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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3, 2019

"'김학의 사건' 증거 최소 3만건 누락"..대검 조사단, 경찰에 진상파악 요청

[경향신문]
지난해 12월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의혹 사건 등에 대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디지털 증거 3만건 이상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4일 “경찰청 본청 특수수사과에서 수사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김학의 성접대 사건’에서 경찰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3만건 이상의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가 송치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28일 경찰청에 13일까지 진상파악 및 자료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경찰청에 누락된 증거의 복제본을 현재 경찰이 보관하고 있는지, 삭제·폐기했다면 그 일시·근거·송치누락 경위는 무엇인지, 복제본이 있다면 조사단에 제공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사단은 당시 경찰이 작성한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와 일부 출력물에서 디지털 증거가 복원된 사실이 확인되지만 송치 기록에는 복원된 증거물이 없다고 밝혔다. 이 증거물은 경찰이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58) 등 주요 관련자 휴대전화, 컴퓨터에서 확보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윤씨 소유의 강원 원주시 별장 등지에서 압수한 윤씨의 SD메모리, 노트북 등 HDD 4개에서 복구한 사진파일 1만6402개와 동영상파일 210개가 전부 송치누락됐다. 윤씨의 친척으로부터 임의제출받아 압수한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복구한 사진파일 8628개와 동영상파일 349개도 전부 송치되지 않았다. 이 친척은 경찰에서 “2008년 여름 윤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김학의 동영상’을 구워달라고 해 동영상을 컴퓨터로 옮긴 뒤 CD로 구워줬다”고 진술했다. 윤씨 차량에서 ‘김학의 동영상 파일’을 최초 입수한 박모씨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복구한 사진파일 4809개와 동영상파일 18개도 언론에 보도된 동영상파일 4개 외에는 누락됐다.
조사단은 “별장 성접대 관련 추가 동영상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경찰은 증거를 송치하지 않았고 검찰은 추가송치를 요구하지 않은 채 김 전 차관 등을 두 차례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당시 검찰 수사팀이 증거누락 사실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실·축소수사 정황에 대한 규명은 진상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경찰청의 책임있는 협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씨는 2013년 3월 자신의 별장에서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았으나 같은해 11월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등 이유로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2014년 7월 ‘별장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검찰에 김 전 차관 등을 고소했지만 또 다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피해여성이 조사단 담당검사가 조사 과정에서 성폭행 당한 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해 지난해 11월부터 조사5팀에서 8팀으로 재배당됐다. 조사단은 지난 1월28일 윤씨를 불러 조사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와 대검 조사단은 이달 말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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