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 배상 반발이냐" "수수료 내더라도 여행 안 가겠다"
반도체 제조 관련 품목에 수출 규제를 선언한 일본 정부의 무역 제재에 우리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의심 속에 우리 정부 역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온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지난 1일 올라온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하루 만에 찬성 댓글 1600개를 돌파했다.
"우리 국민이 먼저 일본 제품과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이번 경제 제재와 관련해 관세 보복, 관광 금지 또는 수출 규제 등 방법을 찾아달라"는 내용이다.
"독일 등 다른 나라를 통해 대체재를 확보해 '탈일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일본의 조치가 사실상 지난달 우리 대법원에서 나온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분석되면서 일본 정부를 향한 비난이 빗발치는 모양새다.
같은 날 올라온 또 다른 국민청원 글에는 '일본 전 지역 여행 경보 지역 지정을 청원한다'는 요청이 담겨 1900명이 넘는 동의 댓글을 얻어냈다.
청원자는 "진도 8도 이상 대지진 발생, 방사선 피폭, 잦은 혐한 시위로 인한 차별과 폭행·폭언에 노출될 위험에 대비해 일본 전 지역에 여행 자제 권고에 해당하는 황색경보 이상을 내려 국민을 보호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일본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날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항공 취소 수수료 24만 원을 시원하게 내고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게시물이 올랐다.
또 다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도 "오는 8월에 친구와 함께 오키나와로 단기 여행을 다녀오려 했는데, 상의 끝에 태국과 베트남에 가기로 했다"며 "제재 뉴스를 보니 짜증이 나더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시민단체가 불매운동에 앞장서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마쓰야마대 장정욱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보다는 시민단체가 나서서 불필요한 제재에 대한 불매운동 등 대응을 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책임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이 같은 조치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한 엄격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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