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저격범이 원한을 품었던 종교단체가 세계평화통일 가정연합(통일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일본 겐다이비즈니스는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회의 신자로,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회와 친하다는 것을 알고 공격을 결심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인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거액을 기부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해당 종교단체와 관련이 있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해 원한을 품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동기는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 언론에서는 '특정 종교'라고만 보도하고 종교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겐다이비즈니스 보도 이후 요미우리신문 등 다른 언론에서도 저격범이 원한을 가진 종교가 통일교라고 뒤이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통일교회계 정치단체인 국제승공연합은 1968년 창설된 보수그룹으로 자민당 보수계 의원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는 진작부터 아베 전 총리와 승공연합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일본 공산당 신문인 아카하타는 지난해 9월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단체 모임에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통일교 산하 민간 국제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과거에도 자민당과 종교단체와의 결부에 대한 비판이 있긴 했다. 교도통신 서울 주재 특파원을 지낸 바 있는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아오키 오사무는 <일본회의의 정체>라는 책을 통해 일본 우익 최대 로비단체인 ‘일본회의’ 뒤에 종교집단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본회의 산하에 있는 ‘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에는 자민당 거물들이 많이 가입해 있다.
관련기사
저서에 따르면 일본회의는 1997년 우파단체인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국민회의)'와 ‘일본을 지키는 모임(지키는 모임)'이 통합해 결성한 조직이다. 이 중 지키는 모임은 신자 수가 300만명을 넘었던 신흥 종교단체 ‘생장의 집’ 교주 다니구치 마사하루(1893~1985) 사상을 교의로 삼아 1974년에 결성된 종교 우파조직이다. 일본회의의 뿌리는 생장의 집이며, 현재 일본회의를 지탱하는 주축은 ‘신도’라고 아오키는 지적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