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비공개 날치기 처리에 반발한 시민들이 닷새째 서울광장 및 광화문광장에 모여 현 정권을 규탄하면서도 한가지 빼놓지 않고 있는 목소리가 ‘조중동 방송3사’에 대한 취재거부이다. 특히 불과 2~3년 전 만해도 취재현장에서 늘 환호와 지지를 받았던 MBC는 이번에 가장 시민들에게 냉대와 외면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최근 확 달라진 MBC 뉴스 때문이다. MBC는 지난 10·26 선거 때 극심한 편파보도에 이어 이번 한미 FTA 날치기 과정에서도 반대 목소리 뿐 아니라 ‘날치기’ 자체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점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로지 ‘최루탄 국회’ ‘폭력국회’에만 몰입했다. 급기야 시위현장에선 MBC를 조중동과 KBS의 반열에 함께 올려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MBC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시민들이 비판할 만하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나”하는 개탄과 탄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MBC의 한 사회부 기자는 한미 FTA 비준안의 날치기 처리 직후인 23~24일 서울광장을 찾아 시위현장을 취재했다. 카메라기자 등 취재진을 동행한 이 기자는 집회가 시작할 때부터 거리행진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시민들이 드러낸 MBC 취재진에 대한 반응에 당혹스러워했다. “보도안할 거면 나가라” “어차피 취재해도 안나갈텐데 뭐하러 왔느냐”는 냉대와 외면이었다. 더구나 일부 과격한 시민들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의 분위기가 그러했을 뿐 아니라 MBC 뉴스를 봐왔던 시청자들이어서 당혹감은 더했다.
이 기자는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집회 시작부터 끝까지 우호적 분위기는 거의 없었고,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시청자들이었다”며 “간혹 욕설하는 분이나 카메라를 막는 분도 계셨다. 취재나 인터뷰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터뷰하려 할 땐 대체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MBC가 너무 환호를 받았던 것도 언론 입장에서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이를 특정 집단에 의한 소수의 비난으로 무시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비판을 받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 취재진은 이런 비난 여론에도 취재를 마치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정작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엔 방송되지 않았다. 24일엔 단신으로 잠깐 나가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 23일 영하의 날씨가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 시민의 여론이 폭발직전이었던 그 다음날 메인뉴스에서도 MBC와 KBS 메인뉴스에서는 물대포 소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SBS에서만 24일 메인뉴스에서 물대포발사의 영상과 문제점이 방송됐다. MBC도 SBS에서 물대포를 보도한 날 함께 준비하고 있었지만 리포트는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MBC 기자는 “취재해도 방송하지 않아 시민들이 비난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한미 FTA를 반대하는 이들이 소수에 그치지 않고 찬성하는 사람들 만큼 많다. 반대 쪽 목소리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이들의 목소리를 평가절하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우리 뉴스를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볼 일”이라고 자성했다.
MBC의 중견 카메라기자도 “우리가 취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문제는 뉴스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이 아쉬움을 갖게 된다”며 “보도 여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보니 (보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고 개탄했다.
이 카메라기자는 “MBC 뉴스가 망가지는 과정에서 보도본부 수뇌부의 책임이 크다. 평기자들의 경우 지난해 파업이후 현장에서 많은 목소리를 내자고 했으나 현실에 순치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MBC 뉴스가 달라진 뒤) 현장에서 MBC를 보는 시선을 느낄 때면 ‘그럴 만하겠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욕먹을 만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BC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의 경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려 해왔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나 현 정부 들어선 이후 차츰 친정권적으로 변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선거보도와 MB사저 보도 등을 보면서, 우리도 ‘망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시청자·시민들은 얼마나 크게 느꼈겠나”라고 탄힉했다.
다른 MBC 중견 카메라 기자도 “자업자득인 면이 있다. 뉴스 자체가 개판이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열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현장에 나간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하지만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리 뉴스를 모니터하면서 느끼는 것은 과거 기사내용이 부족해도 그림(영상)으로 보여주곤 했는데, 요샌 영상편집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집회 뉴스 영상의 경우 시위대 전체를 보여주는 풀샷이 기본인데 최근 우리 뉴스에서 이런 풀샷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저 단상 주변이나 사람 몇 명 보이는 것만 골라서 나간다”며 “또한 뉴스에 방송되는 영상은 주로 집회 초반 상황에 그치는가 하면, 물리적 충돌 장면도 균형있게 나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삼오오 모이면 이런 얘기들을 한다”며 “MBC가 이렇게 된 데 대해 마음아파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확 달라진 MBC 뉴스 때문이다. MBC는 지난 10·26 선거 때 극심한 편파보도에 이어 이번 한미 FTA 날치기 과정에서도 반대 목소리 뿐 아니라 ‘날치기’ 자체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점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로지 ‘최루탄 국회’ ‘폭력국회’에만 몰입했다. 급기야 시위현장에선 MBC를 조중동과 KBS의 반열에 함께 올려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MBC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시민들이 비판할 만하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나”하는 개탄과 탄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MBC의 한 사회부 기자는 한미 FTA 비준안의 날치기 처리 직후인 23~24일 서울광장을 찾아 시위현장을 취재했다. 카메라기자 등 취재진을 동행한 이 기자는 집회가 시작할 때부터 거리행진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시민들이 드러낸 MBC 취재진에 대한 반응에 당혹스러워했다. “보도안할 거면 나가라” “어차피 취재해도 안나갈텐데 뭐하러 왔느냐”는 냉대와 외면이었다. 더구나 일부 과격한 시민들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의 분위기가 그러했을 뿐 아니라 MBC 뉴스를 봐왔던 시청자들이어서 당혹감은 더했다.
이 기자는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집회 시작부터 끝까지 우호적 분위기는 거의 없었고,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시청자들이었다”며 “간혹 욕설하는 분이나 카메라를 막는 분도 계셨다. 취재나 인터뷰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터뷰하려 할 땐 대체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 취재진은 이런 비난 여론에도 취재를 마치고 제작에 들어갔지만 정작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엔 방송되지 않았다. 24일엔 단신으로 잠깐 나가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 23일 영하의 날씨가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 시민의 여론이 폭발직전이었던 그 다음날 메인뉴스에서도 MBC와 KBS 메인뉴스에서는 물대포 소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SBS에서만 24일 메인뉴스에서 물대포발사의 영상과 문제점이 방송됐다. MBC도 SBS에서 물대포를 보도한 날 함께 준비하고 있었지만 리포트는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MBC 기자는 “취재해도 방송하지 않아 시민들이 비난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한미 FTA를 반대하는 이들이 소수에 그치지 않고 찬성하는 사람들 만큼 많다. 반대 쪽 목소리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이들의 목소리를 평가절하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우리 뉴스를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볼 일”이라고 자성했다.
MBC의 중견 카메라기자도 “우리가 취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문제는 뉴스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이 아쉬움을 갖게 된다”며 “보도 여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보니 (보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고 개탄했다.
이 카메라기자는 “MBC 뉴스가 망가지는 과정에서 보도본부 수뇌부의 책임이 크다. 평기자들의 경우 지난해 파업이후 현장에서 많은 목소리를 내자고 했으나 현실에 순치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MBC 뉴스가 달라진 뒤) 현장에서 MBC를 보는 시선을 느낄 때면 ‘그럴 만하겠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욕먹을 만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MBC 중견 카메라 기자도 “자업자득인 면이 있다. 뉴스 자체가 개판이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이 열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현장에 나간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하지만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리 뉴스를 모니터하면서 느끼는 것은 과거 기사내용이 부족해도 그림(영상)으로 보여주곤 했는데, 요샌 영상편집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집회 뉴스 영상의 경우 시위대 전체를 보여주는 풀샷이 기본인데 최근 우리 뉴스에서 이런 풀샷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저 단상 주변이나 사람 몇 명 보이는 것만 골라서 나간다”며 “또한 뉴스에 방송되는 영상은 주로 집회 초반 상황에 그치는가 하면, 물리적 충돌 장면도 균형있게 나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삼오오 모이면 이런 얘기들을 한다”며 “MBC가 이렇게 된 데 대해 마음아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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