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분양 8000가구 넘는데 분양 물량 쏟아져
가격 하락률도 전국 최고 수준..거래 절벽 심화지방 가계대출 부담도 급증..수도권·제주도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반복되며 위기감이 커진 대구의 경우,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했는데, 가계부채마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는 오는 12월까지 9개단지에서 9111가구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예정됐다. 대구 다음으로 분양 물량이 많은 대전이 7700여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은 셈이다.
반면, 대구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미분양 물량만 8301가구로, 올해 누적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길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만 대구 내 17개 단지에서 청약 미달이 나타났는데, 지난해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신규 아파트 물량이 쌓이니 가뜩이나 침체된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덩달아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부동산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대구 달서구의 주간 매매가격 하락률은 지난주 대비 -1.07%로 전국에서 세종(-1.58%) 다음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서울(-0.16%)이나 경기(-0.20%)보다도 높은 수치로, 지난해 말 대비 하락률로 비교하면 대구 달서구는 -8.23% 하락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매매거래지수에서도 대구는 0을 기록했는데, 서울(0.9)이나 6개 광역시(0.3), 전국(1.2)과 비교해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수준까지 악화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가계부채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구의 가계부채는 지난 2020년 74조6000억원에서 지난 6월 81조8000억원ㅇ로 7조2000억원 증가했다. 9.7% 증가한 수치로, 가계부채 증가율로 따지면 세종(17%)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 2020년 기준 38조8000억원에서 지난 6월 기준 44조2000억원으로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체 대출 중 75%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인 셈으로, 주택난이 가계대출 부담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고 있는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세종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기준 17%에 달했고, 인천과 경기도 각각 9.2%와 8.5% 증가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제주 역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8.2%에 달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가계대출 규제 등의 조치가 맞물리면서 지난 2020년 10.3%에 달했던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에는 4.5% 수준으로 급감했다.
osyoo@heraldcorp.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