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당·선관위가 제재, 용납안해' 파문…'언론 표현의 자유 없나' 우려
기자 "부적절 비판" vs 정진석 "그렇지 않아, 혼연일체 보여주려는 것"
"대통령 공격과 건강한 비판을 어떻게 구분하나" vs "다 답했다"
진중권 "꼴값들을 떨어라" 유승민 "권력에 취해 제정신 아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한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 인사들의 압박에 이어 이번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대통령을 공격하고 당을 흠집내는 이들에 당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즉각 제재하겠다고 밝혀 파문이다.
집권여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후보자들이 대통령과 당 내부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을 원천봉쇄하고, 여당 내엔 언론과 표현의 자유도 없는 거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적절한 발언 아니냐', '대통령 공격과 건강한 비판의 구분을 어떻게 하느냐'는 기자들의 비판적 질의가 나오자 정 비대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등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이 '당원 100% 투표'로 전당대회 룰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며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끌여들여 비하하고 우리 당을 헐뜯어서, 반대 진영에서 환호를 얻고, 그걸 대중적 지지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을 우리 당원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정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의) 상대방에 향한 말이 너무 날이서있는 느낌인데, 차분하게 되었으면 한다”며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샴쌍둥이같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비대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어제 윤 대통령 공격하면 당과 선관위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다고 말씀했다'는 기자 질의에 “그런 일은 없겠죠, 그런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이런 계재에 어떤 당의 갈등과 반목, 분란을 조장하는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 기자가 이어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정 비대위원장은 “부적절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 100% 책임당원들의 그야말로 단결과 화합의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저희들의 지향점”이라며 “그런 데에 부합하기 위해서 우리가 서로 자중자애 하면서 그야말로 첫째도 둘째도 혼연일체의 집권여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대통령에 대한 공격과 건강한 비판을 어떻게 구분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있겠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이어진 질의에 정 비대위원장은 “분명히 대답을 했고, 이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유 전 의원과 정치권 안팎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진중권 작가는 15일 오후 2시34분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조선 최고존엄 이참에 인민의힘으로 바꾸지”라며 “육갑들을 떨어라, 수준 낮아서 못 봐주겠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오후 2시55분경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며 “권력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이 일제(강점)시대냐, 군사독재시절이냐, 아니면 여기가 대한민국 아니고 북한이냐”라며 “자유.. 자유.. 자유.. 대통령은 그렇게도 자유를 외쳤는데, 어떻게 이 당에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고는 없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뭐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고 비판인지, 그건 누가 재판하는 거냐”며 “권력에 아부해서 임명된 자들이 판단하는 거냐, '윤심 맞춤 윤리위'를 다시 가동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유 전 의원은 “바이든으로 들리면 모조리 숙청하고 날리면으로 들려야 살아남는 당이냐”며 “민심을 버리고 윤심에만 아부해서 당을 망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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