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일본이 최근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감행하자, 국내 보수 언론 및 정치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일본의 조치에는 '경제공격'이 아닌 '정치공격'에 그 본질적 성격이 있다며 "부일 매국세력의 여론 공작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는 역사학자가 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본의 경제협박에 일제 불매운동 등 다양한 대응책이 거론되고 있다"며 "그런데 아베 정권의 진짜 목적을 모르고서는 올바른 대응책을 세울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들의 일차 목표는 일본 내 혐한 감정을 자극해 선거에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한국 정부가 굴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박과 공격을 자진 철회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저들로서는 어떻게든 한국 정부의 사과 혹은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할만한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명분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것이 한국 내 여론"이라며 "일본의 협박에 위협을 느낀 한국인들이 자국 정부를 비난하면, 그 여론에 밀려서라도 사과하거나 일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일본의 한 시사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평론가가 '문재인 정권이 무너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 이게 아베 정권의 속내일 것"이라며 "일차적으로는 한국 야당과 족벌언론의 힘을 빌려 한국 정부의 자주외교를 흔들고, 궁극적으로는 일본에 굴종적인 박근혜 후계정권을 세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이 경제공격을 개시하자마자 자한당(자유한국당)과 족벌언론들이 기다렸다는 듯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100여 년 전 매국단체 일진회가 했던 짓 그대로다. 이미 한 번 겪은 일이니 같은 수법에 또 당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정권의 공격이 형식은 '경제공격'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공격'"이라며 "현상은 국가 대 국가의 분쟁이지만 본질은 일본 군국주의 잔존세력 대 평화를 지향하는 양심세력 사이의 싸움"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국민의 자존심이고 호혜평등한 자주외교의 토대이며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할 건 일본에서 생산된 '물건'이 아니라, 과거 일본에서 생산돼 식민지에 이식된 '정신'"이라며 "일제 불매운동보다 훨씬 중요한 게 일본 군국주의 앞잡이 의식을 척결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아베 정권의 선제공격에 대해서는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려는 부일 매국세력의 여론 공작에 넘어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도 올바른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아베 정권의 무도한 공격을 무력화하려면 국내에 있는 그 앞잡이들의 세력을 꺾어야 한다. 한국을 향해 쏜 폭탄이 자기네 앞잡이들에게 떨어진다면 아베도 정신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일본 국적 연예인 퇴출운동'이 제안되는 데 대해서는 "자기들이 도발한 싸움이 '한국인 대 일본인' 사이의 전면전으로 비화하면 자기들의 부도덕성을 은폐할 수 있다"며 "시급히 퇴출시켜야 할 대상은 일본 국적의 연예인이 아니라, 한국 국적의 일본 군국주의 추종세력"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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