9배 증가했다.
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인 에어로졸 광학두께(AOD) 분석결과 11∼13일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를 포함한 에어로졸이 많이 분포했다.
12일과 14∼15일에는 전국적으로 고농도 에어로졸이 관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한국과 중국 양국 모두 기상 악화와 장시간 오염물질 축적으로 고농도가 강했던 사례"라며 "중국 측에 분석결과를 전달하는 등 연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오는 20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책 대화 시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미세먼지 예·경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달 11∼15일은 전국적으로 '나쁨'(36∼75㎍/㎥)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5일간 이어졌던 시기다.
특히 14일에는 서울(129㎍/㎥), 인천(107㎍/㎥), 경기 북부(131㎍/㎥), 경기 남부(129㎍/㎥), 대전(94㎍/㎥), 세종(111㎍/㎥), 충북(123㎍/㎥) 등 7개 예보권역에서 2015년 초미세먼지 측정 이래 지역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5년 이래 전국에서 역대 초미세먼지 최고치는 2015년 10월 22일 전북에서 기록한 128㎍/㎥이었지만, 경기 북부에서 이날 131㎍/㎥로 새 기록을 작성했다.
시간 최고 농도는 14일 오후 1시 경기도 부천시 내동에서 기록한 248㎍/㎥이다.
이 기간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역대 최악이었던 한국보다도 훨씬 높았다.
12일 베이징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91㎍/㎥에 달했다. 같은 날 톈진시는 200㎍/㎥, 스좌장시는 324㎍/㎥나 됐다. 13일 선양시와 칭다오시의 농도는 각각 208㎍/㎥, 216㎍/㎥이었다.
이 기간 베이징의 시간 최고 농도는 12일 오후 11시의 429㎍/㎥이다.
◇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 현황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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