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관련 단체별 대응 방안 논의, 포항시도 21일 입장 발표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이 포항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정부조사연구단 발표에 포항시민이 "원인이 규명돼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연지진이 아니라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포항 한미장관맨션 지진대책위 김홍제 공동대표는 20일 "학술적 조사를 통해 실증적으로 진실이 밝혀져 환영한다"며 "앞으로 대책은 포항에서 논의 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민 이모(54)씨는 "그동안 지진 때문에 불안했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자연지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져 다행이지만 계속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다소 불안감도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많은 포항시민은 지열발전소를 건립하고 운영한 데 따른 정부와 관련 기관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은 "포항이 지진 도시가 아니고 안전한 도시란 점에 시민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해도 될 것 같다"면서 "누가 왜 지열발전소를 시작했는지는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조사연구단에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양만재 시민대표는 "정부가 지열발전으로 지진이 63회 발생한 것을 포항시민에게 숨겼다"며 "넥스지오와 학자도 주민에게 지진 발생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따라 지진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나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포항에는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을 비롯해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지열발전과 포항지진 진상규명 및 대응을 위한 포항시민대책위원회, 한미장관맨션지진피해비상대책위원회, 흥해완파주택공동대책위원회 등 관련 단체가 분산돼 있다.
각 단체는 정부 발표와 관련해 자체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이미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유발지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범시민대책본부는 소송을 내면서 "지진 직접 원인을 유발한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예산을 지원한 국가 등에 대규모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며 "지진 피해는 주택파손 등 물적 피해를 제외하고 1인당 1일 위자료로 5천∼1만원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소송에는 범시민대책본부 회원 71명이 참여했다.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도 시민대표 등 약 100명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로 했다.
공동연구단 법률분과장을 맡은 공봉학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지열발전소와 관련 공무원이 행정처리 과정에서 적절하게 업무를 했는지 형사법적으로 엄중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민사법적 손해배상 소송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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