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밀수출 관련 기자회견 하는 하태경 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일본이 과거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사실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자료에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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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북한에 반출한 것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의 자료를 그 근거로 공개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은 '한국에 수출된 불화수소가 북한에 반출돼 핵무기 및 화학무기 생산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그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에 대한 경제보복 성격이 아니라고 강변하기 위한 일본 측의 '억지 주장'으로 해석됐다. (관련기사 : 일본 "한국 수출규제 강화, 사린가스 전용 우려 때문")
실제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국제연합(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됐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우리가 찾지 못한 자료가 있다면 일본이 공개하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여기에 더해 다른 곳도 아닌 일본 측의 자료를 인용해 "일본이야말로 전략물자를 대북에 반출했다"고 꼬집은 것이다.
불화수소 포함 30여 건의 전략물자 북한 밀수출 사례 공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부센터는 안보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일본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하 의원은 이곳으로부터 지난 2016년 10월 발간된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2013년까지 30여 건의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일본이 한국의 대북반출 의혹을 제기했던 불화수소는 물론, 핵개발·생화학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까지 명기된 자료였다. 예를 들어, 해당 자료 13페이지엔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나트륨 50kg을, 이어서 2월에는 고베에서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수소산 50kg을 각각 수출 탁송품으로 선적하여 북한에 불법 수출했다"고 기술돼 있다.
또한, "불화수소산 및 불화나트륨은 화학·생물무기의 원재료 및 제조설비 등의 수출규제인 호주그룹(AG)의 규제대상이며 사린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또 본건은 북한에 긴급 지원쌀을 보내기 위한 북한 선적 화물선을 이용한 부정수출이었다"는 관련 설명도 첨부돼 있다.
핵무기 개발·생물무기에 이용될 우려가 있는 직류안전화전원(2003년 4월), 주파수변환기(2004년 11월), 동결건조기(2002년 9월) 등이 중국·태국·대만 등을 경유해 북한에 밀수출한 것, 2008년 1월 미사일 운반 등에 전용이 가능한 대형 탱크로리를 북한에 부정 수출하려다 불발된 점 등도 기술돼 있다.
북한은 아니지만, 핵무기 개발 또는 제조에 이용할 우려가 있는 '3차원 측정기' 2대를 정부 허가 없이 말레이시아로 수출됐고 이 중 1대가 이후 리비아의 핵개발 관련 시설 내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있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은 "이 자료들을 보면 일본이야말로 블랙리스트 국가다. 북한에 위험한 전략물자를 밀수출하고 그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하며 계속해서 억지주장을 펼치면 오히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일본은 즉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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