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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14, 2026

사형 구형에 작심한 듯 쏟아낸 尹 '계엄 특강'...선고에 영향 줄까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구형]

89분간 "민주당 때문에 계엄 불가피" 주장
최후진술·담화 때마다 사과 없이 궤변만
지귀연 재판부, 2월 19일 오후 3시 1심 선고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불법 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13일 내란 특별검사팀의 사형 구형에 전혀 굴하지 않았다. 반성은 없었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사과도 끝내 하지 않았다. 대신 89분의 긴 최후진술을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하는 '계엄 특강'으로 채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이날 진행된 내란 사건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의 구형을 들으며 윤 전 대통령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방청석에선 폭소와 욕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특검의 구형이 끝나자 윤 전 대통령은 14일 0시 10분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를 지목했다. 그러곤 "대의제 권력의 패악과 독재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호소하며 깨우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주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비상벨을 울린 것"이라고 강변했다. 일종의 '메시지 계엄론', '계몽령'의 설파였다. 이후 '내란몰이'라는 표현을 10차례, '망상과 소설'이라는 표현을 7차례 사용하며 수사기관이 자신을 부당하게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 89분을 사용했다. 당초 예고한 40분보다 두 배 긴 시간이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은 모두 10분 이내로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A4 38쪽 분량의 원고를 준비했고, 그 안에는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내용이 가득했다. 원고를 읽으며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르고 '자유'와 '민주'를 거듭 강조하던 그는 국회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방청석에서 "마치 계엄 강의를 하는 선생님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긴 시간의 최후진술에 '사과'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앞선 체포방해 결심공판에서 58분간 진행한 최후진술에서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68분간 이어진 최후진술에서도, 계엄 이후 대국민 담화에서도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국가비상사태를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거나 "국민을 깨워야 했다"는 주장만 거듭했다.

계엄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김 전 장관은 "계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떤 사심도 없이 국가의 미래만 생각했다"고 두둔했다. 노 전 사령관도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 윤 전 대통령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진실성을 존경한다"고까지 말했다.

사과는 계엄에 동원된 경찰 간부와 지휘관들 몫이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저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는 경찰 가족을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고,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다시 한번 국민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특검은 이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일관되게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꼽았다. 특검은 "형사사법에서 사형은 집행을 통해 생명을 박탈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재판을 통해 공동체가 범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또한 1996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관련 내란수괴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와 비교해, 윤 전 대통령이 30년 전보다 정치·경제적으로 더 성숙해진 오늘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흔들려 했다는 점에서 이번 계엄의 해악을 엄중하게 평가했다. 전씨는 당시 1심 선고에 앞선 최후진술에서 "본인의 부덕으로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음 달 19일 오후 3시 선고를 예정한 재판부는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이 12·3 비상계엄 선포에 있었는지 등을 살펴 유·무죄를 가리게 된다. 선고 형량은 특검의 구형량과 감경 요소를 반영해 결정된다. 작량감경(정상참작감경)이 이뤄질 경우 최소 20년 이상의 유기징역형도 가능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보인 비협조적 태도와 혐의 부인 발언 등을 고려할 때 감경 사유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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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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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17, 2025

“너무 화나” 눈물 흘린 박세리…결국 징역형 집유 선고받은 父

 박세리父, 사문서위조혐의 등 징역 10월·집유 2년

박세리희망재단의 명의를 도용해 새만금 국제골프학교 설립에 참여한 골프 선수 출신 박세리씨 부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박세리 부친은 재판 과정에서 “딸을 위한 일이었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6월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부친 고소와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자격모용사문서작성·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박세리씨 부친 박준철씨에게 전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2021년 6월~2023년 7월 박세리희망재단 회장으로서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전북 새만금 국제골프학교 설립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새긴 재단 명의 도장을 관련 서류에 날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뒤 참가의향서를 행정기관에 제출하고 업체 간 협약까지 했으나 박세리희망재단에서 어떤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고 직책도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세리희망재단은 2023년 9월 박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박씨는 “딸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한 일이며, 재단으로부터 묵시적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에게 재단 명의의 문서를 적법하게 작성할 권한이 없었으며, 명의자인 재단이 사업 추진 사실을 알았을 때 당연히 승낙할 것이라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세리희망재단이 지난해 6월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 계획·예정이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공지한 모습. 박세리희망재단 홈페이지 캡처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에게 법률적인 권한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이 사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이 작성한 문서는 의향서 내지 사실관계 확인서로 재단에 법률적 의무를 부과하는 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재단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사건이 알려진 뒤 박씨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내가 아버지니까 그래도 내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라는 반박 입장을 냈다. 그는 “재단의 도장을 위조하지 않았으며 사업 시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동의만 해준 것”이라며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이 (사업을) 인정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에 (도장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지난해 6월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나와 전혀 관련이 없다. 화가 너무 많이 난다”며 “가족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왔지만, 아버지의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그러면서 문제가 더 커졌고,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이 사건 이후로는 아버지와 연락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 차원에서 고소장을 냈지만 제가 이사장이고, 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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