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보복조치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보수신문들이 “감정외교가 부른 참사” “정치외교 갈등이 경제에 부담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 원칙을 지지한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 신문은 “대법원 판결이 일본에겐 조약파기로 볼 수 있다”며 “한일협정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제징용을 한 전범기업들이 사죄와 함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 우선인데도 이를 거부하고 보복에 나선 것이 일본 정부인데도 되레 우리 정부의 대일정책을 문제삼는 것은 선후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일본 언론과 일본 야당도 아베 일본 총리의 이번 조치를 비난하는데 한국의 언론과 야당이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정외교, 갈등외교가 가져온 외교참사”라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향후 대응 역시 강경일변도로만 가서는 안 된다”며 “한일관계 자체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앞으로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고 요구했다.
석간 문화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문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대응은 국민의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그러나 결코 그런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은 지켜져야 한다”며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비난했다. 문화일보는 “문 정부 들어 위안부 합의와, 대법원 ‘관련 판결’ 지연을 적폐로 몰아 처단한 일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각오로 아베 총리와 담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아예 우리 사법부의 강제 징용 배상판결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려는 것으로 읽히는 사설이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과연 우리 정부는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 우리 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을 묵살하거나 부정했어야 한다는 주장인지 의문이다.
이어 중앙일보는 “정치·외교 갈등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경제에 부담을 준다면 과거사 문제도 정리하지 말라는 굴욕외교 주문으로 들린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짜 4면 머리기사 ‘한일관계 악화 책임있는 靑, 막상 日 보복조치 나오자 침묵’에서 청와대를 탓했다. 이 신문은 “강제징용 판결 이후 한·일 관계 악화를 사실상 방치해왔던 청와대와 외교부는 ‘경제 문제’라는 이유로 대응을 경제 부처들에 떠넘기고 뒤로 빠졌다”며 “청와대는 징용 판결 때는 ‘사법부의 결정이라 정부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니 일본이 사실상 ‘경제 보복’으로 나오자 ‘담당 부처가 대응한다’는 논리를 폈다”고 비난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대법원 판결 부정은 민주주의 체제 부정”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판결대로 못하도록 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그렇게 결정한 것이고, 아베총리 뜻이라는 보도도 있을 정도”라며 “일본 언론과 일본 야당도 아베 총리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데, 어떻게 우리 언론과 우리 야당은 아베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냐”고 반문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강제징용에 전범기업 등이 배상해야 한다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외교적 마찰 막기 위해 합리적 방안 만들어 일본에 제시했으나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돈을 받아 성장한 우리 기업과 강제징용한 일본 기업이 같이 돈을 내는 안을 피해자와 유족들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그 정도면 검토해볼 만하고 마찰없이 순탄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봤으나 그것을 일본 정부가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걸 굳이 일본 정부가 무역보복이라는 형태로 나타냈다면 그것은 (우리 언론과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사실관계는 다 알고 있고, 새로운 것도 아닌데 이러는 것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오후 브리핑에서 국무회에서 일본 무역보복 조치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면서도 “국가간 내용이라 말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향후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 개발 등이 방안 될 수 있을 것이며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통해 대책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감정적 대일정책 책임이라는 주장을 두고 이 관계자는 “그렇게 말한 부분도 언론의 해석인 것으로 안다”며 “언론의 해석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적 입장으로 해석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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