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수출규제 근거로 반도체 핵심소재의 북한 유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자칫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안보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베 총리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베 총리가 어떤 사실과 근거를 갖고 그런 주장을 했는지 정부차원에서 항의를 섞어 질문해놨다. 아직 답이 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금 전 어떤 보도를 보니 국내 방송사 한군데가 미국 국무부에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질문했다"며 "국무부 답변이 '한국과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공동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며, MBC 보도를 인용해 아베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도 한일정상회담 추진 여부와 관련해선 "정상회담 뿐 아니라 다른 어떤 회담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이라며 "장소나 시기에 관계없이 그런 회담이 빨리 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도 전 한일양국이 좋은 이웃이라 생각하고 저 개인적으로도 30년동안 좋은 관계를 수립하는데 노력했으나 사태가 이렇게 돼 안타깝다"며 "그러나 저는 앞으로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동아일보 재직시절 도쿄 주재 특파원을 지냈고 오랜기간 한일의원연맹 활동을 해온 이 총리는 정부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의 절친인 신동빈 롯데그룹회장과도 친분이 두터워, 그간 막후에서 신 회장을 매개로 한일관계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서열 '넘버 투'인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대일특사 적임자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이 총리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VOA>의 질문에 "미국은 일본, 한국 모두에 대한 동맹이자 친구로서 양국간 혹은 3국 간 강력하고 친밀한 관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북한을 포함한 공동의 역내 도전 과제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다른 우선 사안들에 직면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가 주장한 화학물질의 북한 유입 의혹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고 <VOA>는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 화학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값싼 불화수소(에칭가스)가 지천인 상황에서 북한이 고가의 반도체용 불화가스를 밀반입했다는 아베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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