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악재 민감도 높아져..심리적 압박 커질 듯"
매물적체 시작..내년 겨울 이삿철 소화 여부 관건
상승분 일부 종부세 고지로 현실화..내년 압박 심화
금리·3기신도시 공급 등 발표 '임박'..매수실종 지속
매물적체 시작..내년 겨울 이삿철 소화 여부 관건
상승분 일부 종부세 고지로 현실화..내년 압박 심화
금리·3기신도시 공급 등 발표 '임박'..매수실종 지속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1년2개월여만에 꺾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았다.
호가가 내려도 매수세가 붙지 않고 급매물만 소진되는 등 매물 적체가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점차 주택 보유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9·13 대책 이후 나온 매수 관망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집값 하락세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수 실종' 탓이다. 매수자들은 아파트값이 급하게 올라 부담감을 갖고 있는데다 이달말 분양 재개와 연말 3기 신도시 공급 발표 등이 예고돼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향후 서울 집값의 향방은 집주인의 보유 부담에 무게가 실리는 내년 이후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18일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2주(1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 둘쨋주(11일 기준) 이후 1년2개월(61주) 만이다.
9·13대출 규제이후 유주택자에 대해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내년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공시지가 현실화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탓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수가 실종되면서 거래시장이 급격하게 얼어 붙었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2억~3억원씩 호가를 낮춰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보름(1~15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109건으로 일평균 140.6건의 거래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루 평균 330.3건 대비 42.6% 수준이다.
이 같은 매수 실종 사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은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바닥이 확인될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자들은 무리짓기나 군집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바닥이 확인될때까지는 매수세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앞으로 대출이자나 세금 등 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어 점차 집주인들은 다급해질 전망이다.
일단 이달말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각 가정에 배달된다. 종부세는 과세대상일이 6월1일이기 때문에 올해분에는 올해 8~9월 집값 급등기에 상승분은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될 전망이다.
박 위원은 "시장이 상승국면에 있을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도 조정기에서는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다"면서 "심리적 압박이 과거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집값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주택 보유자들의 느끼는 부담은 예년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말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도 시장에는 악재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앞으로 시차를 두고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미 주택경기에 약 10개월가량 후행하는 법원 경매시장에는 심상찮은 조짐이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말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경기도 일부 지역의 다세대 주택 매물이 신건으로 출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부동산시장이 조정 국면에서 약보합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위원은 "일단 연말까지는 조정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고 내년초 겨울방학 이삿철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매수실종을 통해 생긴 적체매물이 어떻게 시장에서 소화되느냐에 시장 방향이 달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집주인이) 지금 당장으로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면서 "내년 들어서 어느 한순간에 '임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위원도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는 장기적으로 1년 정도 텀을 두고서 나타나게 된다"면서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재개되면 서울 아파트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도 "기준금리 인상, 주택공급계획 발표 등 앞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더 강해지는 반면 집주인들은 보유 부담 때문에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매물이 적체되고 가격 하락폭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내년도 공시지가 현실화, 종부세 인상 등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면서 "내년은 물론 그 이후까지도 거래실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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