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방침에 대해 "안타깝고 한심스럽다"며 "대통령 처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 핑계를 대며 한순간에 사업 백지화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주최하는 '2023 지페어(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 아세안+' 행사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기도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방콕 출장 중,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 일가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걸 두고 "가짜뉴스라면 가짜가 아님을 밝히고 원래대로 추진하면 되지 왜 백지화를 하나. 앞으로 가짜뉴스 의혹이 있으면 정부정책을 모두 백지화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서울-양평간 고속도로'는 경기동부권 지역민들의 숙원이다. 교통 혼잡이 심한 국도 6호선과 수도권 제1순환망 등 양평 지역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양평군민의 절실함과 지역 사정도 모르는 장관의 말 한마디 때문에 7년간 진행되어 온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예산실장부터 경제부총리까지 하며 고속도로 등 SOC에 대한 재원 배분을 숱하게 해온 제게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랜 기간 준비한 정책을 장관의 감정적인 말 한마디로 바꾸는 것 자체가 '국정난맥상'이다. 장관직 하나 건다고 우리 삶이 변하지 않는다. 제발 대통령만 바라보고 충성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라"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김건희 여사가 선산을 옮기지 않는 한, 그것을 처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이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도로 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장관은 민주당의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 영부인을 '악마화' 하는 프레임 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1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이다. 2년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 사업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들어 갑자기 종점이 양평군 강상면 일대로 바뀌는 노선 '대안'이 제시됐다. 문제는 바뀐 노선 일대에 영부인 김건희 전 대표 일가의 땅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선 변경 대안이 마련된 것과 관련해 원 장관이 '늘공(정무직이 아닌 공무원)'이 처리한 것이라는 해명 외에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대한 의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