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내 '계파갈등' 두고 이낙연계에 쓴소리 쏟아내
이재명 당선인 옹호론에도 날선 비판.."중대한 허점 있어""정세분석과 논의 없어..당내 싸움에만 국한돼 있어"
"검찰국가의 등장, 그 통치는 이미 무수히 예견되어왔던 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공개 지지 선언했던 김민웅 목사가 6·1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을 두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민웅 목사는 최근 지선 패배 이후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당선인 '책임론'을 꺼내 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 의원들을 겨냥해 "이재명을 희생제물로 제단에 올리겠다는 논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적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내통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나라 망해도 자신들의 권력은 나름 보존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작자들"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목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잘 싸워야 이기는 건데…이재명 책임론 VS 이재명 옹호론 그리고 이후"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통해 "지선 이후 민주당 내홍(內訌)이 장난이 아니다"라며 "자기 당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이렇게 난도질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할 자들은 누구인지 명확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목사는 "물론 비판할 수 있다. 이재명이 어디 성역(聖域)인가"라면서도 "그러나 비판을 할 때에는 자신들은 그러면 무엇을 해왔는지가 전제다. 정치 그리고 특히 선거는 전쟁, 그러니까 일종의 싸움이다. 그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는가? 그런데 이재명은 그러지 않았어, 라고 하면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그 비판은 근거와 설득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이낙연 전 대표계 정치인들을 향해 "그런데 지금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는 자와 세력은 지금까지 온갖 싸움에서 가장 뒤로 물러나 있던 자들이 대부분이다. 비판의 자격 자체가 없다"며 "이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적을 편안하게 해주고 이제는 적에게 먹잇감을 주려고 기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재명 옹호론에도 중대한 허점이 있다. 정세분석과 논의가 없다. 당내 싸움에만 국한되어 있다. 검찰국가의 등장, 그 통치는 이미 무수히 예견되어왔던 바다"라며 "그러나 당내 이재명 옹호론자의 적지 않은 수와 세력도 사실 이 문제와 절박하게 싸우지 않았다. 그 싸움의 최전선에 나선 이들은 난데없이 강경파로 분류되는 또 다른 언론공작에 휘말려 있다"고 현 정치권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체적으로 볼 때 개혁과 민생 사이에서 헤맸고 검찰개혁의 정치적 의미를 현실에서 관철하는 힘과 능력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민주당에 대한 신뢰저하의 근본원인이며 문재인 정부의 역사적,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기운조차 없다"면서 "사실 이재명을 향한 칼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언론이 가세한 지금 같은 이재명 공격은 그 사전 정지작업이다. 8월 전당대회 이전에 이재명에 대한 사법처리 예열 과정이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법인카드 관련 압색은 그 분명한 징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그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상대의 가장 약한 고리이자 부당하기 짝이 없는 건은 '김건희 주가조작 혐의'"라며 "그 피해는 막대하며 그 수법도 공범처벌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미 지난 4월 국회청원을 통해 특검 요구가 있었고 얼마 전 <전환행동>이 특검 요구를 민주당에 정식 제출한 바 있다. 지금 민주당이 이걸 할 상황인지는 미덥지 않으나 이걸 반드시 해야 한다. 일치단결해서 이 문제를 정조준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목사는 "민주당은 조국, 추미애에 이어 이제 이재명까지 형틀에 묶어 자멸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개혁시민들과 지지층의 강화를 만들어 새로운 싸움의 틀과 실력을 발휘해나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이어진 패배는 결국 잘 싸우지 못해 진 것이다. 그건 싸움 이전의 싸움까지 포함한다. 검찰개혁의 의미를 뭉개버린 시간이 바로 그 싸움 이전의 싸움이다. 자신이 싸울 유리한 고지를 스스로 무너뜨린 패착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봤다. 그는 "박지현 비대위원장 추천과 임명은 누가 봐도 중대한 패착이다. 비대위원 정도로 그쳤다면 그에게도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정치담론과 자세의 미숙함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논지의 내용과 방향은 검찰국가의 등장, 검찰 파시즘을 겨냥하지 않고 엉뚱한 곳을 조준했다. 유탄에 맞아 우군을 희생시키기도 했다. 이 문제는 박지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책임질 일이다. 청년, 여성의 담론을 심화시키지 않은 경박한 정치적 영합주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이재명 당선인을 향해선 극찬을 쏟아냈다. 김 목사는 "이재명의 당선, 김동연의 당선은 수도권 주요거점이 마련된 중대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인천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어느 특정지역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전국구적 비중과 의미를 갖게 되었다"면서 "여기서 큰 정치를 풀어나가는 것이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일이지 지금과 같은 논의의 틀과 방식은 자신들을 스스로 한없이 왜소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목사는 "저들은 언론과 사법기관과 재벌과 중앙권력과 다수의 지방권력을 장악한 고지에서 싸우고 있다. 실수만 안 하면 이길 지형이다. 이쪽은 작은 실수도 대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신 바짝 차리기를 바란다"며 "먼저 서로의 고지 그 지형을 요해하라. 상대는 높은 고지에서 슬슬 놀아가며 포격하고 있어도 이길 판인데 그 밑에 파놓은 참호에서 우군끼리 서로 육박전을 하고 있다면 필패 아닌가? 참호에서 엄호하고 막사(幕舍)에서 전략 논의를 하라. 역사는 무수한 변수와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촛불 시민들의 인내도 한계가 있다는 걸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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