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론 한국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일본 기업들도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그 피해가 부메랑처럼 자신들에게 되돌아오지 않을지 좌불안석이라고 합니다.
한국 수출길이 막힌 일본 기업들의 속내를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경제산업청에 마련된 수출 승인 신청 창구입니다.
3년에 한 번씩 이뤄지던 '포괄 승인'이 '계약별'로 바뀌면서 일본 업체들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까지는 일정에 맞춰 협의하고 샘플 교환 등을 해 왔는데 행정적인 절차가 크게 늘면서 매우 번거롭게 됐습니다."]
심사 기간은 90일 가량, 하지만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깐깐한 심사에, 자칫 승인마저 거절될 경우 대책은 막막합니다.
주요 판로가 막혀 재고만 쌓일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일본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익을 많이 내던 제품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상품 개발이 늦어지고, 매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업들 상당수는 아베 총리가 밀어붙이는 이번 조치에 드러내놓고 불만조차 토로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업체 관계자 :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게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계 대표가 직접 나서 한국 기업의 '탈(脫) 일본 사태'를 경고할 정도입니다.
[미무라 아키오/일본상공회의소 회장 : "한국이 국내에서 부품을 스스로 만들게 될지도 모릅니다. (강제징용 문제 등은) 양국 간 적극적인 대화로 풀어가길 기대합니다."]
공교롭게도 미무라 회장은 강제징용 재판의 피고였던 일본제철의 명예회장이기도 합니다.
일본 기업들은 이번 규제가 장기화할수록 한일 두 나라의 IT 산업이 모두 피해를 보고, 그 반사이익은 중국이 챙길 걸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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